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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지와 듀스는 너무 올드하대요” - 진보 인터뷰

한국 음악은 너무 착하다 “어쩔 수 없다고요? 사실 어쩔 수도 있는 거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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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너무 착한 게 제일 아쉬워요. 회사 말 들어야 되고. 이게 나왔는데 심의에 걸리면 안 되고. 뭐하면 안 되고, 뭐 하면 안 되고. 제가 제일 싫어하는 말 중에 하나가 “야, 어쩔 수 없잖아~”에요. 사실 어쩔 수 있거든요? 회사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하면 회사랑 계약 파기하면 되는 거고. 방송 심의가 신경 쓰이면 해외 서버를 빌려서 인터넷으로 하면 되고.

진보를 만난 장소는 서울 방배동의 룸360(rm.360)이었다. 알려졌다시피 디제이 소울스케이프(DJ Soulscape)가 운영하는 레코드샵이라서 그런지 매장을 방문하자 뉴잭스윙가수 기린이 뮤직비디오와 아트워크에 관해서 의견을 나누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1970~80년대의 알앤비, 소울 LP를 구경하며 기다리다보니 인터뷰의 주인공인 진보가 도착했다. “압구정에서 방배동까지 차를 운전하며 오는데 이상하게 50분이나 걸리더라고요” 미안하다는 말이 먼저 나왔다.

 

 

그를 만나러 온 의도는 케이팝의 명곡들을 흑인음악의 다양한 스타일로 재창조한 < KRNB >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였다. 좀 더 편안한 대화를 나누기 위해 매장 건물 지하에 위치한 스튜디오 겸 아지트로 내려갔다. 형 동생 하는 동지들이 오고갔다. 자연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1970~80년대 펑크(Funk)에 대한 애정, 보컬에 대한 고민부터 소녀시대와의 드라마틱한 만남, 아티스트와 평론 간의 관계 등 제한을 두지 않은 다양한 화두에 대한 진보의 생각이 펼쳐졌다.   

 

 

케이팝을 리메이크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이 답변에는 솔직한 버전과 덜 솔직한 버전, 두 개가 있어요. (웃음) 공식적인 답변으로 말씀드리면(웃음) 제가 뉴욕에서 현재 매니지먼트 해주는 재키(Jaeki Cho)라는 친구를 만나게 됐어요. 그 전까지 저는 의식적으로 한국음악을 일부러 잘 안 들었어요. 혹시나 뽕끼나 이런 게 들어올까 봐요. 그런데 힙합 잡지 저널리스트인 그 친구가 “그래도 케이팝 중에서 좋은 것도 있다, 너무 안 듣는 건 폐쇄적이지 않냐?”라면서 이거 한 번 들어보라고 아이디어를 많이 줬어요. “이 곡에서 이 가사를 형이 늘 하는 프리스타일 식으로 바꿔서 부르면 좋겠다”는 식으로요. 당시에는 그 이야기 듣고 마뜩찮았는데 계속 그렇게 이야기해주니까 조금씩 가사를 바꿔 부르면서 처음에는 장난 식으로 시작했죠.

 

그 때 주로 들었던 음악이 뭐였나?


그 친구가 투애니원(2NE1) 좋아하고 태양 좋아하고…… 그래도 잘 만들어진 것 있잖아요. 그런 거 많이 들려줬어요.

이번에는 솔직한 버전으로 답해 달라 (웃음)


더 솔직한 마음은 저도 몇 년 동안 고심을 했었어요. 대중들하고 음악적인 접점을 만드는 게 엄청 힘들잖아요. 예를 들면 한국에서 완전 디안젤로(D'angelo) 같은 거를 했는데 미국에서 알앤비를 좋아하는 것과 한국 사람이 좋아하는 거랑 맥락과 역사의 차이가 있잖아요. 이 차이를 연결시킬 수 있는 허브가 뭐가 있을까 생각을 하다가 그런 아이디어가 나오게 된 거죠. 예를 들면 소녀시대 좋아하는 사람들은 소녀시대 곡을 리메이크 했다고 하면 일단 듣는 사람들이니까 듣고 나서 “이런 느낌도 있네?”하면서 친숙해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죠. 저를 그 사람들이랑 조금 더 친해지게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시작을 하게 됐어요. 

