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 아렌트 저/이진우 역
20대 말에 만나서 나의 철학적 멘토가 되었어요. 활력적 삶(vita activa)을 만드는 인간의 조건은 딱 세 가지. 노동, 작업, 행위라는 명징한 개념에 홀딱 반해서, 인생의 고비마다 다시 읽곤 한다. 『김진애가 쓰는 인간의 조건』 책은 한나 아렌트에 대한 저의 오마주입니다.
이탈로 칼비노 저/이현경 역
눈에 보이는 도시를 만드는 자는 항상 보이지 않는 도시를 꿈꿔요. 이런 도시 책을 쓰고 싶다, 이런 도시를 만들고 싶다는 욕망을 불러일으킨 책이에요. 인간의 복잡다단한 욕망과 희망, 수없는 성공과 실패, 시간 속에 태어나 또 사라지는 도시. 지옥도 천국도 될 수 있는, ‘도시’는 문명을 관통하는 주제죠.
제인 제이콥스 저/유강은 역
60여 년 전에 도시 다양성의 경제학과 사회학을 통찰한 클래식. 오바마 대통령도 자주 거론하는 제인 제이콥스의 충언에 우리의 도시들은 귀를 기울였을까? 신자유주의의 도시 폐해를 경험한 후, 다시 이 책의 통찰에 귀를 기울이지만, 너무 늦지 않았을까? 늦었다 할 때가 가장 빠르다고 믿고 싶습니다.
케빈 켈리 저/이한음 역
케빈 켈레의 『Out of Control: The New Biology of Machines, Social Systems and the Economic World』는 20여년 전 후배의 책을 빌려 읽다가 아예 사서 폭풍 흡입한 책이에요. 기술 변화와 사회경제 변화, 그리고 삶의 변화를 보는 참신한 시각에 혹했죠. ‘신의 법칙 9가지’가 흥미진진해요. 번역서가 없는 게 너무 아쉽습니다. 같은 저자의 『기술의 충격: 테크놀로지와 함께 진화하는 우리의 미래』가 번역되어 있다.
줄리언 반스 저/최세희 역
작년에 읽었어요. 오랫동안 잠들어 있던 나의 소설 사랑을 다시 일으켜줬죠 첫 쪽에 홀려버리는 소설, 끝 쪽까지 조마조마하게 만드는 책, 짧지만 긴 책, 내가 기억하는 모든 것을 의심케 하는 책, 내 인생의 사건들을 돌아보게 하는 책이에요. 아마 남자들은 ‘앗 뜨거!’ 하며 읽을 책이죠.
박경리 저
우리 땅, 우리 건축의 속 깊은 뜻을 이 책으로 배웠어요. 수십 번 읽었죠. 특히 1부와 2부를, 한 쪽 한 쪽 넘기기 아까워하면서요. 어렸을 적 남자로 알았던 박경리 선생이 여자임을 알았을 때의 충격을 기억해요. 고추 따는 모습을 찍은 박경리 작가의 사진을 봤을 때, 나도 이렇게 늙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감독: 올리버 스톤 출연: 케빈 코스트너, 토미 리 존스, 케빈 베이컨
올리버 스톤 감독의 다큐적 영화. 우리의 현대사에 수없이 많은 음모를 이렇게 그릴 수 있는 영화를 기대하게 만듭니다.
최고의 영화로 꼽아요. 내가 살아있는 이 순간, 이 공간에서 SF의 존재를 느껴서요. 사운드는 기막히고 대사가 최고에요. 하도 많이 보고, 하도 많이 들어서 대사 다 외우죠.
론 쉘톤,케빈 코스트너,수잔 서랜든,팀 로빈스
최고의 연애 영화 중 하나입니다. 수잔 새런든의 쿨한 대사 기막히고, 케빈 코스트너의 농익은 대사에 흠뻑 넘어가는 성숙한 여자의 심리가 재밌어요.
무한한 가능성을 꿈꾸는 멀티인간 김진애 매력과 쓸모라는 두 코드로 설을 푸는 그녀와의 유쾌한 대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