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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연 변호사 “오늘의 나를 만든 건, 팔할이 독서”

내 서재는 ‘취성당’, 덕이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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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법조인, 공직자, 시민운동가로서 소신의 일관성을 지키면서 나름대로 올 곧은 소리 내지 쓴소리를 낼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바른 말한 죄로 궁형(거세형)의 치욕을 당했으면서도 이를 극복하고 위대한 역작을 남긴 사마천, 그리고 선비의 직언과 지식인의 시대적 역할을 강조한 조지훈의 『지조론』 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요. 오늘의 나를 만든 것은 팔할이 독서입니다.



중학 졸업 후 6개월만에 대입검정고시에 합격한 후 곧바로 김제 금산사에 들어가 1년 10개월간 책만 읽었어요. 그때 읽은 세계문학전집, 동서양고전, 위인전, 역사서 등 300여권의 책이 지금까지 내 삶과 지혜의 원천이자 자양분이 되고 있죠.

제가 법조인, 공직자, 시민운동가로서 소신의 일관성을 지키면서 나름대로 올 곧은 소리 내지 쓴소리를 낼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바른 말한 죄로 궁형(거세형)의 치욕을 당했으면서도 이를 극복하고 위대한 역작을 남긴 사마천, 그리고 선비의 직언과 지식인의 시대적 역할을 강조한 조지훈의
『지조론』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요. 오늘의 나를 만든 것은 팔할이 독서입니다.

책을 읽다 보면, 심지어 베스트셀러 상위목록에 있는 책까지도 문장이 팍팍하고 지루하게 나열되어 있거나 중복된 곳이 많이 있어요. 어떤 부분은 저자도 잘 알지 못하고 쓴 곳도 있죠. 특히 번역서의 경우에요. 그런 책은 과감히 던져 버립니다. 저자의 책을 쓴 동기, 기울인 노력, 내공 등을 살피는 게 고수의 방법이죠. 서문이나 본문 몇 페이지만 정독해도 금방 알아차릴 수 있어요.


내 서재는 ‘취성당’, 덕이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

서재에 이름을 붙인다면, 취성당(聚聖堂, 덕이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라고 하고 싶어요. 조선시대 겸재 정선의 그림 중에 취성도(聚聖圖, 덕이 높은 사람들이 모여 담소하는 그림)가 있는데 제가 좋아하는 그림 중에 하나죠.

세계사와 우리 역사에 있어서의 우연과 필연의 상관성에 관심이 있어요. 예컨대 조선시대 고종황제와 중국의 진시황, 인도 무굴제국의 악바르대제는 모두 13세에 즉위하여 10여년간 섭정기를 거쳤죠. 더욱이 일본 메이지천황은 고종과 동갑으로써 같은 시기에 즉위하여 활동했어요. 그런데 진시황은 천하를 통일했고, 악바르대제는 무굴제국의 토대를 이룬 영웅으로 추앙 받고, 메이지천황은 일본을 제국주의 열강의 대열로 끌어올렸는데 왜 고종만은 망국의 군주가 되었을까요. 또 하나, 조선시대 김시습과 허균은 모두 59세에 죽었어요. 이들은 국문학사에 큰 족적을 남긴 인물(김시습은 최초의 한문소설 「금오신화」, 허균은 최초의 한글소설 「홍길동전」을 씀)로 권력을 등지거나, 권력을 개혁하려다 역모에 몰려 죽었어요. 이들의 삶을 역사의 우연 내지 필연의 측면에서 분석해본 책을 쓰고 싶어요.


비주류가 경쟁력이 되길

『페어플레이는 아직, 늦지 않았다』는 우리의 현실과 세태를 어떻게 볼 것인가를 제 경험과 가치관, 살아온 과정에 비추어 솔직하게 직언의 형식으로 담아낸 책이에요. 한국의 독보적인 인터뷰어인 지승호 작가와의 대담 형식으로 된 책이죠. 저는 시종일관 “거짓 아름다움을 추구하지 않고 악을 숨기지 않는다”는 사마천의 『사기』 집필의 정신을 지키고자 노력했습니다.

