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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희 “육아 비법은 이미 엄마 안에 있어요”

『진작 아이한테 이렇게 했더라면』 안정희 저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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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에 있어서만큼은 자신감을 가졌으면 해요. 너무 많은 죄책감이나 불안에 휘둘리지 말고, 엄마 자신의 효능감을 키웠으면 좋겠어요. (2020.10.12)


후회 없는 육아는 불가능하다. 엄마는 아이를 키우며 하루에도 몇 번씩 화내고 후회하고, 무시하고 후회하며, 상처 주고 후회한다. 그래서 더 좋은 길로 나아가면 다행이지만, 오히려 자책하고 더 큰 후회로 가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진작 아이한테 이렇게 했더라면』에는 엄마들이 후회를 발판 삼아 아이와 더 잘 지내면서 더 잘 키울 수 있는, 지속 가능하면서도 현실적인 방법과 생생한 사례가 가득 담겨 있다. 23년 차 부모이자 11년 차 부모 교육 전문가인 안정희 저자는 육아에 정답은 없지만 ‘현답’은 있다며, 그 길로 가려면 엄마가 아이와의 본질적인 사랑 회복에 집중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몸 맞춤, 눈 맞춤, 마음 맞춤’의 3단계 사랑법이다. 어렵지 않다. 아이를 관심 있게 관찰하고, 아이의 눈을 바라보며 시선을 일치시키고, 아이의 마음을 살펴 알아주면 된다. 이 책과 함께라면 ‘육아의 현답’은 그리 멀리 있지 않다.




무려 11년간 현장에서만 활동하시다가 펴낸 첫 책이라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이 더 특별하게 느껴질 것 같은데요. 책을 쓰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사실 책을 낸 계기는 특별하다기보다는 강의나 상담을 하면서 오랫동안 꾸준히 생각해오던 거였습니다. 아무래도 아날로그적인 방식에 익숙하다 보니 현장 강의만 진행하고 온라인상에서는 활동이 전무했죠. 그래서 직접 만나지 못하는 부모들에게도 이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법을 늘 고민했고 책이 그 질문에 대한 답이었어요. 그리고 또 다른 계기가 있다면, 짧은 강의 시간에 충분한 내용을 다 담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인데요. 때에 따라 여러 회기의 강의를 진행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강의는 일회성 특강이나 두 번의 특강 정도인 경우가 많죠. 그렇다 보니 강의 시 시간이 부족하거나 아쉽다는 피드백을 많이 받았고, 더 듣고 싶다고 하시는 분들도 많았고요. 또는 왜 책을 안 내냐고 직접적으로 말씀하시는 부모님들도 있었습니다.

책 제목이 굉장히 인상적입니다. 책 본문에 나오는 여러 가지 아이를 대하거나 키울 때 사용하는 방법으로 제목을 지어도 되었을 텐데, 이렇게 마음에 와닿는 문장형 제목으로 책을 마무리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사실 처음에는 이 제목이 아니라 다른 제목이었습니다. 책 내용과 관련 있는 제목이었지요. 그런데 책이 마무리될 즈음 진행하는 강의에서 한 어머님이 강의가 끝나는데 이렇게 말씀하시는 거예요. “진작 아이한테 이렇게 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그때 문득 ‘이거다’라는 생각이 들었죠. 사실 이 말은 아이가 자라면 자랄수록 부모 마음 안에서 함께 자라는 말이기도 하지요. 저를 포함하여 자녀를 키우는 모든 부모들이 붙들고 있는 ‘화두’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이 제목을 통해서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어요. ‘후회 없는 양육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엄마로서 후회를 최대한 줄여가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아이는 부모의 시간을 기다려주지 않는다. 조금이라도 후회를 덜 하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고민해보자’는 취지이지요.

프로필에 부모 교육 전문가 11년 차 이전에 부모 경력 23년이라고 쓰신 게 인상 깊었습니다. 책 속에도 중간중간 두 딸과의 에피소드가 등장하고요. 책으로써 정리한 작가님만의 육아법이 두 딸을 키우는 데도 영향을 미쳤을 것 같은데,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부모 교육 전문가로는 11년 차이지만, 부모 경력은 23년입니다. 대학교 4학년 딸과 대학교 2학년 딸을 키우고 있어요. 이제는 키운다는 말도 어색하네요. 다 컸으니……. 사실 아이들을 제 책에 나온 방식대로 키웠냐고 물어보신다면 제 대답은 일부는 그렇고 일부는 그렇지 않다고 해야 맞는 거겠죠? 후회 없는 육아는 없습니다. 세상에 완벽한 부모는 없지요. 저 또한 불완전한 사람이고요. 다만 후회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제 나름의 최선을 다했다고 말씀드릴 수는 있어요. 또 하나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저희 아이들은 세상 어디에 내놔도 전혀 부끄럽지 않은, 자랑스럽고 사랑스럽다는 거. 가끔 부모의 한계를 넘어가는 듯한 모습을 볼 때가 있어요. 그럴 때는 정말 대견하죠. 저는 저희 아이들이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결정을 하든 전적으로 아이들을 믿어요. 지금 저희 아이와의 관계가 궁금하시다면 그 어느 부모 자녀 관계보다 좋다고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어요. 사실 둘 다 비혼을 선언한 상태인데요. 엄마 아빠와 떨어져 살 생각은 아예 없다고 못을 박더라고요. 그래서 남편과 아이들 몰래 야반도주를 할까도 고민 중입니다. (웃음)

엄마와 아이가 본질적으로 사랑을 회복함에 있어 몸 맞춤, 눈 맞춤, 마음 맞춤이라는 3단계 사랑법을 제시한 것이 굉장히 와닿았습니다. 뭔가 단계별로 하나씩 실천하면 어떤 엄마라도 아이와의 관계를 개선할 수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드는데요. 이러한 방법을 어떻게 구현하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3가지 맞춤에 대해서 짧게 같이 설명도 부탁드립니다. 