 

리메이크하게 된 곡들 중에는 선정의 기준이 있나?


제안한 친구는 “소녀시대 중에서 골라보자, 씨스타에서 골라보자, 포미닛에서 골라보자” 그랬는데 저는 씨스타, 포미닛 노래 나올 때는 “(기겁을 하며)어우! 나는 거기까지, 거기까지. 소녀시대까지.”라고 더 이상은 나갈 자신이 없다고 말했어요. (웃음) 그런데 또 제가 적은 리스트는 전부 다 서태지와 아이들, 듀스 이렇게 나가니까 그 친구가 너무 올드하다고. 요즘 애들은 그거 모른다고 해서 아마 반반쯤 시대가 나뉘어져서 정해진 것 같아요.

 

시도해보고 싶었는데 수록이 못 된 곡이나, 나중에 빠진 곡도 있나?


두 개 쯤 빠진 것 같아요. 에스이에스(S.E.S)의 「감싸 안으며」를 원래 곡으로 하려다가 인트로로 뺐고, 박진영의 「니가 사는 그집」을 하려고 했다가 뺐고, 투애니원의 「내가 제일 잘 나가」(웃음)를 골랐다가 뺐어요.

 

왜 뺐나?  


< KRNB >가 제 취향이 담긴 베스트 앨범 같은 느낌이어서 「니가 사는 그집」은 그런 면에서 탈락. 굳이 해가지고 괜히 전체적인 밸런스만 무너질 것 같아서 뺐어요.

 

기본적인 원곡의 흔적만 짐작할 수 있고, 사실상 새 곡을 만들었다. 거의 원곡을 파괴한 수준인데. 이번 제작의 원칙은 파괴와 재창조였나?


세워진 원칙에 따라 다 적용되는 게 아니고 다 달라요. 어떻게 보면 다 만들고 보니 그렇게 된 것이긴 한데. 첫 번째로 만든 곡이 「아름다운 그녀」였거든요? 그 경우는 사실 원곡 멜로디 테마는 다 살리면서 분위기는 ‘완전히 잽 앤 로저(Zapp & Roger)랑 댐-펑크(D?m-Funk)로 갈 수 있겠는데?’라는 아이디어와 마침 제 개인적인 경험이 덧씌워지면서 나온 케이스에요. 「아름다운 그녀」같은 경우는 원곡의 느낌이 많이 살려진 곡이죠.

 

「너와 함께하면 행복해」 같은 경우는 만들다보니 제가 「너와 함께한 시간 속에서」를 어렸을 때 좋아했던 임팩트가 워낙 강하다보니 잘 안 바뀌는 거에요. 만들다보니 거의 노래방 카피 정도가 되는 것 같아서 그게 되게 싫었어요. 이 곡은 오히려 많이 바꾸려고 의도한 경우죠.

 

「알고 있었어」는 완전 엉뚱한 경우였어요. 이 곡 만들기로 한 날 답이 안 나와서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실비아 스트리플린(Sylvia Striplin)의 「Give me your love」 들으면서 혼자 창고에서 흥얼거리면서 춤추다가 갑자기 “여기에 그대로 멜로디 붙이면 슬픈 노래가 클럽 튠이 되네? 디제이들도 틀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만들게 된 거에요. 그때그때마다 탄생비화가 다 있어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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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의 원곡들이 1990년대 중후반부터 최근 시기까지 퍼져있다. 1990년대 감성과 현재 아이돌 음악의 감성을 비교해보자면?