기회주의와 편승주의가 정의와 공정함을 압도하고 있는 현실을 개탄하면서, 미련하게 뚜벅뚜벅 정도를 걷는 사람들, 곧 비주류가 경쟁력이 되고 아웃사이더가 그 능력을 인정받길 바라는 마음으로 집필했습니다.


 

명사의 추천

 

사기

사마천 저/김원중 역 | 민음사

위대한 역사서, 문학서이자 인류지혜의 원천이 되는 책으로 젊은 시절부터 지금까지 내 곁을 떠난 적이 없습니다. 사마천의 기구한 인생 역정과 『사기』에 그려진 인간과 세태에 매료되면서 오늘도 『사기』를 펼쳐 들고 있습니다.






예언자

칼릴 지브란 저/강은교 역 | 문예출판사

영혼을 치유하는 잠언의 보고로서 특히 중학 졸업 후 처음 접했던 함석헌 번역의 『예언자』를 나는 지금도 소중히 간직하면서 읽고 있어요. 이 책은 절판되었으나 그 후 예언자는 꾸준히 번역되고 있죠.






파우스트

요한 볼프강 괴테 저/정서웅 역 | 민음사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는 파우스트의 키워드는 나를 매혹시켰으며, “인간의 용기는 신의 권위에도 굴복하지 않는다”는 파우스트의 매력에 끌려 열 번도 넘게 『파우스트』를 읽었어요.







지조론

조지훈 저 | 나남

선비의 직언의 중요성과 지식인의 소명이 무엇이며 소위 지도층의 처신은 어떠해야 하는가를 일깨워 준 책으로 오늘의 지식인, 지도층, 정치인뿐만 아니라 기개와 용기가 퇴색되어가고 있는 젊은이들도 꼭 읽어야 할 책입니다.






낭만적인 고고학 산책

C.W.체람 저/김해생 역 | 21세기북스

아마추어와 아웃사이더들의 위대한 열정과 세계를 개척한 모험과 낭만, 도전의 정신을 일깨워 주는 책들로 젊은이들에게 강추하고 싶어요.







징비록

유성룡 저/김흥식 역 | 서해문집

역사 특히 우리 모두 덮으려 하는 치욕의 역사를 공부해야 할 절박한 이유를 말해주고 있습니다. 국사교과서의 부록으로 만들거나 공직자의 필독서로 지정했으면 하는 책이기도 합니다.







라쇼몽

구로자와 아키라/미후네 도시로, 교 마치꼬, 마사유키 모리, 시무라 다카시 /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 | 유니원미디어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의 세계적인 고전입니다. 진실은 보는 사람에 따라 달리 보인다는 주제로 주관적인 기억의 잣대로 기억하고 싶은 것만 기억하는 이른바 라쇼몽 효과를 만든 영화죠.






죽은 시인의 사회

피터 위어 / 로빈 윌리암스 출연 | 브에나 비스타

로빈 윌리암스 주연의 동명의 소설을 영화화한 오늘의 우리 교육 문제와 인생의 본질을 생각하게 하는 영화입니다. 지금 이 순간을 소중히 하면서 여려분 만의 소중한 삶을 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죠.






대부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로버트 드 니로/알 파치노/말론 브란도 | 파라마운트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마피아의 제왕을 다룬 범죄 영화로 분류되지만 그 안에 인간세태의 모든 것이 담겨 있습니다. “거절 못할 제안을 하겠다”, “모든 거액의 횡재 뒤에는 커다란 범죄가 존재한다” 등의 명언을 탄생시킨 영화이기도 하고요.






일 포스티노

마이클 래드포드 감독/필립 느와레/마씨모 뜨로이지 | 키노필름

칠레의 천재적 시인 파플로 네루다가 이태리의 아름다운 한 섬에서 망명생활을 할 때의 얘기를 다룬 낭만과 인정, 회환이 교차되는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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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널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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