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 저/윤성원 역
1989년 대학교 1학년 때 읽은 책이에요. 여자 친구가 선물해 주었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무라카미 하루키가 누군지도 몰랐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애지중지 간직하는 보물 1호입니다. 속지에는 큼직하게 쓴 그녀 이름이 아직까지 남아있습니다. 덕분에 ‘하루키=경미’입니다. 다시 꺼내 읽어도 늘 레몬처럼 새콤합니다.
데라야마 슈지 저/김성기 역
제목이 꽤 도발적이죠? 작가 데라야마 슈지는 아내가 만들어준 집밥에만 만족한다면 카레라이스형 인간, 집 안에서 야구나 보는 인간(야구는 늘 홈에 들어와야 합니다요)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다고 합니다. 돌싱인 저로서는 어느 정도 이해가 갑니다.
조지프 캠벨 저/다이앤 K. 오스본 편/박중서 역
요즘에는 교회를 다니지 않습니다. 하나님이 제가 교회를 다니나 안 다니나 출석체크를 할 만큼 한가하지는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주를 창조하신 분인데 십일조 장부를 들여다보시면서 대변과 차변을 맞추시지는 않을 거란 확신도 들었습니다. 조지프 캠벨의 이 책도 한몫 크게 거들었습니다.
후쿠오카 신이치 저/김소연 역
이미 모계사회로 들어온 대한민국에서 여자한테 잘 보이지 않으면 명이 짧아집니다. 가뜩이나 남성은 여성에 비해 생물학적으로 모자라기 때문에 평균 10년 먼저 죽습니다. 먼저 죽는 것도 서러운데 무시까지 당하면 지옥이 따로 없겠죠? 일본의 생물학자인 후쿠오카 신이치가 쓴 『모자란 남자들』을 읽고 나면 제 말이 저 혼자의 생각이 아니란 걸 금세 알 수 있습니다.
다카하시 아유무 저/ 양윤옥 역
다카하시 아유무의 책도 저의 가슴을 벌렁거리게 합니다. 생각은 잠시 미뤄두고 행동부터 하자. 필요한 일보다 재미있는 놀이가 먼저라며 떠들어댑니다. 작가의 미덕은 몸소 제 인생으로 보여준다는 데 있죠. 소심한 스몰 A형 남자, 카레라이스형 인간으로 살던 제가 회사를 때려치우고 프리랜서가 되고 그림 그리고 글 쓰고 여행하고 살 수 있는 건 이렇게 몸으로 때우면서 먼저 시범을 보인 작가들 덕분입니다.
김한민 글,그림
최근에는 김한민의 『카페 림보』를 몹시 시샘하면서 읽었습니다.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나도 이런 그래픽노블을 만들고 싶다는 욕구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그런데 어쩝니까? 저보다 먼저 선빵(!)을 날렸으니 뭐 다른 걸 찾아봐야 되겠죠.
왕가위,장국영,유덕화,장만옥,양조위,왕정문
왕가위 감독의 <중경삼림>을 극장에서 처음 보았을 때 ‘저건 내 스타일이야’라고 속으로 부르짖었습니다. 마치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를 처음 읽었을 때처럼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