요즘에는 확실히 경박스러운 노래가 너무 압도적으로 많은 것 같아요. 예전에는 그래도 조금 진지한 노래도 있고 약간 뽕끼가 있어도 애잔하면서 깊게 찌르는 노래도 있었는데 요즘에는 그런 노래가 별로 없는 것 같고. 요즘에는 제 나이 때문인지 완전히 10대 취향으로 만들어진 노래를 듣고 100퍼센트 즐겨지지는 않는 것 같아요.

 

가사 측면이 큰 것 같기도 하다. 이 노래는 대체 뭘 이야기하고 싶어 하는지 알 수 없는 가사들.


입에 담기 창피한 가사들 있잖아요. 뭐 보핍 보핍 이런 거는 지금 태어나서 처음으로 입 밖으로 꺼내본 표현이에요. (웃음)

 

< Afterwork > 앨범과 비교했을 때 보컬에서 약간 섬세한 느낌이 많이 추가된 것 같다. 변화를 준 부분 있나?


음.. 막 흑인 같이 하려는 강박을 조금 벗은 것 같고요. < Afterwork >를 발표한 뒤 노래가 많아 졌으면 좋겠다는 피드백이 있어서 이번 믹스테입 같은 경우는 제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주는 선물과도 같았어요. 노래에 관해서는 매번 할 때마다 항상 부족함을 느끼고 개선하려고 해요. 노래 부분에서 제일 많이 느껴지는 것은 “아직도 나는 여기에서 음정이 왜 불안할까. 왜 한 음이 깨끗하게 한 줄로 안 나갈까.”같은 아쉬움이에요. 어떨 때는 “왜 쓰는 화성이 매번 똑같을까. 어려우면서도 캐치한 코러스를 못 만드나.” 고민도 하고요.  항상 그런 것을 신경 써서 조금씩 개선이 된 부분이 있다면 그런 것이겠고, 흑인처럼 안 하려는 부분도 반영된 것 같고요.

 

스스로 보이스 색깔을 찾았다고 확신하는 단계는 아닌 것 같다.


전혀. (웃음) 전혀 아니에요.

 

개인적으로 보컬을 단련 하나?


너무 못 들어주겠다고 기분이 확 나빠지면 의도적으로 복근운동을 많이 하고요. 호흡에 대한 부분도 집에서 연습할 때가 있고 그래요. 그 전날 공연을 했는데 제 스스로 숫기 없게 했던 게 느껴지면 다음 날 아침에 탄천으로 나가서 사람들 있는 앞에서 (복식호흡하는 성악가 발성을 내며) ‘아아~~’ 이래요. (웃음) 사람들 앞에 서면서 이런 것 창피해하면 안 된다고 스스로 이야기하면서요. 그리고 제일 친한 친구들 중에 뮤지컬 배우가 한 명 있어요. 그 친구랑 있으면 자연스럽게 이런 소리는 어떠냐고 물어보기도 하고 어머니께서 코치해주시기도 해요. 가끔가다 어머니께서 “너는 음을 너무 짧게 끊어. 길게 길게 다 채워”라고하시면 저는 “아 어머니 빨리 나가세요”라고 말은 하지만 방에서 길게 한 번 소리 내보고 (웃음)

 

보컬 트레이닝을 따로 받지는 않는 것 같은데 가이드라인이 된 아티스트가 있나?


일단 스티비 원더, 디안젤로, 뮤지크 소울차일드, 알 켈리, 마이클 잭슨, 퍼렐 윌리엄스, 커티스 메이필드, 도니 헤서웨이… 암튼 명창이라고 할 만한 사람들은 다 듣고 나서 “이렇게 하고 싶다. 이런 느낌 좋다”는 건 다 신경 쓰고요. 보컬 레슨은 길게 쭉 받지는 않았지만 올 초에 LA에 체류했을 때 무브먼트 크루였던 앤(Ann) 누나를 찾아간 적이 있었어요. 예전에 그냥 서로 음악 좋다고 칭찬해 주다가 그냥 무작정 찾아갔죠. 거기서 막상 처음 만나서 우리 뭐할까 고민하다가 노래 좀 가르쳐 달라고 말했어요. 그랬더니 바로 그 자리에서 누워보라고 하더니 누워서 소리를 한 번 내보라고 그러더라고요. 테크닉을 가르쳐주겠다고. 그렇게 스케일 연습도 하고 그런 식이었어요. 도움 받을 데가 있으면 어디든 언제든 가리지 않아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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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mn」의 원곡 「Gee」는 귀여운 소녀시대 이미지인데 정작 리메이크 버전은 섹슈얼한 분위기로 변신해 뒤통수를 친 곡이었다. 의도 한 것인가.


