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빈 토플러 저/원창엽 역
앨빈 토플러의 『제3의 물결』은 스무 살 때 처음 읽고 서른 살쯤 되어서 또 읽었어요. 그리고 마흔이 되어서도 읽었죠. 미래를 바라보는 그의 식견이 읽는 저의 나이에 따라 달리 소화하더군요. 앨빈 토플러도 제 직업에 영향을 준 사람입니다. 그래서 그의 책은 늘 관심을 두고 읽습니다.
리처드 파크 코독 저/김명철 역/공병호 해제
리처드 파크 코독의 『밀리언 달러 티켓』은 저도 그런 비슷한 경험을 했기에 인상 깊게 남아 있는 책입니다. 예전에 이 책을 보면서 저도 언젠가 옆자리의 낯선 누군가와 인생을 바꾸는 얘길 할 수 있을까 생각했었는데, 올해 실제로 그런 일을 겪었습니다. 책에서는 비행기였지만 저는 KTX였고, 책에선 백만장자와 평범한 직장인이었지만, 저의 경우엔 CEO들에게 강연하러 가던 제가 풍부한 경험을 가진 연륜 깊은 노인이었어요. 세대를 초월한 두 남자의 짧지만 깊이 있는 대화였고, 나이와 무관하게 우정이 만들어졌지요. 이때 경험을 얘기하면 다들 놀랍니다. 전혀 현실적이지 않고, 주고받은 얘기도 철학적인 선문답이면서 놀랍게도 현실적인 얘기들을 무슨 대본 써 놓고 토크쇼 진행하듯 체계적으로 풀어냈거든요. 언젠가 기회가 되면 이 얘길 책으로 옮겨보고 싶은 생각도 있습니다.
말콤 글래드웰 저/노정태 역/최인철 감수
말콤 글래드웰의 『아웃라이어』 『블링크』 『티핑 포인트』도 내 인생의 책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말콤 글래드웰의 책은 읽고 또 읽어도 흥미롭죠. 근거가 담긴 분석과 그로부터 나오는 주장이 치밀하게 연결되어서죠.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이고, 그의 글쓰기 방식을 좋아해요. 일상의 단서에서 시작해서 연결되는 다양한 정보를 분석하고 이면의 인사이트를 끄집어내는 건 일종의 추리 같기도 하니까요. 그래서 제 글쓰기도 그의 글쓰기 방식에 영향을 받고 있는 듯합니다. 원래 좋아하는 건 자꾸 닮아가는 거니까요.
조지 오웰 저/정회성 역
조지 오웰의 『1984』를 초등학교 때 읽었어요. 책장에 꽂혀 있던 책을 보자마자 1984년이 되기 전에 꼭 읽어야 할 것 같았거든요. 지금도 그때 느낌이 생생할 정도로 어린 저에겐 무서운 미래상이었어요. 그런 영향인지 지금도 미래에 대해선 디스토피아적 시각이 강해요. 지금 하고 있는 트렌드 분석과 미래 연구도 『1984』의 영향이 일부 작용했을 듯합니다.
데이비드 리스 저/정은주 역
최근에 읽은 데이비드 리스의 『연필깎기의 정석: 장인의 혼이 담긴 연필 깍기의 이론과 실제』도 아주 인상적이었어요. 저는 사실 연필애호가입니다. 연필을 수집하고, 연필로 쓰는 것도 연필을 깎는 것도 좋아하죠. 이 책을 보고선 연필 깎는 얘길 책 한 권 분량만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에 놀랐어요. 어떤 것이든 깊이 파고들면 정말 ‘경지’에 다다를 수 있다는 걸 실감하게 해준 책입니다.
영화는 아니지만 영국 드라마 <셜록(Sherlock)> 시리즈도 단연 꼽고 싶어요. 어릴 적부터 셜록 홈즈의 탁월한 관찰력과 분석력을 좋아했던 지라, 런던의 베이커가 221번지를 실제로 찾아가기도 했어요. 셜록 홈즈를 다룬 영화는 다 좋아하는데 그중 <셜록> 시리즈는 압권입니다. 봐도 봐도 또 몰입하면서 봅니다. 참, 저는 좋아하는 영화는 수십 번씩도 봐요.
로버트 B. 웨이드,우디 앨런,레티 아론슨,조슈 브롤린
우디 앨런의 영화는 모두가 제 인생의 특별한 영화예요. 재치 있게 일상을 그려내는 뉴요커 우디 앨런 덕분에 뉴욕을 특히 좋아하게 되었지요. 그를 다룬 다큐멘터리 <우디 앨런: 우리가 몰랐던 이야기>는 그의 일상과 일하는 방식을 잘 들여다볼 수 있어서 좋아합니다.
최근에 본 영화는 <그래비티(Gravity)>가 가장 인상적이었어요. 고립무원의 우주에서의 생존 분투 때문이 아니라 동료 산드라 블록을 살리기 위해서 자신과 연결된 줄을 과감히 놓아 죽음을 선택한 조지 클루니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