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명관 저
『고래』『고령화 가족』 『나의 삼촌 부루스 리』의 저자 천명관 작가의 글도 너무나 좋아해요. 뭔가 땀냄새처럼, 살짝 불편한데 에너지가 느껴지는, 흡입력이 정말 쟁쟁한 필력을 가진 작가인 것 같아요.
오쿠다 히데오 저/이영미 역
오쿠다 히데오의 작품은 따뜻하면서도 번뜩이는 유머가 살아있다는 이유로 성석제 작가 다음으로 좋아해요. 『공중그네』의 모서리 공포증에 걸린 건달의 이야기는 몇 번을 읽어도 피식피식 웃게 된다니까요.
성석제 저
성석제 작가의 열혈 독자입니다. 그 옛날 '어린 도둑과 49마리의 어린염소'라는 단편으로 그의 이야기에 빠져들기 시작해서 나오는 신간은 죄다 먹어 치우는(?) 독자입니다. 『번쩍하는 황홀한 순간』과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는 아직도 침대 머리맡에서 제가 ‘말 맛(입심)이 떨어질 때마다 보충제처럼 복용(?)하는 존재들이죠.
에쿠니 가오리저/김난주 역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은 왠지 여인의 흰 목덜미 같이 무기력하게 건조하다가도 휙~하는 바람 한 자락에 배가 오그라드는 관능으로 바뀐다는 점에서 무척 매혹적이었죠.
성석제 저
성석제의 장편소설 중에 『위풍당당』은 이야기꾼 성석제의 ‘밀땅’ 능력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작품이죠. 한 페이지 넘길 때마다 뱃속이 근질거리며 계속 반푼이처럼 웃게 되는데 이게 또 마냥 웃을 내용만은 아니거든요. 정색하고 덤벼드는 충고보다 웃으면서 스며드는 유머에 자정 능력이 더 있듯이 성석제의 글에는 그런 정화력이 있는 것 같아요.
정혜윤 저
최근에 읽은 기억에 남는 책이에요. 책 표지에 ‘우리가 가진 유일한 인생은 일상이다’라는 카프카의 말이 시선을 끌어 읽기 시작했는데요. 그녀가 만났던 8명의 삶의 행보를 그려나간 책이죠. 그들의 목소리와 저자의 내레이션 느낌의 소개가 무척 돈독하게 느껴져 온기가 더 느껴졌던 글들이었어요.
영화가 오래도록 울림이 남는 경우는 음악과 함께일 때인 것 같아요. <바그다드 카페>는 오래 전에 본 영화인데, 내용은 흐릿한데(여자들의 우정이야기였죠 아마) 아직까지도 그 먹먹함이 선명해요. 영화 제목만 떠올려도 제베타 스틸의 흐느끼는 듯한 'calling you'가 너무나 생생히 들리는 것 같아요.
<원스>도 그렇고 <레미제라블> 역시(생각보다 남자배우들 목소리가 미성이라 오글거리긴 했지만) 앤 해서웨이의 재발견이었죠. 영화를 선택하는 기준은 일단은 배우에 대한 믿음인 것 같아요. 당연히 비주얼도 포함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