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돌봄』의 저자 타라 브랙은 임상심리학을 전공하고 워싱턴 통찰명상 공동체를 창립해, 35년 넘게 위빠사나(마음챙김) 명상을 수행하고 가르치고 있다. 현재 스피릿록 센터, 오메가 인스티튜트 등 미국 전역의 집중수행 센터에서 워크숍을 개최하며 불교의 사회적 의미를 살리는 다양한 불교 평화운동을 실천하고 있다. 지난해 출간한 『받아들임』에서 행복한 삶의 원동력을 ‘받아들이는 힘’으로 정의한 저자는 후속작 『자기 돌봄』을 통해 독자들에게 불교의 위빠사나 이론을 보다 체계적으로 설명하며, 불안에서 벗어나려는 구체적인 실천 방법을 소개한다. 위빠사나 명상은 ‘주관을 개입시키지 않고 주체와 객체를 분리하여 바라보는 명상’으로, “일상에서 벌어지는 고통스러운 사건을 낯설게 분석하면 그 사건으로 인한 고통 즉, 자기비하와 비관을 막을 수 있다”고 전한다.
“불교 명상을 알기 전까지 ‘무가치함’이라는 미망 상태에 사로잡혀있었다”고 밝힌 저자는 스스로 개인적인 결함이 있다고 느낀 상황에서 깨어있기(마음챙김) 명상과 연민 수행을 통해 자신과 타인에 대한 관계가 변했다. 타라 브랙은 “나 자신과 타인에게 더 친절해졌고 더 편안해졌으며 삶의 도전에 대해 평정의 마음으로 더 잘 응답할 수 있게 됐다. 삶이 더 흥미로워졌고 더 행복해졌다”고 말한다. “‘사랑에 찬 현존(loving presence)’이라는 글귀를 좋아합니다. 이 사랑의 현존을 실현하고 그것을 신뢰하며 그 속에 머무는 것이 저의 깊은 열망입니다. 제게 부드럽고 연민에 찬 자각은 우리의 진정한 고향이자, 우리 존재의 본질로 여겨집니다. 이 사실을 기억한다면 어떤 순간이라도 은총으로 가득 찬 순간이 될 것입니다.”
동기
임상심리, 불교명상을 공부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요?
저에게는 괴로움을 일으키는 정신적 패턴 형성과 그 과정을 이해하는 일이 중요했습니다. 임상심리학은 매우 효과적인 중요한 발달적 관점과 치료 방법을 제게 제공해 주었습니다. 이것이 명상과 결합할 때 우리는 우리를 진정한 건강과 온전함으로 데려다 주는 도구를 갖게 됩니다. 매우 힘든 질병의 시기를 거칠 때라도 명상의 가르침과 수행법은 그 와중에서도 안녕을 발견하도록 도와주었습니다. 명상이라는 이 길과 이 삶에 대해 매일 감사의 마음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것이 내가 사람들에게 가르침을 전하는 동기가 되고 있습니다. 자신이 사랑하는 것을 어떻게 다른 이들과 나누지 않을 수 있을까요?
불안
신자유주의가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현대인들은 불안에 쫓기는 모습을 많이 보이고 있습니다. 저자는 불안의 가장 큰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우리가 추구해야 할 가치와 마음가짐은 무엇인가요?
우리는 점점 속도가 빨라지는 스트레스 가득한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모든 것이 성장을 위하여 움직이는 사회라고 할 수 있죠. 우리 사회의 교육 시스템과 직장에서 전하는 메시지는 ‘더 많이, 빨리, 더 잘 하라’는 것입니다. 이것이 제한된 일자리와 자원에 대한 심화된 경쟁과 결합하여 사람들에게 엄청난 스트레스를 안겨 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부족과 공동체, 가족 간의 강력한 유대와 같은 과거의 전통적 구조들이 지금까지 존재해 왔던 지지를 더 이상 우리에게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 결과 사람들은 고립되며 자신이 뭔가 부족하고 무가치하다고 느끼게 됩니다. 그에 따라 불안을 느끼는 것입니다. ‘보다 큰 무엇에 속해 있다’는 기본적인 감각이 없으면 삶은 그 의미를 잃고 매우 불안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습니다.
