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서 저
박완서 작가의 모든 소설과 수필집을 좋아한다. 박완서 작가의 감수성, 따뜻함, 사람을 보는 객관성 등이 다 맘에 든다. 그의 글을 읽으면 가슴이 따뜻해진다. 마치 고향으로 돌아간 듯한 착각에 빠진다. 그의 고향 개성 박적골을 내 고향으로 생각할 정도다. 나도 글을 쓰는 입장에서 그와 같이 따뜻한 글을 쓰고 싶다. 경영컨설턴트는 자칫하면 냉정하고 감정이 없는 사람처럼 되기 쉽다. 오직 생산성만을 따지는 사람으로 오해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경영학도 위로 올라갈수록 사람문제에 부딪친다. 사람이란 어떤 존재이고, 어떻게 그의 마음을 살 수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그런 면에서 그의 책이 많은 도움이 된다.
윤석철 저
서울대 교수를 거쳐 한양대 석좌교수로 계신 윤석철 교수님은 한국의 피터 드러커로 불린다. 나는 대우시절부터 이 분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단순한 교수를 넘어 이 시대의 살아있는 지성이다. 이 분의 책은 경영학 책이라기 보다는 철학책에 가깝다. 특히, 이 분이 만든 생존부등식 개념은 내게 충격이었다. 원가(cost) 보다는 가격(price)이 높아야 하고, 가격보다는 고객이 느끼는 가치(value)가 높은 개인과 조직은 살아남고, 부등호가 뒤바뀌면 죽는다는 간단한 부등식이다. 하지만 난 이 간단한 얘기에 환호했다. 나도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이것을 지켜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자주 내게 이것을 대입한다. 강의를 할 때 특히 그러하다. 고객이 지불한 강사료보다 내 강의가 가치가 있었는지 묻는다. 이 분은 말하는 대로 실천하는 분이다. 내가 그를 존경하는 이유다.
구본형 저
내가 대기업을 나와 헤매고 있을 때 만난 책이다. 작은 컨설팅 회사에 들어갔는데 이게 내게 맞는 길인지, 아니면 엉뚱한 길에 들어선 것은 아닌지 하루에도 몇 번씩 갈팡질팡 하던 시절이다. 이때 이 책을 읽었다. 내용도 좋았지만 딱 나 같은 사람을 두고 쓴 책이다. 배에 불이 나면 불에 타 죽던지, 아니면 죽기 전에 바다에 뛰어내리든지 하라는 충고가 가슴을 울렸다. 당시 회사는 상태가 좋지 않았다. 하지만 망할 정도는 아니었고 회사에 대한 회의가 커서 그만 두었는데 작은 회사라 처우가 너무 좋지 않았다. 생활고에 시달렸다. 예전 회사생활로 돌아가야 하는 것은 아닌지 고민이 됐다. 이 책은 그때 나를 잡아준 책이다. “내가 선택한 이 길이 맞는 길이다.” 란 확신을 주었다. 썩은 동아줄을 놓아야 새로운 동아줄을 잡을 수 있다는 말대로 나는 새로운 동아줄을 잡을 수 있었다. 결정적 시기에 나를 구원한 책이다.
말콤 글래드웰 저/노정태 역/최인철 감수
말콤 글래드웰은 통찰력이 뛰어난 작가다. 난 그의 책을 읽을 때마다 젊은 나이에 어떻게 그런 통찰력을 얻었는지 부럽기 그지 없다. 자신이 생각한 가설을 여러 가지 데이터로 입증하는 실력도 보통이 아니다. 내가 좋아하는 책은 남들이 전혀 생각하지 못한 시야를 제시해 주는 책이다. 그는 그 분야의 최고수다.
스티븐 코비 저/김경섭 역
당시 터프한 회사상사와 일 때문에 고통스런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박사학위 소지자인 내가 거친 현장 부서장을 하면서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혼란스런 시간이었다. 일 자체도 현장작업자들, 노조대의원들을 상대하면서 일 같지 않은 일(그 당시에는 그렇게 생각했다)을 해 내 경력도 여기서 끝이 아닌가 하는 초조함이 있었다. 그 때 이 책은 내게 희망을 주었다. 특히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사건이 아니라 그 사건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달려있다”는 구절이 가슴을 쳤다. “이야, 이거야. 나도 나중에 이런 책을 쓰고 이런 강연을 할 수 있으면 좋을 텐데”란 생각을 처음 하게 만든 책이다. 결국, 나는 이런 강연상품을 파는 회사인 한국리더십센터의 소장을 하게 되고 이게 내 경력의 터닝포인트가 된다. 내 인생을 바꾼 책인 셈이다.
피터 드러커 저/이재규 역
코비는 개인의 성공에 초점을 맞추었다. 하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조직 안에서 살아가고, 조직 안에서 성과를 내야 한다. 아무리 개인이 만족하고 행복해도 그게 성과와 연결되지 않으면 한계가 있다. 난, 늘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만난 드러커는 새로운 영웅이었다. 한 개인이 이 정도의 공력을 갖출 수 있다는 사실이 경이로웠다. 경영을 발명했다는 찬사를 들을 만 했다. 특히 이 책은 조직 안에서 살아가는 개인이 지식노동자로서 어떻게 행동하고, 시간을 관리하고, 성과를 거둘지에 대해 실제적인 사례들이 잘 설명되어 있다. 이 책을 통해 난 경영에 대해 눈을 뜬 셈이다. 코비와 드러커는 내 생각의 양대 축을 형성하고 있는 셈이다.
로버트 와이즈 / 줄리 앤드류스 / 크리스토퍼 플러머 / 엘리노어 파커
중학교 2학년 까까머리 학생 때 국제극장에서 본 작품이다. 영화 보는 내내 그렇게 행복할 수 없었다. 음악이 인간에게 이렇게 큰 즐거움과 행복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 경이로웠다. 내가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란 사실을 발견했고 그것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얼마 전 오스트리아에 가서 영화의 배경이 된 미라벨 정원을 갔는데 난 다시 중학교 2학년 학생으로 돌아간 것 같았다.
알리 맥그로우,라이언 오닐,레이 밀랜드
고 2 때 본 영화. 대학입시 때문에 스트레스를 왕창 받고 있었고 삶의 낙이라곤 없던 시절이다. 그 영화를 보고 미국을 꿈꾸게 됐다. 보스톤에 가보고 싶었다. 나도 저런 청춘처럼 열심히 공부하고 사랑도 하고 싶었다. 내가 미국 유학을 가게 되고 미국을 좋아하게 된 출발점이 아니었나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