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다 보니 어느새 해부학 지식이 내 몸에 쌓였다
『까면서 보는 해부학 만화』 저자 압듈라
출판문화산업진흥원 2020년 우수출판콘텐츠 선정. 사전 예약 판매로 과학 분야 1위. 출간 전부터 화제를 몰고 온 가장 완벽한 해부학 웹툰의 저자를 만났다.(2020. 07. 03)
『까면서 보는 해부학 만화』에서 설명하는 근골격에 관한 이야기는 작가가 스스로 해부학을 공부하면서 터득한 이야기다. 어릴 때부터 몸이 좋지 않았던 작가는 병원에서 많은 시간을 허비해야 했고, 통증에서 벗어나고자 스스로 해부학을 공부했다. 때로는 직접 의사를 찾아가 자문을 구했고, 각종 해부학 서적을 독파한 끝에 운동사 자격증과 체대 졸업장까지 얻게 되었다. 또한 레진코믹스의 연재 경험을 바탕으로 해부학을 만화와 접목시켰고, 영화와 애니메이션, 만화 등을 두루 섭렵하며 온갖 밈과 드립까지 장착한 실용적인 해부학책이 탄생됐다.
‘압듈라’란 필명은 무슨 뜻인가요?
고등학교 때 만화학원 친구들이 갑자기 제 별명으로 ‘무하마드’와 ‘압둘라’ 중 하나를 고르자고 투표해서 ‘압둘라’가 됐다고 통보받았습니다. 왠지 맘에 들어서 본명처럼 쓰다가 이후 다른 친구가 TV에서 전통 염색을 하는 ‘듈라족’이라는 부족을 보고 제 생각이 났다고 해서 ‘압듈라’가 됐습니다. 친구들은 보통 ‘듈라야’라고 부릅니다.
언제부터 만화가를 꿈꿨죠? 가장 좋아하는 만화가와 작품도 알려주세요.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만화를 그려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나름 만화 외길인생). 가장 좋아하는 만화가는 『해파리 공주』와 『패션걸 유카』 , 『도쿄 후회망상 아가씨』 , 『위장불륜』 을 그린 '히가시무라 아키코' 작가님이고, 가장 좋아하는 작품은 애니메이션으로 유명한 <빨간망토 차차>의 코믹스 원작입니다. 애니보다 훨씬 더 맛이 갔고 재밌는데 많이 모르시더라고요. 아쉬운 김에 e-book으로 쉽게 접할 수 있다는 것을 홍보합니다.
해부학 만화는 왜 그리세요? 일반인들에게 해부학이 도움이 될까요?
저 자신이 어릴 때부터 병원을 들락날락 거리는 '환자 A'여서, 일상생활은 가능하지만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원인불명의 만성통증과 오랫동안 함께했습니다. 어떤 병원, 어떤 과를 가도 도저히 치료되지 않았는데 해부학을 공부한 후에는 의사 선생님과 트레이너분들이 쓰는 정보들을 잘 이해할 수 있어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물론 지식을 실전에 적용하기 위해 많이 공부하며 시행착오를 거쳤고 쉽지 않았기 때문에 함부로 권하기는 힘듭니다).
요즘은 생활환경 때문에 만화가들은 물론, 다른 직업을 가진 분, 학생들도 크고 작은 통증에 시달립니다. 저는 통증을 이겨내기 위해 맨땅에 헤딩을 해가며 공부했지만, 다른 분들은 저보다 덜 고생하고 더 빨리 편안해지는 방법을 찾았으면 하는 마음에 '해부학 만화'를 그려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 김에 영업도 하고요(혼자 해부학 덕질하는 게 너무 외로워서…).
해부학은 실용적입니다. 다만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정도가 다를 뿐이죠. 일반인이라면 신경 쓰이거나 자주 아픈 부위의 이름을 아는 것만으로도 ‘정체불명의 통증에 대한 공포’를 ‘범위가 정해진 한 부위의 통증’으로 바꿔 생각할 수 있습니다. 미지의 통증에 대한 공포를 조금 내려놓는 것만으로도 삶의 질이 달라질 수 있죠. 혹은 가볍게 셀프 마사지를 할 때 정확도와 효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저와 함께 덕질을 할 수 있습니다. 빨리 이쪽으로 오세요.
캐릭터 설정은 어떻게 하세요? 이번 작품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캐릭터는요?
모티프가 되는 곳의 특징에서 성격을 잡았습니다. 신경 퀸의 모티브가 되는 '신경계'는 신체 움직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자극이 될 경우 전기처럼 짜릿한 감각을 주죠. 또 제멋대로인 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디스크나 근육에 눌려 가장 많이 피해를 받는 ‘갭’이 있다는 것을 반영해 ‘괴롭히는 걸 좋아하지만 실제로는 최약체’라는 설정을 잡았습니다. 척추 퀸과 심장 퀸도 특징에서 성격을 잡는 동시에 척추 퀸은 ‘기사와 왕’, 심장 퀸은 ‘뱀파이어 황제’라는 이미지를 같이 넣었습니다.
가장 애착이 가는 캐릭터는 척추 퀸입니다. 저랑 정서 상태가 비슷하면 그리기 편한데 척추 퀸이 가장 비슷해서 정이 가면서 동시에 그리기 편했습니다.
해부학 만화를 그리면서 무엇이 가장 힘들었어요? 제일 심혈을 기울여 소개한 파트가 있다면?
고증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책이나 자료마다 해석이 다른 경우가 있거나, 분명히 책을 참고해 그렸음에도 사실이 아니라는 댓글이 달릴 때가 있어 조금 혼란스러웠습니다. 다행히 엄청난 의사분이 감수를 맡아 주셔서 책으로 나올 때는 가슴을 펼 수 있게 됐습니다. 그리고 체대를 다니며 연재 식으로 매주 올렸기 때문에 '마감'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가장 심혈을 기울인 파트는 역시 생식기입니다. 노골적이지 않게 돌려서 표현하기 위해 평소보다 뇌를 300% 정도 사용한 것 같네요.
이번 책에서 못 다룬 분야가 있나요? 차기작 계획은요?
사실 다룬 부분보다 못 다룬 부분이 훨씬 더 많습니다. 예를 들어 발은 발배뼈와 발 아치에 대해서만 다뤘고, 어깨도 회전근개에 대해서만 다뤘죠. 2권을 그린다면 전혀 다루지 못했던 위팔이나 종아리에 대해 꼭 얘기하고 싶습니다. 차기작은 현재 모 플랫폼에서 더욱 실용적인 무언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아직 구상 단계지만 아무튼 이쪽도 기대해주세요.
독자 여러분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나요?
해부학은 조금 무섭게 생겼지만 여러분을 해치지 않습니다. 나 자신을 새롭게 알아가는 실용적인 덕질… 아니, 학문으로 좋습니다. 그리고 혹시 시간이 되신다면 애니메이션 케모노 프렌즈(1기)를 보세요. 해부학이랑은 아무 상관없고 그냥 제가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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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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