죽음에 직면한 사람들이 하는 가장 큰 후회는 ‘나 스스로에게 진실한 삶을 살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어쩌면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기대나 양육자와 사회의 내면화된 메시지에 따라 살고 있는지 모릅니다. 만약 삶의 끝자락에서 우리가 살아온 날들을 되돌아본다면 아마 가장 소중한 순간들은 사랑으로 연결을 맺었던 순간들일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정말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기억해야 합니다. 그것은 온전히 사랑하고 온전히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의 삶을 우리의 가슴에 일치시키는 방법을 발견하는 것입니다. 명상은 우리 마음을 현재 순간에 더 깨어나게 훈련시키는 것입니다. 우리는 명상을 통해 우리에게 무엇이 중요한지 기억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보다 명료하고 열린 가슴의 자각으로, 그리고 현명한 자각으로 우리의 삶을 살 수 있습니다.
받아들임
있는 그대로의 자신의 모습을 받아들이는 게 정말 쉽지 않은 일인데, 저자는 어떻게 자신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나요? 가장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이 있었다면?
‘받아들임’은 지금 이 순간 경험하는 것을 단순하게 끌어안을 때 가능합니다. 그것은 심오한 치유력을 갖고 있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부분은 엄마로서 불완전한 저의 모습이었습니다. 저는 그 함정에서 스스로를 비판할 수도, 잘못된 평가를 내릴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나는 나쁜 엄마야”와 같은 확정적인 자기 판단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현재의 순간에서 ‘나의 생각이 방황하고 있구나, 스트레스를 받고 있구나’하고 자각하면 그것을 받아들이고 용서할 수 있습니다. 또 자신이 주의를 기울이지 못하고 민감하게 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수치심을 느끼거나 후회하는 경우에도 그것을 받아들이고 마음을 열 수 있습니다. 진정한 받아들임이란, 해로운 행위를 그저 용납하거나 부정적인 결론으로 치닫는 것이 아닙니다. 또 그것은 개인적 결함에 관한 어떠한 결론을 믿어버리는 것도 아닙니다. 진정한 받아들임이란 ‘현재 순간의 상태’라는 실재-그것이 우리의 상처이든, 분노이든, 두려움, 갈망, 수치심이든-를 인정하고 그것에 마음을 여는 용기를 갖는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 스스로를 받아들일 수 있을 때 우리는 더 큰 지혜와 삶에 대한 연민의 마음으로 응답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생각의 흐름
‘자기 돌봄’은 “잠시도 생각이 끊어지지 않는 내 마음이 엉뚱한 곳으로 달아가 내 마음을 괴롭히지 않도록 하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정의했는데, 생각의 흐름을 어떻게 조절할 수 있나요?
우리는 생각의 흐름을 통제할 수 없습니다. 마음이 방황하지 않도록 만들 수도 없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마음이 방황할 때, 특히 자신에게 괴로움을 안기는 생각에 빠져 있을 때, 그것을 알아차리는 능력을 조금씩 키워가는 것뿐입니다. 깨어있는 자각의 순간에 우리는 선택권을 가질 수 있습니다. 우리는 꾸준한 연습을 통해 마음이 불안해하거나 여러 가지 불편한 생각들 속에서 길을 잃을 때 그것을 더 잘 자각하게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현재 순간으로 다시 주의를 되돌리는 능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마음 챙김
스스로의 마음을 챙긴다는 것은 내 마음이 어떤지를 늘 자각하고 있어야 하는데, 이것이 굉장히 피로할 수도 있는 문제인데요. 내 마음을 들여다보기 위해 가장 필요한 습관은 무엇일까요?
