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륭 저
작가는 모든 책으로부터 얻고 있겠지요. 그러나 어떤 책이 저의 어떤 글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박상륭 선생의 『죽음의 한 연구』는 제 문장뿐만 아니라 사물을 대하는 방식에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미하일 숄로호프 저/맹은빈 역
대학 시절, 제가 가장 좋아한 소설은 미하일 숄로호프의 『고요한 돈강』이었습니다. 아름다운 돈강을 배경으로 역사의 격동에 휘말린 사람들의 절실하고도 구체적인 삶과 사랑은 아직도 제 마음에 깊은 감동으로 남아 있습니다. 비극에도 무릎 꿇지 않는 민중들의 생애의 의지와 유머 또한 잊히지 않습니다.
엑토르 말로 원작/고계영 편/이명선 그림
유년 시절에는 엑토르 말로가 쓴 『집 없는 아이』의 주인공 레미가 가장 가까운 친구였어요. 레미를 통해 세상에는 나처럼 가난하고 슬프고 서러운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나도 그들처럼 살아갈 수 있겠다는 희망을 처음으로 품었던 것 같아요.
리처드 바크 저/류시화 역
어린 시절, 『갈매기의 꿈』을 읽으며, 눈앞의 먹을 것보다 더 가치 있는 숭고한 무언가를 꿈꾸기도 했습니다. “가장 높이 나는 새가 가장 멀리 본다”는 책 속의 구절이 아직도 잊히지 않네요.
페데리코 펠리니
페데리코 펠리니의 <8과 1/2>, 비테리오 데 시카의 <자전거 도둑>을 좋아하는 이유도 그 때문일 겁니다. 하지만 저는 이런 류의 영화뿐만 아니라 모든 영화를 좋아합니다. <매트릭스>나 <토탈리콜>, 심지어는 브루스 윌리스의 전 출연작에 이르기까지 말이지요.
인생의 영화라고 하기에는 좀 거창하고, 그냥 좋아하는 영화들은 많습니다. 한국영화로는 송해성 감독의 <파이란>, 장선우 감독의 <우묵배미의 사랑>을 좋아하는데요. 오갈 데 없는 밑바닥 인생들의 쓸쓸하고도 따스한 사랑은 언제나 제 마음을 움직입니다.
감독쿠엔틴 타란티노,주연하비 케이틀, 마이클 매드슨, 스티브 부세미, 에드워드 번커, 쿠엔틴 타란티노, 팀 로스
한때는 쿠엔틴 타란티노의 <저수지의 개들>, 데이비드 린치 감독의 <이레이저 헤드>, 과 같은 컬트영화에 심취하기도 했고, 빈센조 나탈리의 <큐브>와 같은 미스터리 영화도 즐겨 봤습니다. 장르가 달라서이겠지만 때로 영화는 소설보다 더 많은 영감을 떠올리게 합니다. 소설보다 제한 없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매혹적이기도 하구요. 소설이란 장르 안에서 어떻게 하면 영화와 같은 저 다양한 층위의 이야기를 미학적으로, 매혹적으로 풀어낼 수 있을까, 영화를 볼 때마다 그런 생각을 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