그렇죠. 한국 문화가 엄청 귀여운 문화잖아요. 저는 사실 그런 거 아직도 적응이 안 되거든요. 특히나 가만 보면 방송이건 어디든 간에 약간 인공적으로 과장된 형태로 귀엽거나 착하거나 순수하거나 억지로 몰아가는 것 같아요. 실제로는 그렇지도 않으면서요. 어느 동네를 가도 안마방 간판들이 많잖아요. 야한 가사라고해서 나왔는데 막상 보면 하나도 섹시하지도 않고 표면적일 뿐이고. 그런 거에 대한 불만이 담긴 것도 있고요. 미국 알앤비는 기본적으로 섹슈얼한 음악인 것 같은데 느린 템포의 슬로우 잼 스타일로 만들다 보니 자연스럽게 분위기가 나온 것 같기도 해요. 뭐 소녀시대도 사실 지금 20대 초중반의 나이가 되었는데(웃음) 그 분들도 TV 나와서 계속 귀엽고 깜찍한 것 하는 게 스트레스일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가사의 측면에서도 그렇고 국내 알앤비 음악에서 가장 아쉽게 느끼는 점은?


다들 너무 착한 게 제일 아쉬워요. 회사 말 들어야 되고. 이게 나왔는데 심의에 걸리면 안 되고. 뭐하면 안 되고, 뭐 하면 안 되고. 제가 제일 싫어하는 말 중에 하나가 “야, 어쩔 수 없잖아~”에요. 사실 어쩔 수 있거든요? 회사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하면 회사랑 계약 파기하면 되는 거고. 방송 심의가 신경 쓰이면 해외 서버를 빌려서 인터넷으로 하면 되고. 자기가 표현을 하고 싶으면 어떤 방법을 통해서라든 할 수가 있는 건데 “어쩔 수 없어”라고 그친다면 그렇게 해서 카리스마를 가질 수는 없는 것 같아요. 이래서 겁나고 저래서 겁나는 사람이 어떻게 일반인이랑 같을 수 있겠어요. 약간 ‘Fuck you’정신이 있어야 될 것 같아요. 그만큼 하고 싶은 걸 해야지 좋은 게 나오고 매력적인 게 나오지, 그렇게 하고 싶지 않은 걸 억지로 해가지고 그 치열한 경쟁판에서 어떻게 살아남아요. 뭐 사장님이 싫어할까봐, 피디님들이 싫어할까봐 그런 마음으로 만든 거를 저는 별로 듣고 싶지가 않아요.

 

「Damn」의 곡 중간마다 소녀시대와 대화한 목소리가 나오는데 곡에 삽입할 목적을 사전에 가지고 있었던 것인가.


