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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 콤플렉스가 꼭 극복해야만 하는 대상일까요?

동화 『으랏차차 뚱보클럽』 전현정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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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보다 ‘조금’ 통통한 몸매에 헤라클레스 같은 힘을 지닌 12살 은찬이의 이야기를 그린 『으랏차차 뚱보클럽』. 전현정 작가는 “뚱보 은찬이를 통해 외모 콤플렉스를 꼭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만 바라봐야 할 것인지를 함께 고민해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으랏차차 뚱보클럽』은 남들보다 ‘조금’ 통통한 몸매에 헤라클레스 같은 힘을 지닌 12살 고은찬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친구들에게 뚱뚱하다고 놀림을 받아도 절대 기죽지 않는 자신감 넘치는 은찬이는 아들만큼은 뚱보로 살지 않기 바라는 어머니의 다이어트를 하라는 잔소리가 지겨워, 역도부에 들어간다. 역도의 알 수 없는 매력에 빠진 은찬이는 뚱뚱한 자신도 무언가를 해낼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는 자신감을 얻게 되고, 처음으로 이루고 싶은 꿈도 생긴다. 대한민국 표준 체형은 아니지만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며 꿈을 키워가는 은찬이. 모든 사람들이 평균치에 도달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을 때, 은찬이는 말한다. “날씬해야만 인생이 행복해지나요?”

‘2013년 제19회 황금도깨비상 수상작’으로 선정된 『으랏차차 뚱보클럽』의 저자 전현정 작가는 대학에서 건축학을 전공, 우연히 답사의 매력에 빠져 여행 칼럼을 기고하면서부터 글쓰기를 시작했다. 여행과 영화 보기, 세밀화 그리기가 취미인 그는 햇살 좋은 날 도서관에서 빈둥거리는 시간을 가장 행복해 한다. 초등학생 딸과 한 책상을 쓰며 틈틈이 드라마 대본을 습작하고 있는데, 그동안 써온 대본을 동화로 개작하는 작업을 해볼 생각이다. 구체적인 소재를 정해 놓지는 않았지만 가족 구성원 간의 소통을 주제로 한 작품들에 애착이 많다. 전현정 작가는 “세상에 나와 똑같은 사람이 단 한 사람도 없는 것처럼 사람 수만큼의 다른 가치관과 꿈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문득문득 잊고 살아가는 것 같다. 지금 있는 모습 그대로를 인정하고 바라볼 수 있는 여유를 가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고 말했다.




외모

외모를 소재로 동화를 쓰신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어른들 못지 않게 아이들 세계에서도 외모에 관한 관심과 고민은 날이 갈수록 높아지는 것 같아요. 뚱뚱한 외모는 유치원생들 사이에서도 놀림의 대상이 되죠. 보여지는 것들에 점점 더 민감해지고, 아이들의 삶의 목표 자체가 대중 매체들이 인위적으로 만들어 낸 획일적인 기준들에 의해 휘둘리는 모습을 보면서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뚱보 은찬이를 통해 외모 콤플렉스를 꼭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만 바라봐야 할 것인지를 함께 고민해 보고 싶었습니다.


콤플렉스

요즘 아이들의 최대 콤플렉스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셨나요? 부모들이 잘 모르고 있는 콤플렉스는 무엇일까요?

외모, 학습 능력, 친구들 사이의 인기도, 운동 능력 등등. 고민의 상당 부분이 밖으로 드러나는 것들이 많았어요. ‘엄친딸’, ‘엄친아’ 등의 신조어들이 생겨나면서 심지어는 아이들 자신의 문제뿐만 아니라 부모의 능력과 조건까지 상대적인 박탈감으로 고스란히 떠안게 되는 것 같아 씁쓸한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다이어트

『으랏차차 뚱보클럽』의 주인공 은찬이는 다이어트를 하라는 엄마의 잔소리에 힘들어 하는데요. 식욕, 체중 다이어트가 아닌, 사람들이 이 세상에서 다이어트해야 할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다이어트를 해야 할 수많은 욕심들이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자녀에 대한 부모의 욕심을 꼽고 싶어요. 자녀의 삶을 통제할 수 있다는 부모들의 잘못된 생각들이 아이들에게서 지금이 아니면 누릴 수 없는 소소한 일상의 행복감을 앗아가는 것 같아요. 아이다운 감성을 가져보지 못한 채 어른이 된 아이들이 그 다음에 올 아이들에게 과연 어떤 말들을 해 줄 수 있을지를 생각하면 조금 답답하죠.