마음 챙김(깨어있기)이란, 현재 순간에 일어나는 어떤 일에 대해서도 그것을 본능적으로 자각하는(알아차리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것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생각 속에서 길을 잃고 있는 상황에 익숙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지금 일어나는 현상을 의도적으로 관찰할 필요가 있습니다. ‘바로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지?’라고 의도적으로 자신에게 질문을 던질 필요가 있죠. 또한 의도적으로 자신의 몸과 감각 경험에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깨어있기 수련을 또 하나의 스트레스 받는 괴로운 일로 전환시키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보다 호기심과 우정 어린 마음으로 깨어있기 수련에 임하십시오. 편안하게 이완한 상태에서 계속해서 시도해 보십시오. 깨어있기는 우리 마음의 타고난 능력이라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우리는 누구나 깨어있을 수 있습니다. 연습을 통해, 관찰하는 것이 더 수월해질 것입니다. 다만 거듭해서 깨어나면 됩니다. 지금까지 자신이 비생산적인 생각에 빠져 있었다는 것, 판단과 비난으로 반응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불안한 느낌에 걸려 있다는 것을 깨닫는 것입니다. 깨어있기가 자연스러운 것이 되면 이 열린 현존, 깨어있는 현존이 우리의 피난처, 진정한 고향이라는 사실을 신뢰할 수 있습니다.
힐링
한국 출판계는 현재 ‘힐링’을 주제로 한 다양한 책들이 출간되고 있습니다. 자신에게 맞는 힐링법을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요?
치유에는 여러 가지 접근 방법이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어떤 길이 자신에게 적합한지 알기 위해서는 각자 자신의 몸과 가슴, 그리고 영혼에 깊이 귀를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대인관계에서의 치유를 가장 필요로 합니다. 그들은 관계에서 상처받은 사람들로 특히 인생의 초기 돌봄 제공자들과의 관계에서 그러한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관계 속에서 치유되어야 합니다. 또 어떤 사람은 매우 신체적인 수련법이 적합한 사람이 있습니다. 그들은 운동이나 스트레칭, 무예, 요가, 그리고 적절한 영양공급에 최우선적으로 중점을 둡니다. 그런데 제가 알게 된 것은, 거의 대부분의 사람에게 의도적인 주의력 훈련(이것은 몇몇 명상의 형태가 될 것입니다)이야말로 치유의 다른 모든 부분을 지탱해 주는 열쇠가 된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명상에도 여러 가지 스타일이 있으며 사람의 기질에 따라 적합한 형태가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해, 우리는 실험을 통해 무엇이 자신의 안녕에 가장 도움이 되는지에 관하여 자신의 직감을 신뢰할 필요가 있습니다.
RAIN
‘RAIN’ 수행법(잠시 멈춤, 직시, 직관, 바라봄, 받아들임)을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어떤 연습이 필요할까요?
RAIN 명상은 감정적 고통에 휩싸여 있을 때 사용할 수 있는 유용한 습관입니다. 이 습관의 특징은 자신이 힘들어하는 감정을 자각한다는 데 있습니다. 여기서, 우리에게 안심과 통찰, 안녕을 가져다 주는 ‘RAIN’이라는 간단한 과정이 존재한다는 것을 기억할 수 있다면 우리는 다음 단계를 밟을 수 있습니다. RAIN의 R은 ‘그래, 내가 불안함을 느끼고 있군’이라며 자신이 현재 느끼는 감정을 단순하게 인정하는(Recognize) 것입니다. 다음으로 A는 불쾌한 느낌이 그저 여기에 존재하도록 허용하는(Allow) 것입니다. 우리는 그것을 물리치려 하거나 바로잡으려 하거나 회피하려 하지 않습니다. 다음으로 RAIN의 I는 이 불편한 느낌이 자신의 몸에서 어떻게 느껴지는지를 관심과 친절의 마음을 가지고 살펴보는(Investigate) 것을 말합니다. 잠시라도 이런 관심과 친절의 마음을 자신의 느낌에 가져갈 수 있다면 무언가가 자연스럽게 변화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즉, 우리는 이제 ‘두려움에 떠는 자기’가 아니라 그보다 큰 관점에 머물 수 있게 됩니다. 여기서 보다 큰 관점이란 깨어있는 현존, 연민의 마음을 가진 현존을 말합니다. 거기에는 더 큰 자유가 있습니다. 이렇게 자신을 ‘두려움에 떠는 자기’와 동일시하지 않는 것(Not identified), 그리고 우리의 타고난 자각으로 돌아가는 것이 RAIN의 N이 의미하는 바입니다. RAIN 명상을 할 때마다 우리는 이 명상법이 주는 보상을 더 깊이 체험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보상은 명상 수행에 대한 우리의 전념을 더 깊게 해줄 것입니다.