3단계 사랑법은 짧은 시간에 나온 게 아니라 10년 넘는 시간 동안 강의나 상담을 하면서 점차 체계화시킨 개념이라고 보는 게 맞아요. 사실 특별한 게 아니라 누구나 알 만한 내용을 어떤 틀에 넣어서 이해하기 쉽게, 실제 적용해볼 수 있게 정리한 겁니다. 구슬에 비유할 수 있지요. 여기저기 늘어져 있는 구슬을 한데 모아 하나하나 꿰맞춰서 목걸이를 만든 것처럼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몸 맞춤은 엄마의 시선을 아이의 몸에 두는 겁니다. 몸이라고 해서 물리적인 몸뿐만 아니라 아이의 존재 자체에 관심을 갖고 관찰하는 거라고 할 수 있어요. 관찰하고 반응하고 나아가 아이에게 적극적으로 반영해주는 걸 말하지요. 눈 맞춤은 두 가지로 해석이 가능해요. 하나는 그야말로 눈 맞춤이죠. 서로 바라보면서 시선을 일치시키는 걸 말하고요. 다른 하나는 엄마가 아이의 눈뿐 아니라 눈 주위의 근육이나 표정 등을 섬세하게 살펴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걸 의미합니다. 마음 맞춤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공감이에요. 아이의 감정에 함께 머물러주는 겁니다. 아이의 마음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초점을 두는 거죠. 아이의 행동이 아니라 행동 이면에 숨은 욕구나 원인 등을 살피는 거, 그게 바로 마음 맞춤이에요.



이 책을 특히 어떤 엄마(아빠를 포함한 양육자 모두)가 읽으면 좋을까요? 

자녀를 키우는 부모 또는 양육자라면 누구나 읽어보셨으면 좋겠어요. 문제가 있든 없든, 어려움을 느끼든, 느끼지 않든 부모라면 반드시 한 번은 읽어보시기를 권해드려요. 부모 자녀 관계에서 가장 기초적이고 본질적인 내용을 담았거든요.

엄마들이 이 책을 읽고 나서 이것 하나만큼은 꼭 잊지 않고 간직했으면 좋겠다는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육아에 있어서만큼은 자신감을 가졌으면 해요. 너무 많은 죄책감이나 불안에 휘둘리지 말고, 엄마 자신의 효능감을 키웠으면 좋겠어요. 엄마 안에는 이미 육아와 관련한 충분한 자원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았으면 해요. 자녀를 키우는 데 외부 채널에만 전적으로 의존하기보다는 엄마 안에 있는 자원에 주목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우리는 때로 엄마 자신이 아닌 그리고 우리 아이가 아닌 외부로 끊임없이 시선을 돌리다 보니 결과적으로 ‘엄마의 본질’을 놓치는 경우가 많지요. 엄마의 본질이 뭘까요? 엄마의 따뜻한 시선, 부드러운 눈 맞춤, 사랑 담긴 말, 포근한 품, 그리고 언제나 나에게 집중하는 귀 등이 엄마의 본질이라고 볼 수 있죠. 엄마는 그 어떤 경우라도 아이와 끈끈하게 연결되어야 하는데요. 아이와의 연결을 가능하도록 하는 모든 게 이미 엄마 안에 있다는 걸 믿었으면 해요.

독자 분들에게 마지막으로 인사 부탁드립니다.

핀란드 정신과 의사이자 심리치료사인 벤 푸르만은 아이의 문제 행동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는데요. 아이가 문제 행동을 보일 때는 고치겠다는 관점이 아니라 아직 배우지 못한 기술을 배워야 할 때라고 말이죠. 저는 이 말을 부모님들에게도 적용해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요즘 여러모로 힘들고 지친 상황일 텐데, 오히려 이 위기를 기회라고 여기면 어떨까요?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늘수록 아이를 더 잘 관찰하고,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난 거라고 생각하는 거죠. 나아가 아이와 함께하는 방법, 또는 소통하는 방법을 배워야 할 때라고 말이죠. 모든 부모와 아이가 행복하고 편안하기를 바랍니다. 



*안정희

부모 경력 23년, 부모 교육 전문가로서 10년 넘게 활동하고 있으나 여전히 좌충우돌하는 부족한 한 사람이다. 10년 넘게 2,300여 회 이상의 강의와 5년 넘게 찾아가는 상담을 통해 수만 명의 부모들을 만나왔다. 많게는 수백 명에서 적게는 한두 명까지 자녀들과의 관계를 고민하는 부모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찾아다니며, 현장에서 부모들과 함께 호흡하는 것을 가장 행복한 일로 꼽는다. 그러나 여전히 아날로그 방식을 고집하며 날마다 한 뼘씩 성장하기 위해 꿈틀대는, 부모 교육 전문가 이전에 부모다. 지금 이 순간도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부모와 아이가 행복하고 편안한 세상을 꿈꾸고 있다.




진작 아이한테 이렇게 했더라면
진작 아이한테 이렇게 했더라면
안정희 저
카시오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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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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