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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강의실]“날마다 하늘만큼 환히 웃으소서.”

『인생사용설명서』 저자 김홍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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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우리는 단 한 번인 인생을 정의해주고 설명해줄 설명서가 필요한 건지도 모른다. ‘단 한 번’이라는 말은 그만큼 귀중하며 두렵기까지 하다.

※ 이 기사는 강연회에 참석한 문아람 회원님이 쓰신 후기입니다.


- 오늘도 살아 있게 해줘서 고맙습니다.
- 나는 오늘도 즐겁고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겠습니다.
- 나는 오늘도 남을 기쁘게 하고 세상에 도움이 되게 살겠습니다.



 

당신은 아침을 어떻게 시작하는가? 혹시 온몸이 찌뿌드드하고 뻐근해 죽겠다는 생각을 하며 아침을 시작하지 않는가? 하루를 여는 생각이 이토록 부정적이라면, 혹 이런 부정적인 생각이 이미 습관으로 굳어버렸다면 그것만큼 슬픈 일이 없을 것이다. 이에 김홍신 저자는 충남대학교 대덕홀에서 열린 ‘책 읽는 강의실’ 강연에서 단 한 번뿐인 삶의 아침을 기분 좋게 시작할 수 있는 방법을 일러주었다. 그것은 바로 위에 있는 세 가지 말을 되뇌는 것이다.

저자는 6개월 동안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20초만 저 말을 마음속 깊이 되뇌면 인상이 바뀔 정도로 하루하루가 재미있고 즐거울 것이라고 했다. 물론 중요한 건 입만 웅얼거리는 게 아니라 마음속 깊이 되새긴다는 점에 있다. 당신에게 행복이 어디 있느냐고 물으면 아마 당신은 마음속에 있다고 답할 것이다. 당신이 마음으로 이 말들을 품으면 말의 씨앗이 줄기를 뻗고 꽃을 피워 곧 행복이 될 것이다. 마음먹기에 달린 일이다. 이토록 간단한 일인데 세상 사람 모두가 행복하지 않으니 참 이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당신도 그렇게 생각하는가? 그러니 우리에겐 잠들어 있는 행복을 일깨워줄 무언가가 필요한 것이다.


우리의 행복의 전도사가 되어줄 김홍신 저자가 강의실로 들어왔다. 다소 왜소한 체구에 환한 웃음을 머금은 그. 우리는 사람을 볼 때 외모부터 보게 되어 있다. 외모는 사람이 살아온 인생이 오롯이 담겨진, 이를 테면 정직한 유리 거울 같다. 찌푸린 낯으로 한평생을 살았다면 그 사람의 이마와 입가엔 보기 싫을 정도로 깊게 패인 주름이 생기고, 웃는 낯으로 한평생을 살았다면 그 사람의 눈가와 입가엔 보기만 해도 기분 좋은 웃음 주름이 생긴다. 저자는 한평생 웃으며 살았을 것 같다. 어딜 가도, 누가 봐도 첫인사로 “인상이 참 좋으십니다.”라는 말을 건넬 것만 같다. 저자는 고향 이야기로 운을 떼었다. 공주에서 태어나 논산에서 성장했다는 저자는 고향에 와서 강연을 하니 더 반갑다고 이야기했다. 나 또한 그가 반가웠다. 그가 어떤 이야기를 해줄 것인지 기대되었다.

“인생은 단 한 번뿐입니다. 인생에 정답은 없으나 명답은 많습니다.”

‘단 한 번’이라는 이야기가 유독 가슴을 저미는 이유는 근래에 막역한 지인이 병을 얻어 입원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퇴원하여 건강을 되찾았으나, 그 때문에 난생 처음 대학 병원으로 병문안을 가게 되었다. 병원 정문 앞에는 환자복을 입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는데, 그들은 병실이 답답한지 링거를 꽂은 채 벤치에 앉아 있거나 수술 후 회복을 위해 열심히 몸을 움직이며 운동하고 있었다. 코에 호스를 꽂은 사람들, 배 주변에 피 주머니를 달고 있는 사람들, 허리 보호대를 하고 있는 사람들…… 모두 제각각이었다. 이 많은 사람들 중 대부분이 마취를 하고 수술을 했을 것이다. 처음으로 대학 병원에 오니 아픈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음에 놀라게 되었다. 그러나 지인이 해준 이야기는 더 놀라운 것이었다.


