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길 아나운서 “품위유지비, 자기계발비도 무시 못한다고요?”
『여자의 습관』 출간한 정은길 tbs 교통방송 아나운서 마음껏 써도 되는 돈이란 없다 명확한 목표를 생각하면서 돈을 써라
정은길 tbs 교통방송 아나운서가 여성들을 위한 생활 재테크 노하우를 소개한 『여자의 습관』을 출간했다. 경제적 독립을 해야만 진정한 어른이 된다고 믿었던 정은길 아나운서는 10대에 용돈만으로 7백만 원을 모았고, 대학 시절엔 10개월의 아르바이트로 1천만 원 모으기에 성공, 29살에 내 집 마련에 성공하였으며, 결혼 후에도 28년짜리 아파트 대출금을 2년 6개월 만에 모두 갚았다.
대학생 시절, 첫 월급 121만 원으로 ‘내 집 마련 프로젝트’를 시작해 29살에 집을 산 정은길 아나운서. 그녀는 『여자의 습관』을 통해 “생활재테크의 6가지 원칙을 지키면 돈을 모을 수 있다”고 말한다. 첫째는 확실한 목표 정하기, 둘째는 우선순위 파악하기. 그리고 비용 절감 실천하기, 남의 돈도 아까워하기, 가치 있게 쓰기, 꾸준히 관리하기 등이다. 정은길 아나운서는 “재테크는 특별한 지식을 필요로 하는 ‘기술’이 아니라, 밥 먹고 잠자고 숨 쉬는 행위와 같이 매우 자연스러운 생활습관이자 삶 자체”라고 말한다. 여성들의 주요 소비항목인 품위유지비와 자기계발비도 꼼꼼히 따져보고 지출해야 한다고 말하며, CMA, 주식, 펀드보다 중요한 건 ‘돈을 불러 모으는 라이프스타일’이라고 강조한다.
“재테크에 관한 지식과 기술에 치여 돈과 멀어졌던 분들을 위해 노하우들을 정리했어요. 큰 맘 먹고 돈을 모아 보려고 재테크 책을 펼쳤는데 갑자기 등장하는 금융 용어와 숫자에 포기하셨던 분들이 꼭 보셨으면 좋겠어요. 『여자의 습관』을 읽으실 땐 가장 편안한 마음으로, 그야말로 무방비 상태에서 읽으셔야 합니다. 왜냐면 이건 절대 머리 아프게 읽어야 할, 집중력을 필요로 하는 책이 아니거든요. 그렇다고 책을 덮을 때, 아무 생각이 안 나는 책도 절대 아니니 안심하시고요(웃음).”
어릴 적부터 계좌로 용돈을 받기 시작하고 대학교 입학 때까지 소비통제를 한 결과, 10대에 용돈만으로 700만 원을 모았습니다. 어린 나이에는 소비통제를 하긴 정말 힘들었을 텐데요. 가능할 수 있었던 목적 의식이 있었나요?
어른도 하기 힘든 소비통제를 어린 아이가 했으네, 사실 쉽지는 않았어요. 친구들이 새로 산 물건들을 자랑할 때마다 마음이 흔들릴 때도 있었고요. 하지만 매번 흔들리기만 한다면 절약과 저축은 먼 나라 이야기가 되어버리죠. 돈을 모으는 일이 결코 쉬운 건 아니지만, 힘들기만 했다면 아마 용돈만으로 그렇게 돈을 모으지 못했을 것 같아요. 어릴 때부터 독립에 대한 마음이 컸어요. 하고 싶은 일도 많았고요. 하지만 독립 후 하고 싶은 것들을 하기 위해서는 경제적 독립이 가장 우선시되어야 할 것 같았어요. 그래야 나도 부모님께 어른으로서 다가갈 수 있다고 믿었으니까요. 그런 마음이 들자 절약과 저축이 수월해졌어요. 아마 이때부터 원하는 게 확실하면 보다 수월하게 돈을 모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것 같아요.
