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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주 “별자리에 조선 왕들의 역사가 숨어 있다”

『별자리로 읽는 조선왕조실록』 김은주 저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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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기’에서 행복의 길을 찾을 수 있는 별자리의 세계에 더 많은 사람을 초대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사람들이 좋아하는 조선의 왕 이야기를 쓰게 되었습니다. (2021.05.12)


예로부터 사람들은 눈을 반짝이며 하늘의 움직임을 살폈다. 인간사를 주관하는 뜻이 변화무쌍한 하늘에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왕은 하늘이 낸다고 하지 않았는가. 왕은 하늘의 뜻, 곧 백성의 뜻을 읽어 나라를 다스려야 했다. 유교 국가인 조선에서도 ‘천상열차분야지도’를 만들어 하늘의 뜻을 살핀 데에는 그러한 이유가 있다. 이 책은 조선의 대표적인 12명의 왕의 별자리를 살펴 그의 삶과 우리의 역사를 되짚어본다. 흔히 별자리는 동양의 운명학인 명리학보다 정교하다고 한다. 이러한 별자리를 통해 왕들의 운명이 왜 그러했는지, 왜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 짐작해볼 수 있다. 또한 동서고금 유명 인사의 별자리 정보도 수록하여 조선 시대 왕들의 운명과 나란히 놓고 볼 수도 있다. 우리 역사의 주요 장면을 깜깜한 밤하늘에 빛나는 별자리처럼 그려볼 수 있어, 역사 교양을 쌓는 건 덤이다. 더불어 자신의 별자리를 찾아 왕의 운명에 빗대어 보는 즐거움까지 맛볼 수 있다.



『별자리로 읽는 조선왕조실록』을 집필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요?

방송작가로 20년 넘게 여행, 맛집, 휴먼 다큐 등의 교양 정보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습니다.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조선의 왕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귀하고 맛있는 음식이라 말하는 것보다 임금님에게 진상하던 음식이라고 하면 사람들이 더 좋아합니다. 선거방송을 하면서 세종대왕이 5개월에 걸쳐 전국에 17만 3,000여 명에게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조세개혁을 이룬 것을 예로 들어 소통의 정치와 정책 결정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저는 별자리를 공부한 지 12년 정도 되었고, 힘들었던 시간에 많은 위로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에게 별자리 이야기를 하면 좋아하면서도 듣고 흘리는 게 안타까웠습니다. 어떻게 하면 ‘지금, 여기’에서 행복의 길을 찾을 수 있는 별자리의 세계에 더 많은 사람을 초대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사람들이 좋아하는 조선의 왕 이야기를 쓰게 되었습니다. 

역사와 별자리를 연결한 책인데, 이 책의 특징과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자신의 별자리를 찾아보고 그에 해당하는 왕부터 읽으면 공감되는 부분이 많아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입니다. 다음엔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혹은 미워하는 사람의 별자리에 해당하는 왕을 읽어보기를 추천합니다. 제가 처음 별자리를 공부할 때 그랬습니다. 제 별자리를 읽고, 헤어진 남자친구의 별자리를 살펴보니 ‘아, 그래서 그랬구나’ 고개가 끄덕여지더라고요. 그다음 처음부터 읽으시면 내 안에 숨어 있는 나와 이해할 수 없었던 타인의 행동과 생각을 대입하며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때 ‘명리학’이 인기를 끌었습니다. 명리학과 별자리, 공통점과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강헌 선생님의 말처럼 명리학과 별자리는 하나의 뿌리에서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은 누구나 ‘나는 누구인가’, ‘어디에서 왔는가’, ‘어떻게 살아야 행복한가’를 고민하고 그에 대한 답을 구합니다. 누군가 그 해답을 알려주기를 바라기도 하죠. 명리학도 별자리도 한 사람의 태어난 때와 지역에 따른 사람의 성격에 대해 말하고 있다는 점에서 같습니다. 차이점이라면 명리학은 지역적 특성을 풍수로 분화시켜 발달해왔기에 한국에서 태어난 김은주와 미국에서 태어난 김은주가 같습니다. 그러나 별자리에서는 한국에서 태어난 김은주와 미국에서 태어난 김은주가 서로 다릅니다. 하지만 결국 한 사람이 타고난 성격, 주어진 명과 끊임없이 변하는 운 사이에서 자신의 길을 찾아가도록 한다는 점에서 비슷한 면이 더 많습니다.

별자리와 명리학, 모두 운명에 관한 것인데요, 운명을 예측할 수 있다면 운명은 바꿀 수 없는 건가요?

3년 전 교통사고를 당했습니다. 나중에 차트를 보니 명왕성이 목성을 치고 있었습니다. 외국 자료에서는 죽음, 재생. 부활의 명왕성이 이동, 확장, 변화의 목성을 칠 때 금속성 사고를 조심하라고 하더군요. 그런데 교통사고를 당하고 3년 동안 방송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한 덕분에 이 책을 쓸 수 있었습니다. 농부가 농사를 지을 때 계절과 날씨의 변화를 무시할 수 없습니다. 또 그 변화에만 맡기고 게을리하면 풍성한 수확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별자리와 개인의 운명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타고난 별자리의 의지와 가능성도 중요하지만, 시대와 문화적 흐름을 타고 주변 사람들과 조화를 이루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별들이 운명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운명을 지배하는 것이죠. 별들과 우주의 리듬을 파악함으로써 우리는 더 강력하게 자신의 운명을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별자리를 공부하면 삶에 어떤 도움이 될까요?