그 병원 6층에는 호스피스 병동이 있는데, 지인의 병실 환자 중 가까운 친척을 간호하기 위해 그곳에 다녀온 누가 상황을 이야기해주었다고 한다. 그곳이야말로 죽음과 제일 가까이 있는 곳이라 정말 ‘단 한 번뿐인 인생’이라는 말이 뼛속 깊이 느껴지더란다. 내가 아프거나 주변 사람이 아플 경우, 그제야 ‘단 한 번’이라는 말이 절실하게 다가온다. 더도 아닌 단 한 번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 한 번을 잘 실감하지 못하며 살고 있다. 저자가 말했듯이 코를 쥐고 입을 앙다문 채 숨을 참아 봤자 고작 20초 남짓 참을 수 있을 뿐인데, 평소엔 이토록 고마운 숨에 별 감흥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우리는 단 한 번뿐인 인생에 고마워하지는 않고, 그저 정답을 찾아 헤매기만 한다. 그 정답이라는 것이 대부분 성공, 부, 명예와 관련된 경우가 많다. 그러면 행복해질까? 저자는 말했다. “인생에 정답은 없습니다. 그러나 명답은 많습니다. 성공과 부, 명예를 좇는 이가 반드시 행복하리라는 법은 없습니다. 그러나 스스로 인생의 답을 구하고자 노력하고 행복해지기 위해 열심일 때 명답을 얻게 됩니다. 그 명답이야말로 무릎을 탁 치고 탄복할 만한 행복이 아니겠습니까.” 병문안을 하고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추가열의 「행복해요」라는 노래가 들렸다. 유독 ‘살아 있어 행복해.’라는 가사가 가슴 위로 내려앉았다.


어쩌면 우리는 단 한 번인 인생을 정의해주고 설명해줄 설명서가 필요한 건지도 모른다. ‘단 한 번’이라는 말은 그만큼 귀중하며 두렵기까지 한 무엇이기 때문이다. 하물며 화장품을 구입해도 먹지 말고 바르라는 설명이 따라오는 것처럼, 복잡한 인생도 낱낱이 분석해주고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설명서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때, 이런 위급 상황을 대비한 설명서의 목록을 살피고 해당 페이지를 펼쳐 읽어내려 가면 얼마나 든든할까. 그래서 저자가 『인생사용설명서』라는 유쾌한 제목의 책을 집필했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작가는 책을 꼼꼼하게 정독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사용설명서를 꼼꼼하게 읽고 제품을 사용하는 이가 드문 것처럼, 이 책도 세세하게 읽을 필요는 없다고 했다. 대신, 인생에 어려움이 생겼을 때야말로 어느 것 못지않은 훌륭한 지침서가 될 것이다. 저자는 미숙한 우리가 아직 겪지 못한 이야기들을 들려주며 우리네 인생이 더 즐겁고 재미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강연이 끝나고 작가의 신간에 사인을 받았다. ‘향기 나는 인생 크게 가꾸소서.’라는 말을 써주셨다. 웃으시며 80년대는 당신의 시대였다는 이야기를 하셨던 것처럼, 어머니가 나보다 더 좋아하셨다. 책의 제목을 유심히 살피던 어머니는 당장 읽으시겠다며 책을 가져가셨다. 어머니께도 『인생사용설명서』는 꼭 필요한 지침인가 보다. 생각해보면 당장 마음만 달리 먹어도 인생이 행복해진다. 단지 자각이 부족할 따름이다. 무뎌질 때마다 일깨워줄 설명서가 있다는 사실에 왠지 모를 든든함이 느껴진다. 당신에게 알려주는 이 책의 첫 구절.

“날마다 하늘만큼 환히 웃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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