29세에 내 집 마련을 성공하셨는데요. 그 때 기분을 지금 떠올린다면 어떤가요? 내 집 마련을 위해 실행한 전략들을 간단하게 설명해주신다면?
다시 추억하는 것만으로도 입가에 미소가 번질 정도로 좋았던 기억뿐이죠. 서른이 되기도 전에 내 집이 생겼는데, 그것도 어릴 때부터 간절히 바라던 목표를 실현했는데 얼마나 좋았겠어요. 그 순간을 맞기 위해 절약과 저축의 생활재테크를 정말 열심히 실천했어요. 몇 가지 전략들을 간단히 말씀 드리면, 늘 명확한 목표를 생각하면서 돈을 썼어요. 내 수중에 있는 돈은 내 집 마련을 위한 돈인데, 과연 지금 이 물건을 사는 게 그보다 더 가치 있는 일일까를 생각하는 식이죠. 그런 생각을 하다 보면 굉장히 많은 곳에서 이렇다 할 고민 없이 돈을 써왔다는 사실에 스스로 놀라게 돼요. 그 밖에도 품위유지비라는 이름으로 낭비되는 온갖 지출을 통제하기 위해 노력했고요, 나를 위한 투자라 생각하며 자기계발비 항목에 무작정 돈을 쓰는 것도 경계했어요. 내 집 마련을 위해 실행한 전략들은 사실 꽤 많은 편인데요. 효율적으로 돈을 쓰기 위한 저만의 방법들이나 소비통제를 하면서 생기는 슬럼프 극복법 등 제가 직접 실행하면서 생긴 여러 가지 노하우들은 모두 『여자의 습관』에 자세히 나와 있어요.
책을 보니, 저축을 생활화하고 있지만 경조사비는 절대 아끼지 않는다고 하셨는데요. 이 외에도 후하게 쓰는 지출 항목이 있나요?
자기계발을 위해 쓰는 돈도 경계할 정도니 그 어떤 항목도 후하게 쓰는 것 같지는 않아요. 다만 경조사비 등 사람 도리를 하는 돈에는 인색하지 않으려 노력하죠. 한때 제가 관대하게 돈을 썼던 분야는 자기계발비였는데요. 이 역시 한번만 더 고민하면 굳이 돈이 들지 않더라도 해결할 수 있다는 걸 사회생활 연차가 늘수록 많이 알게 되더라고요. ‘마음껏 써도 되는 돈이란 없다’가 제 생각입니다. 다만 어떤 목표를 위해 돈을 모았으면 반드시 목표를 실현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돈을 모으는 것 자체가 목적이 되면 절대로 안 된다는 걸 항상 잊지 않았으면 해요.
지금의 남편과 연애시절부터 데이트 통장을 만들어 사용하셨다고요. 두 사람의 소비 관념이 다르면 쉽지 않은 시도인데요. 부부의 생각 차이로 오는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셨나요?
생각의 차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결혼 준비 단계부터 충분한 대화를 하려고 노력했어요. 결혼 준비 시간을 줄이는 대신, 앞으로 우리가 어떤 모습으로 살고 싶은지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공동의 목표가 생겼고,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절약과 저축의 생활재테크가 꼭 필요하다는 합의가 이루어졌죠. 생각의 차이는 얼마든지 좁힐 수 있어요. 공동의 목표만 있다면요.
결혼준비도 알뜰하게 하셨을 것 같아요. 예비 부부들에게 결혼을 준비할 때, 이것만은 명심해라 라고 소개해주고 싶은 부분이 있나요?