인정하기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일이 참 중요한 일인 것 같습니다. 이 책의 주제이기도 한데요. 자신의 모습을 사랑하는 것이 아이들에게 왜 꼭 필요할까요?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나의 모습과 나의 능력을 끊임없이 누군가로부터 인정받고 칭찬받고 싶어하죠. 식당에 가서도 맛있는 음식을 곧바로 즐기지 못하고 사진을 찍어 어딘가로 나르기 바쁘고, 아이의 예쁜 모습을 블로그에 올리기 위해 당장 내 눈 앞에 있는 아이의 볼에 입을 맞추고 안아 주지 못합니다. 내가 누군가에게 보여지는 것에 온통 시간과 마음을 빼앗겨 정작 스스로를 돌아볼 시간도 주어진 순간을 만끽하지도 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 아이 스스로 자신의 존재 가치를 인정할 수 있다면 누군가가 관심 가져 주지 않더라도 불안해 하지 않고, 어떤 자극이 와도 흔들리지 않을 힘을 아이 스스로 거뜬히 키워내리라 믿습니다.



교육관

책을 쓰면서 부모로서의 역할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을 것 같습니다. 평소 가지고 있는 교육 철학이 있나요?

이제 겨우 엄마 9년 차인 저로서 교육관에 대해 얘기한다는 것 자체가 좀 우스운데요, 논리적으로 말을 잘 하는 딸 아이와 말다툼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하게 몰린다 싶으면, 항상 제가 잘하는 말이 있어요. 나도 엄마 아홉 살이야. 엄마로서 무책임한 말 같지만 어떤 말로 아이를 설득하려 할 때보다 제 마음이 아이에게 잘 와 닿는 것 같아요. 아이 앞에서 잘못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아이와 함께 성장해 가는 것, 그것이 딸과 제가 소통하는 방식입니다.


그 땐 그랬지

작가님의 유년시절과 요즘 아이들의 세계를 비교해보면 무엇이 가장 다르게 느껴지는지요? 안쓰러운 부분과 부러운 부분은 무엇인가요?

제가 어릴 때 제일 자주 한 말은 ‘심심해’ 였어요. 별다른 놀이도 없던 그 시절 심심할 때 할 수 있는 제일 간편한 놀이는 가만히 앉아 공상을 하는 거였죠. 요즘 아이들은 심심함을 느낄 틈조차 없어 보여요. 제 딸 아이도 예외는 아니지만 요즘 초등학생들의 일과는 웬만한 대기업 사장님 못지 않게 바빠요. 학교 정규 수업에 방과후수업, 예체능 학원 몇 군데를 돌다 보면 어느새 저녁이 되고, 밥 먹고 숙제까지 하고 나면 하루가 후다닥 가버리죠. 심심하고 빈둥거리기도 해야 생각이 고일 텐데 아이 개개인이 가진 고유한 감성을 가꿀 여유가 없는 점이 안쓰러워요. 하지만 마음의 여유를 되찾기만 하면 옛날의 아이들과 비교해 누릴 수 있는 것들이 훨씬 많죠. 발품을 조금 팔면 곳곳에 무료로 체험할 수 있는 볼거리들이 널려 있고, 비행기를 타고 먼 곳까지 가지 않더라도 세계 곳곳의 사람 사는 이야기들과 문화를 접할 수 있는 점은 많이 부럽습니다.


동화

어릴 적 정말 좋아했던 동화, 작가는 어떤 작품 어떤 작가인가요? 요즘 동화책과 비교해본다면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제가 12살쯤에 읽었던 메리 노튼의 『마루 밑 바로우즈』란 작품인데, 몇 년 전에 <마루 밑 아리에띠>란 제목의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진 책이에요. 곁에 두고 쓰던 물건들이 가끔 사라질 때가 있잖아요. 쓰던 물건이 없어지면 곧잘 혼잣말로 ‘쓰고 돌려줘’하고 중얼거리는 버릇이 있는데, 그러다 보면 신기하게도 물건이 제자리에 돌아와 있어요. 저는 지금까지도 마루 밑 요정들의 정체를 굳게 믿고 있습니다. 요즘 동화책은 예전에 비해 시각적인 자극을 주는 요소들이 훨씬 더 풍부해졌어요. 이미지도 많고, 색감도 화려하고 팝업 북에 등장하는 입체적인 장치들은 눈과 귀 모두를 즐겁게 하죠. 그에 비해 제가 읽었던 동화책들은 참 볼품 없었어요. 간간이 나오는 흑백의 그림들은 조잡했고, 인쇄 상태도 좋지 않아서 많이 읽다 보면 활자가 닳아서 없어지기도 했죠. 하지만 지금 동화책을 볼 때보다 머릿속으로 더 많은 상상을 하게 했던 것 같아요. 요즘 동화책은 독자가 상상할 부분까지 너무 친절하게 대신해 주고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작업실

작가 프로필에 ‘딸과 같은 책상을 사용하고 있다”고 소개되어 있는데, 작가로 데뷔를 하셨으니 작업실을 꾸밀 계획이 있으신가요?

