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너무 많은 것이 가득 차서 비워야겠다는 생각이 들면 책을 읽습니다. 뚜렷한 목적성을 갖고 읽기보다 잡히는 책을 보는 경향이 있어서 훌륭한 책 습관을 가진 것 같지는 않네요. 주로 IT와 경영에 관한 것이라면 무엇이든 마다하지 않고 읽고요. 스티브 잡스처럼 인류의 삶에 한 획을 그을 수 있는 분을 닮고 싶고, 경영에 관한 한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회사가 되고자 늘 꿈꾸기에 그들의 이야기를 찾아서 읽는 편입니다. IT 분야와 경영서적은 늘 잡지처럼 손에 들고 보는 편이에요. 그 분야는 곧 나의 업이기도 하기 때문에 특별히 계획을 짜지 않아도 일정한 양의 책을 보게 됩니다.

그 외에도 좀 특별히 관심이 가는 분야는 국가경영과 심리학, 그리고 건축입니다. 최근에 싱가포르 정치가, 리콴유에 관한 책을 몇 권 사보고 있는데 민주주의와 독재정치의 절묘한 밸런스를 맞춰가는 국가 경영의 모습을 통해 경영의 한 수를 배우고 싶어 열독 중에 있습니다. ‘심리학’ 책의 경우, 평소 나의 경영 슬로건인 “사람이 전부다(Nothing without people)”를 제대로 이해하고 실천하기 위해 봅니다. 직원들의 눈높이에서 바라봐야 할 수많은 물리적인 모습과 그 이면에 잠재되어 있는 심리적 영역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 조금씩 관심을 갖게 된 것이죠. 체계적인 공부를 해보지 않아 너무 어렵기도 하지만, 심리학 책의 일부 내용만 이해해도 놀라움을 맛볼 수 있습니다.

‘건축’ 서적은 취미로 즐겨봅니다. 언젠가 IT 분야에서 은퇴한다면 반드시 건축관련 일을 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곤 하거든요. 사실 ‘집’은 인간에게 가장 큰 행복을 줘야 하는 것 중 하나인데, 대한민국에서는 너무 힘든 존재죠. 우리 아이들이 앞으로 살아갈 세상은 집 문제 없이, 편안한 라이프 스타일을 꿈꿀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인간을 행복하게 만들어줄 새로운 건축의 노하우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IT가 궁극적으로 인류의 행복을 위해서 시작되었듯이 건축도 원래 그런 지고한 뜻을 갖고 출발한 것이니까요. 건축은 제 관심사이지만 언젠가 나의 또 다른 ‘잡(job)’이 될 날이 반드시 올 거라 봅니다. 그래서 짬이 나는 대로 “새로운 집”에 대해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서번트 리더십”이 유행하고 있습니다. 강력한 카리스마 리더십과 한 축을 이루는 좋은 개념이죠. 『서번트 리더십』, 이 책을 보면 대부분 그런 생각을 많이 하실 겁니다. 하지만 사실 이 책은 강력한 리더십과 팔로워십의 밸런스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강력한 리더십에는 언제나 부작용이 뒤따릅니다. 리더가 너무 강하면 회사 전력의 상당 부분이 리더로부터 유발되기 때문에 직원들의 역량은 갈수록 ‘상대적 빈곤’ 상태가 되죠. 이 경우, 이를 뒷받침해줄 수 있는 그 무언가가 필요하고, 그것이 충족되면 ‘최상의 리더십’이 될 수 있는데요. 저는 바로 이 책이 그런 숨은 답을 이야기해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은 강력한 리더와 팔로워의 ‘관계’에 관해 말하고 있습니다. 강력한 리더도 언제나 부드러워야 하고, 직원들의 마음을 깊이 이해해야 하며, 모두가 한 팀이 될 수 있는 ‘팀워크’를 유지해야만 하죠. 그리고 이 일은 리더만이 아니라 강력한 팔로워로부터 비롯됩니다. 한마디로 한 사람은 이끌고 한 사람은 밀어줘야 가능한 것이죠. 이것이 바로 리더십과 팔로워십이고요. 이런 관계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전 팀원이 하나가 되어 움직일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해야 하고, 그에 맞는 근무여건도 만들어야 합니다. 이러한 리더와 팔로워의 디테일 없이는 절대 좋은 팀을 만들 수 없습니다. 저는 이것이 이 책에서 말하고 싶은 핵심 메시지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