남들과 비교하지 말았으면 해요. ‘남들도 이 정도는 한다는데’ ‘세상에 한번뿐인 결혼식인데’ 이런 생각은 돈 낭비를 부추기기만 하거든요. 우리 부부에게 진짜로 필요한 게 무엇인지 확실히 안다면 남들이 정해놓은 기준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알게 될 거예요. 저희는 혼수, 예물, 예단 등을 과감히 생략했어요. 무조건 새 것을 사는 대신 서로 쓰던 물건들을 많이 가져왔고요. 저는 제가 쓰던 화장대와 엄마가 쓰지 않는 장식장과 그릇들을, 남편은 자기가 쓰던 책상과 어머님이 쓰지 않던 전기그릴 등을 가져 와서 살림 장만에 드는 비용을 많이 낮췄어요. 이렇게 줄인 비용은 고스란히 집 장만에 쓰였죠. ‘남과의 비교 금지’가 제가 알뜰하게 결혼을 할 수 있었던 핵심 노하우입니다.
저자님의 가계부 작성법도 궁금합니다. 노하우를 알려주신다면?
우선 가계부 맨 앞장에 목표를 적어요. 저에게는 내 집 마련이나 대출금 청산, 세계여행 경비마련 등이 목표였는데요. 항상 가계부 맨 앞장의 목표를 보면서 지출통제의 의지를 다졌어요. 정말 도움이 많이 된답니다. 가계부는 자세히 기록한다고 좋은 게 아니에요. 많은 양의 정보를 쓰다 보면 쓴 내용을 활용하기도 전에 쓰다가 지쳐서 1~3월만 빼곡한 가계부를 갖게 될 거예요. 가계부는 아파트 관리비 고지서처럼 쓰는 게 가장 좋은 것 같아요. 모든 지출을 항목별로만 기록하는 거죠. 아파트 관리비가 수도세, 전기세, 난방비 등으로 나뉜 것처럼 가계부도 교통비, 대출금, 식비, 용돈, 보험료 등으로 큰 줄기만 한 달 단위로 쓰는 거예요. 그러면 지난 달에 비해서 이번달에 어떤 항목을 더 지출했는지가 한눈에 들어오고, 그 부분을 줄이기 위해 노력할 수 있는 거죠. 아파트 관리비 고지서도 지난 달 대비 증감률을 보여주잖아요. 그런 식으로 가계부를 쓴다면 소비나 수입의 증감률을 단번에 알아챌 수 있기 때문에 과소비한 부분에 대해서 금방 알아채고
소비 습관을 바꿀 수 있어요. 많은 걸 한꺼번에 담는 가계부가 아니라 꼭 필요한 정보만 담는 가계부를 쓰는 게 제 노하우입니다.
요즘은 신혼부부들이 각자 따로따로 월급을 관리하는 경우가 많은데, ‘통장도 결혼해야 한다’고 하셨어요. 수입과 지출을 서로 공개하고 합쳐서 사용하고 계신데, 이 같은 방법이 유용한가요?
수입을 합치면 저축을 할 수 있는 규모가 달라져요. 혼자서 아무리 절약과 저축을 해도 한계가 있는데, 둘이 수입을 합치면 그 한계를 금방 넘게 되거든요. 그리고 공동의 목표를 위해 함께 절약과 저축의 생활재테크를 실천하고, 그렇게 모은 돈으로 정말 공동의 목표를 실현하게 되는 날을 맞게 되면 그 부부는 단순한 남녀의 커플을 넘어 함께 걷는 인생을 사는 진정한 나만의 파트너가 된다고 생각해요. 다음 단계의 목표를 계속해서 설정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요. 그런 의미에서 돈도 훨씬 더 많이 저축할 수 있고, 둘 사이의 관계를 더 발전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되는 ‘통장결혼식’을 안 할 이유가 없는 거죠.
<정은길> 저11,700원(10% + 5%)
돈이 모이는 생활 속 재테크의 비밀 우리 주변의 많은 사람들은 재테크를 하고 있다. 오히려 재테크를 안 하는 사람을 찾는 것이 더 힘들 정도이다. 하지만 정작 현실은 어떠한가? 주변은 먹고 살기 빠듯한 사람들로 가득하며, 쥐꼬리만 한 월급에 생활비는 줄 생각을 하지 않아 죽겠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특별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