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들만의 선명함에 한 걸음 더 다가서다 - 가을방학
가을방학의 음악적 지향점
아무것도 알 수 없고 무엇도 규정할 수 없는 세상에서 선명함을 위한 길은, 결국 나 자신을 찾아 나가기 위한 과정과 같다. 두 번째의 앨범을 완성하면서, 가을방학은 자신만의 선명함에 한걸음 더 다가선 듯 보였다. 듀오만의 서정을 유지하면서도 필요한 만큼의 변화를 자연스레 담은 새 노래들은 그 정직한 결과물이다. 그리고 이들은, 그들 자신에 닿기 위해 여전히 애쓰고 있었다.
가을방학의 2집 앨범 자켓에는 포옹하는 남녀의 일러스트가 그려져 있다. 파란 셔츠의 남자는 뒷모습이고, 그를 앞에서 안은 여자의 옅게 웃음 서린 얼굴은 이들의 음악처럼 따뜻하고 가깝다. 인터뷰 도중 가을방학은 대뜸 자신의 신보를 들어 보이며 그림 속 포옹이 어떤 상황인 것 같으냐고 물어 왔다. 재회 중인 듯하다는 응답이 나왔고, 헤어지기 전 마지막 인사 같다는 의견도 있었다. 보는 이의 관점에 따라 남녀의 관계는 연인이 되었다가 친구 사이로 변했고, 가족 간으로 정의되기도 했다.
퀴즈 같지만, 정해진 답은 물론 없다. 여러 풀이가 모두 가능하다. 그렇다면 이 그림은 모호한 것일까? 어떠한 절대적인 답을 좇으려 할 때 정해져 있지 않는 불명확한 상황은 혼돈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제 경험과 정서와 직관을 통해 길어 올린 자신만의 답에 초점을 맞추려 한다면, 각자가 내린 해석은 그것이 무엇이든 점점 더 뚜렷한 형태로 뻗어 갈 것이다. 그림 한가운데 ‘선명’이라는 타이틀을 둔 것도, 더불어 이번 앨범 타이틀이 ‘선명’인 것도, 모호함을 뚫고 핀 저마다의 오롯한 색깔들을 응원하기 위함이 아닐까.
아무것도 알 수 없고 무엇도 규정할 수 없는 세상에서 선명함을 위한 길은, 결국 나 자신을 찾아 나가기 위한 과정과 같다. 두 번째의 앨범을 완성하면서, 가을방학은 자신만의 선명함에 한걸음 더 다가선 듯 보였다. 듀오만의 서정을 유지하면서도 필요한 만큼의 변화를 자연스레 담은 새 노래들은 그 정직한 결과물이다. 그리고 이들은, 그들 자신에 닿기 위해 여전히 애쓰고 있었다.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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