방탄소년단이 노래하는 “내 모든 wonder에 대한 answer(Outro: Her)”가 별자리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BTS의 노래에는 철학이 있다 말하는데, 그 바탕에는 그리스로마 신화와 융의 심리학이 있습니다. 융은 별자리를 깊이 공부했습니다. 프로이트가 걱정했을 정도로요. “왜 자꾸만 감추려고만 해 니 가면 속으로 내 실수로 생긴 흉터까지 다 내 별자린데(Answer: Love Myself)”라는 BTS의 노래처럼 별자리를 알게 되면 나의 가면도 나의 실수도 다 내 모습으로 인정하게 됩니다. 결국 나에 대해 알게 되고, 내 삶을 긍정하게 되죠. 또한 모든 갈등은 나의 욕망과 다른 사람의 이해가 충돌할 때, 즉 사람과의 관계에서 발생합니다. 별자리 공부는 진정한 사랑이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부터 시작해 다른 사람과 조화를 이루며 ‘지금, 여기’의 행복을 찾아가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혹시, 코로나19 같은 재앙도 별자리를 통해 알 수 있나요?

2020년 화제가 되었던 목성과 토성의 그레이트컨정션(대접근)은 별자리 해석으로 보자면 성숙 발전 확장하는 목성과 안정, 수문장이 키워드인 토성의 결합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같이 온 세상을 꼼짝 못 하게 묶어놓고 이후 세상을 새로운 질서로 재편시키는 특별한 이벤트입니다. 게다가 이 두 행성이 혁명의 물병자리에서 만나고 있어 그 변화는 예측 불가능합니다. 목성의 공전주기가 약 12년이고, 토성의 공전주기는 약 29년이므로 약 20년마다 두 행성은 접근하지만 공전궤도면에 따라 지구에서 관측이 쉽지 않습니다. 2020년 12월 목성과 토성의 간격은 0.1도에 불과할 정도로 근접해 있었고, 일몰 이후 약 1시간 30분 동안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두 행성이 이렇게 가까워지는 것은 1623년 이후 처음이라고 하는데요, 그럼 1623년에는 목성과 토성의 그레이트컨정션 때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요? 1623년에 지금의 인도네시아 암본 지역인 암보이나에서 영국과 네덜란드가 향신료의 무역 독점권을 둘러싼 분쟁이 있었습니다. 암보이나 사건으로 영국은 동인도제도에서 밀려나 인도 공략에 치중했죠. 결과적으로 인도는 엄청난 노동력과 면화, 후추, 커피는 물론 아편까지 재배했고 영국은 ‘해가 지지 않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세계사를 변화시키는 결정적 순간에는 늘 특정한 별자리의 이벤트가 있습니다.

다음 책 계획이 있나요?

『별자리로 읽는 조선왕조실록』은 나를 찾아 떠나는 별자리 여행의 개론을 쉽고 재미있게 쓴 교양서입니다. 시중에는 이런 교양서도 간혹 보이고 별자리 차트를 읽고 해석하는 방법에 대한 책은 쉽게 구할 수 있지만, 이에 대한 실용서가 없더군요. 더 많은 사람이 별자리를 알고 삶이 더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별자리를 일상생활에 활용할 수 있는 실용서를 쓰고 싶습니다. 상담을 하다 보면 자녀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물어봅니다. 내 속으로 낳은 자식이지만 그 속을 알 수 없어 답답하다고요. 그래서 두 번째 책은 도대체 누구를 닮아 그리 속을 썩이는지 궁금한 아이들의 마음을 읽어보고자 합니다.



*김은주

1975년 10월 4일 서울에서 태어나 태양별자리와 달별자리가 모두 천칭자리다. 천칭자리답게 아름답고 우아한 삶을 꿈꾸나 죽음 재생 부활의 명왕성에 물들어 사서 고생하는 게 특기다. 한양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2000년 KBS에서 방송작가를 시작해 복사와 커피 심부름, 섭외 전화와 지방 답사 등 현장에서 글쓰기를 배웠다.

동쪽별자리인 쌍둥이자리의 멀티플레이어 기질을 발휘해, 방송작가 2년차부터 SBS <모닝와이드>와 <생방송투데이>, KBS <여유만만>, MBC <기분 좋은 날>과 <생방송 오늘 저녁> 등 교양 다큐멘터리 방송을 만들고 기업체 홍보를 해왔다.

서른 즈음 명왕성이 달을 치기 시작하면서 게자리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방송을 그만두었다. 까미노 데 산티아고, 노란 화살표를 따라 800킬로미터를 걷고 돌아와 별자리를 만났다. 동시에 ‘영혼의 연금술’ 시간을 겪고 있음을 알았다. 그 뒤로 하늘의 별이 이끄는 대로 글을 쓰고 사진을 찍고 여행을 다닌다. 한 달에 한 도시 여행을 5년 넘게 하면서 방송을 만들고 글을 쓴다.

최근에는 <김남길과 함께 하는 한양도성 토크 콘서트>, JTBC<장동건의 백 투 더 북스>, EBS <한국영화 100년을 돌아보다>, <홍석천의 운수 좋은 날> 등의 방송을 만들었다. 《오마이뉴스》에 <별 읽어주는 여자>를 연재하며, 문화센터에서 <별 읽어주는 여자의 아주 특별한 상담소> 등 별자리 심리학 강연과 상담을 한다.



별자리로 읽는 조선왕조실록
별자리로 읽는 조선왕조실록
김은주 저
시대의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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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자리로 읽는 조선왕조실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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