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초프 카프라 저/김용정,이성범 역
동양사상의 수월성에 새삼 우쭐해서도, 무너지는 과학의 객관성이 통쾌해서도 아닌, 신비에도 논리를 세울 수 있겠구나 하는 얄팍한 기대 때문에 들뜨게 했던 책입니다.
황견 편/이장호,우재호,장세후 공역
20대를 사로잡은 이 책 앞장의 시 모음은 찰나의 청춘과 환락의 허망으로 점철돼 있었죠. 이루기 어려운 일에 도전하는 자의 허무와 성취를 다룬 텍스트로 여깁니다. 이하와 왕발 같은 시인은 요절해서 천추에 남았는데, 둔재가 따라갈 일은 아니지요.
김훈 저
편집에 관여했기에 애착이 갑니다. 천기누설을 하자면, 이 소설의 마지막 부분은 저의 건방진 상소(上疏) 때문에 작가의 초고와 크게 달라졌습니다. 두렵고도 희열에 찬 경험이었죠. 우리네 삶에 드리운 음예는 이 책에서 씻기지 않습니다.
표도르 도스또예프스끼 저/홍대화 역
오랜 내 우울의 밑바닥에 이 소설이 똬리 틀고 있어요. 청소년기의 불안한 영혼을 통째 쥐고 흔든 책이었죠. 죄와 벌은 있어도 소설 속의 구원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여전히 우울이 치유되지 못한 까닭일까요.
손종섭 저
뉘라서 이토록 우리말을 공글려 쓸 수 있을까요. 저자가 한시를 주무르는 솜씨는 그저 감탄을 연발할 지경입니다. 혹여 저자의 너무 나갔다 싶은 번역문을 읽게 되더라도 화내는 대신 자기의 무딘 감수성을 더욱 벼릴 일입니다.
신윤복 그림에 숨겨진 놀라운 비밀 - 손철주·이주은 『다, 그림이다』 남녀의 춘정이 화폭에 피어나다
사랑하는 여인의 몸을 보듯 눈에 촉수를 달아라 -『다, 그림이다』 손철주·이주은 동양화와 서양화, 어떻게 하면 잘 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