저는 작업실이 따로 없어요(웃음). 부엌 식탁에서도 쓰고, 손님이 없는 틈에 남편 식당에서 쓰기도 하고, 딸이 숙제 할 때 옆에서 쓰기도 하고, 동네 도서관을 이용하기도 하죠. 조용한 나만의 작업실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 적도 있지만 시끄럽고 어수선한 환경에 익숙해져서 갑자기 조용해지면 어색할 것 같아요. 당분간 책상 구입은 안 할 계획입니다.




딸이 소중한 독자일 것 같습니다. 딸 또는 또래친구들의 서평을 간단히 이야기해주신다면?

딸은 제 첫 독자이자 날카로운 비평가이자 든든한 취재원이죠. 결과가 명쾌하게 떨어지는 스포츠 관련 동화책이나 영화를 좋아하는 딸은 은찬이가 우승을 하지 못한 점이 못내 아쉬운 눈치랍니다. 한번쯤 뚱뚱하다고 놀림을 받아 본 친구들은 은찬이를 보며 약간의 통쾌함을 느꼈다고 말해줬어요.


건축과 글쓰기

건축을 전공하셨는데 작가가 되셨습니다. 두 분야의 매력은 무엇이며 건축을 소재로 한 작품을 쓸 계획은 없으신지요?

건축, 글쓰기 둘 다 제 속에 있는 무언가를 밖으로 꺼내 표현한다는 점에서 닮은 것 같아요. 참, 밤을 자주 새워야 하는 작업이란 것도 공통점이네요. 건축은 설계도를 그리고 그 설계도를 바탕으로 건물이 실제로 지어져야 비로소 완성되죠. 제가 그동안 습작해 왔던 드라마 또한 대본을 거쳐 하나의 극으로 만들어져야 완성이 되고요. 건물을 지으면서 건축주의 생각과 다르면 도면을 수정하기도 하고, 배우가 연기를 하다 대사가 어색하면 대본을 고칠 수도 있죠. 둘 다 생각을 바꿀 기회가 있지만, 동화는 한 번 책으로 만들어지고 나면 곧바로 세상 밖으로 나가야 하니까 부담감이 더 큰 것 같아요. 그만큼 더 생각이 깊어지고 신중해 지는 것이 매력인 것 같기도 하고요. 현대의 건축가들에 대해선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반면 그 옛날 궁궐을 짓고 아름다운 한옥을 짓던 목수들에 대해선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하죠. 기회가 된다면 건축가이자 장인이었던 옛날 목수들의 삶과 꿈에 대한 이야기를 소재로 한 동화를 써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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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랏차차 뚱보 클럽 전현정 글/박정섭 그림 | 비룡소
키 159센터미터, 몸무게 79킬로그램, 별명은 십인분. 남들보다 ‘조금’ 통통한 몸매에 헤라클레스 같은 힘을 지닌 열두 살 고은찬의 당차고 유쾌한 이야기로, “안정된 문장력과 분명한 서사”를 펼쳐 보이고 외모 지상주의가 만연한 지금 시대의 아이들에게 의미 있는 이야기라는 평을 받으며 올해의 황금도깨비상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무엇보다 비만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다루지 않고, 자신의 타고난 모습 그대로를 인정하며 콤플렉스를 장점으로 만들어 나가는 주인공의 긍정적 캐릭터는 사회의 편견에 통쾌한 한 방을 날리는 동시에 짜릿함과 감동을 안겨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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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엄지혜


eumji01@naver.com

으랏차차 뚱보 클럽

<전현정> 글/<박정섭> 그림14,400원(10% + 5%)

초등학교 3학년부터 6학년까지를 대상으로 논술의 기본인 사고력과 창의력을 길러 주는 「일공일삼」 제83권 『으랏차차 뚱보클럽』. 동화작가 전현정의 첫 번째 장편동화입니다. 2013년 제19회 황금도깨비상을 수상했습니다. 키는 159cm지만 몸무게가 79kg에 달하는 열두 살 소년 '고은찬'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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