명상
『자기 돌봄』에서는 다양한 명상법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명상을 할 때 피해야 할 태도는 무엇인가요?
우리에게 어려움을 일으키는 주된 태도는 ‘판단’이라고 하는 태도입니다. 즉, 우리가 ‘제대로 하고 있지 못하다’고 간주하는 태도입니다. 명상은 우리가 명상의 과정에 편안하게 임할 때, 그리고 그것에 의해 진정으로 충만감을 느낄 때 우리 삶의 일부가 될 수 있습니다. 만약 명상을 또 하나의 ‘해야 하는 일’로 만들어버리면, 그래서 그것에 관하여 우리가 판단을 내리는 일로 만들어버리면, 명상은 우리에게 이로움을 주지 못할 것입니다. 지나치게 애쓰거나 완벽을 지향하는 태도, 판단과 의무감의 태도는 명상에 방해가 될 뿐입니다. 대신에 명상을 자신의 영혼에게 주는 선물이라고 생각하십시오. 명상을 통해 실재의 본성이 드러나게 되면서 명상은 우리가 그것에 호기심으로 다가갈 수 있는 무엇이 됩니다. 명상이 우리가 처한 어려움을 헤쳐 나갈 수 있게 도와주면서 명상은 우리가 깊은 우정의 마음을 가지고 접근할 수 있는 무엇이 됩니다.
종교
저자는 불교명상을 훈련하면서 ‘자기 돌봄’을 실천할 수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불교를 포함한 현대인들의 종교생활에 대해 어떤 시각을 갖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종교를 둘러싼 수많은 역사적 혼동과 오해가 있었던 점을 감안할 때 ‘종교적(religious)’이란 말보다 ‘영적인(spiritual)’이라는 말을 사용하고 싶습니다. 오늘날 점점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편안하게 이완시켜 주고, 가슴을 열게 해주며 신성함에 대한 감각을 발견하게 해주는 체험적 수행법에 대해 알아가고 있습니다. 제게 있어서, 영혼의 구도에 관한 바람직한 이미지가 있다면, 그것은 우리 모두가 서로 손을 잡고 함께 깨어나는 것입니다. 우리는 결승선을 향해 질주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이 삶을 숭배하기 위해, 그리고 모든 존재에서 빛을 발하는 신성을 발견하기 위해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이 사실을 믿도록 도와주는 수련법이라면, 어떤 것도 우리가 사는 세상을 치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행복
‘행복’을 정의해본다면? 어떤 삶이 행복하다고 느끼나요?
‘아무 이유 없이 행복하라(happy for no reason)’는 구절을 좋아합니다. 진정한 행복이란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에 달려 있지 않습니다. 그것은 돈이나 성공, 재물, 건강 같은 외부적 요인에 달려 있지 않습니다. 그보다 진정한 행복이란, 우리 자신과 세상 속에서 마치 그곳이 우리의 고향인 것처럼 편안하게 지내는 데서 자연스럽게 겉으로 드러난 표현일 것입니다. 다시 말해 지금 있는 그대로의 삶에 깨어나 그것을 자각하며 그것과 사랑에 빠지는 것일 것입니다. 여기에 덧붙이자면 행복한 삶이란 자기 자신에게 진실하게 사는 삶일 것입니다. 사랑을 표현하는 삶,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삶, 이 세상의 아름다움에 경탄하는 삶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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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기 돌봄 타라 브랙 저/이재석 역/김선경 편 | 생각정원
힐링의 시대, 현대인의 마음을 치유하는 수많은 방법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것이 명상이다. 그만큼 명상법도 매우 다양하다. 그러나 진정한 자기와의 만남과 용서, 사랑이 없는 한 그것은 패스트푸드 명상에 불과하다. 저자는 외부가 아닌 나의 '본성'을 깨달음으로써 지속적인 행복과 자유를 누릴 수 있다고 말한다. 『자기 돌봄』은 지금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애쓰는 나, 상처와 절망 속에 울고 있는 나, 미래에 대한 두려움에 떠는 나, 그 모든 나를 스스로 보듬고 돌보는 능동적인 지혜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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