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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만 “나의 서재는 고향의 바다”

서재에 있을 때, 가장 편안한 감정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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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들이나 문하생들에게 기승전결이 있는 완벽한 책을 읽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이야기합니다. 『몬테크리스토 백작』이 그런 책이죠. 이 책을 읽으면 기승전결을 어떻게 가져와야 알 수 있습니다. 지금도 이 책을 다시 한 번 읽고 싶고, 이 테마를 이용해서 만화를 그리고 싶습니다. 현대물로 가져온다면 ‘어떤 한 사람이 주식을 장난쳤는데 회사가 망해서, 복수를 한다’. 뭐 이런 내용이 될 수도 있겠지요.”

 

“요즘 주로 사는 책은 음식 책입니다. 『말에서 내리지 않는 무사』 를 마치고, 『식객』 을 다시 준비하고 있거든요. 그리고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하니까 여행서도 많이 봅니다. 그런데 여행서를 보면 거기서 거기인 경우가 많습니다. 여행이라는 게 좋은 배경만이 좋은 여행을 보장하지 않으니까요. 좋은 동반자가 있어야 결국 좋은 여행이 될 수 있는 거죠. 사막을 가더라도 혼자 가면 공유할 수 있는 것이 없으니 고독만 느낄 뿐입니다. 잠깐의 고독은 좋지만 그것이 길어지면 병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여행 책을 보면 대부분 좋은 배경을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책은 그만 봐야겠다는 생각입니다.”

“후배들이나 문하생들에게 기승전결이 있는 완벽한 책을 읽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이야기합니다. 『몬테크리스토 백작』이 그런 책이죠. 이 책을 읽으면 기승전결을 어떻게 가져와야 알 수 있습니다. 지금도 이 책을 다시 한 번 읽고 싶고, 이 테마를 이용해서 만화를 그리고 싶습니다. 현대물로 가져온다면 ‘어떤 한 사람이 주식을 장난쳤는데 회사가 망해서, 복수를 한다’. 뭐 이런 내용이 될 수도 있겠지요.”

허영만은 30여 년째 같은 작업실에서 만화를 그리고 있다. 그에게 서재는 작업실이고, 집보다 편한 공간이며, ‘고향의 바다’이자 ‘어머니의 자궁’이다. 허영만은 서재에 있을 때, 가장 편안한 감정을 느낀다. 하루를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주는 공간, 가장 따뜻하고 안정감을 주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정독 보다는 다독을 즐기는 허영만의 서재에는 수많은 책들과 음반이 여기 저기 쌓여 있다. 벽에는 그가 쓴 글귀와 단상, 신문기사들이 질서 없이 걸려 있다. 굳이 누가 ‘허영만의 서재’라고 칭하지 않아도 그의 취향이 소소히 배어있는 공간이다.

 

 

명사의 추천

 

몬테크리스토 백작

알렉상드르 뒤마 저/오증자 역 | 민음사

초등학교, 아니 저에겐 국민학교 시절이지요. 어렸을 때는 누님이랑 형님이 빌려온 만화를 많이 봤고 대본소 심부름도 많이 했어요. 5학년 때는 60권짜리 세계명작문고, 위인문고 같은 책을 열심히 봤는데 무척 재밌게 읽은 기억이 납니다. 몬테크리스토 백작, 삼총사 같은 책들을 읽을 수 있었으니까요. 어린 시절 읽은 명작들이 지금 제 만화를 그리기까지 큰 골격을 만들어줬습니다.



오지마을을 찾아서

이용한 저 | 실천문학사

15년 전쯤인가 정말 아끼면서 읽었던 책입니다. 화장실에 앉아서 한 챕터씩 아껴가며 읽었어요. 지금은 아마 오지들이 많이 없어졌겠죠. 마을이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을테니까요. 오지마을들이 많이 망가질까 무섭습니다.




한정록

허균 저 | 솔

요즘 음식 관련 책을 많이 읽습니다. 얼마 전에는 허균이 쓴 『한정록』을 읽었는데 술꾼들 이야기가 많이 나와요. 책에 “세상 모든 일이 내 손에 있는 술 한 잔만 못하다”라는 말이 나오는데, ‘이게 얼마나 재밌는 이야기인가!’하고 무릎을 탁 쳤던 기억이 남습니다.




나는 걷는다

베르나르 올리비에 저/임수현 역 | 효형출판

정치부 기자였던 베르나르 올리비에가 쓴 책입니다. 은퇴 후에 실크로드 대장정을 결심한 주인공이죠. 제가 홀로 실크로드를 걷지는 못하겠지만 대리만족을 느낀 책입니다.





이분법 사회를 넘어서

송호근 저 | 다산북스

서울대 송호근 교수의 책입니다. 흑과 백, 야와 여, 너와 나. 이런 이분법으로는 사회를 발전시킬 수 없다고 말하는 책입니다. 다양한 의견이 나와야지 사회가 제대로 굴러갈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죠. 굉장히 흥미로운 책입니다.




1日 1食 1일 1식

나구모 요시노리 저/양영철 역 | 위즈덤스타일

제 나이가 되면 건강이 아무래도 제일의 관심사입니다. 이 책은 일본 사람이 쓴 책인데, 15년을 하루 한 끼만 먹는 생활을 했다고 합니다. 사실 맛있는 음식을 앞에 두고 중단하는 것은 예쁜 여인이 데이트를 신청했는데 거절하는 것과 같거든요. 오늘 점심도 적량보다 많이 먹었는데. 1일1식은 못하더라도 60%만 먹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배가 부르면 정신도 산만하고 기분이 나쁩니다. 조금 배고파야 초롱초롱해질 수 있거든요.


환상의 그대

우디 앨런/안소니 홉킨스/프리다 핀토/안토니오 반데라스/나오미 왓츠 | 아트서비스

우디 앨런 감독의 작품을 좋아하는데, <환상의 그대>가 그의 41번째 영화라고 들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 우디 앨런 감독이 78세인데, 과연 예전의 감각이 아직까지 남아있나 궁금해서 봤는데 역시나 더군요. 영화를 보면서 ‘망할 놈의 영감탱이, 아직 살아 있네’라고 생각했죠. 어떻게 지금까지 변함이 없는지 그 잠재력이 참 대단하더군요.



미드나잇 인 파리

우디 앨런/오웬 윌슨, 마리옹 꼬띠아르, 레이첼 맥아담스, 애드리언 브로디 | 아트서비스

극장에서 두 번이나 본 영화입니다. 처음 보러 갔을 때는 지루해서 중간에 나왔거든요. 그런데 개봉하고 나서 여기저기에서 호평이 줄짓더군요. 선배가 “너 다른 영화 봤을 거야” 라면서 또 보러 가자고 해서 갔는데, <미드나잇 인 파리>가 맞더군요. 제가 재미없는 부분까지만 본 거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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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널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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