그 「Damn」의 원형이 사실 1년 전에 1절정도 분량으로 먼저 있었어요. 역시 재키가 그걸 듣고서 “진짜 이거다”라면서 하고 싶어 했거든요. 저는 계산도 안 하고 있었는데. 마침 걔가 다른 잡지 바이브(Vibe)인가? 거기에 프리랜서로서 소녀시대 인터뷰를 따러 어느 호텔로 갔었어요. 원래는 인터뷰에 사진사와 인터뷰어만 갈 수 있었는데 제가 녹취사라는 없는 직함을 만들어서(웃음) 따라갔어요. 일부러 마이크도 조금 큰 거 가져가고 딱 선글라스 끼고 수상하게 녹취를 하고 있었죠. 녹음을 받으러 가는 길에 그 친구가 “인터뷰 중간에 자기가 유도할 테니까 앞에서 노래를 한 번 해라”고 부추기더라고요. 그렇게 하면 완전 대박일 거라고. 그런데 막상 하려니까 엄청 떨리잖아요. 떨리는 마음으로 가서 인터뷰를 하다가 그 친구가 상당히 어렵게 노래를 시키려는 쪽으로 대화를 유도하는 게 귀에 들리더라고요(웃음) 「Damn」 들어보시면 아시겠지만 “소녀시대 커버 곡들이 있잖아요?” 이런 말을 하면서요.

 

진보 본인의 목소리인 줄 알았다 (웃음)


아니에요. 그 순간 속으로 ‘어떻게 하지, 어떻게 하지’ 하다가. 마지막에 들어보시면 아시겠지만 걔가 말을 더듬으면서 “Da..da..da..da.. damn이라고 혹시 들어보셨나요?” 하잖아요.(웃음) 그 말 바로 다음에 노래를 불렀어요. 마침 티파니씨 앞이었는데 좀 더 가까이 앉아도 되겠냐고 물어봤더니 ‘Yes, sure’라고 해서 목을 가다듬고 노래를 딱 불렀죠. 중간에 미국 쪽 에이전트가 와서 인터뷰 시간 한정되어 있어서 노래 같은 거 하지 말고 끝내라고 해서 (웃음) 돌아와서 녹취 끝내고 노트북 덮고 고개 푹 숙이고 앉아있는데 어떤 아가씨가 와서 ‘정말 잘 들었어요’라고 그러기에 (고개 숙인 상태로) ‘누구지? 아홉 명 중에 누구지?’라고 생각하다가 고개를 들어서 보니까 유리 씨가. (일동 탄성) ‘아! 나와의 인연은 유리였구나.’했죠. 유리 씨가 저를 지긋이 바라보면서 이야기를 해줬어요. 조금 있다가는 티파니씨가 와서 ‘Actually I like that song’라고 그러 길래 그 때는 폼 잡으면서 “You can type 진보 on youtube”라고 괜히 여유 부리고. 그리고 미리 준비한 < Afterwork >랑 < Mind Combined > 앨범을 줬는데 유리 씨가 “저기요, 저기요” 그러기에 ‘유리가 나에게 무슨 또 할 말이 있지?’라고 생각했는데 “근데 안에 CD가 없는데요?”라고 (웃음) 그래서 “아 그거 다 같이 구워서 들으세요”라고 대답했던 그런 일화가 있죠.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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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대도 어떤 형태였든 피드백을 해줬는데 다른 분들에게서 피드백이 온 것은 있나?


아쉽게도 없어요. 솔리드의 정재윤씨한테는 페이스북으로 「Yes and no」 보내드렸는데 아주 간단하게 “좋네. 열심히 해”라고 메시지가 왔어요.

 

제일 만족도가 높은 곡은 역시 「Love game」인가?


네. 우선 그 장르와 정서를 좋아하고요. 보아의 원곡도 좋아하지만 프린스의 「I feel for you」 노래 자체를 되게 좋아해요. 그래서 제가 좋아하는 그 분위기의 음악을 제가 만들었다는 게 좋고. 곡도 그냥 1절-후렴-2절-후렴-브리지-후렴 이런 구성이 아니라 중간에 길게 뺀 부분도 나오고. 그 중간에 신스에서 나오는 1980년대 펑키한 느낌 같은 게 한국에서 시도한 게 별로 없는 것도 같고요. 그 부분을 만들 때 고민이 많았어요. 중간 대목의 비트가 완전 조지 클린턴의 분위기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신시사이저를 잘 갈겨야 하는데 제가 건반 주자는 또 아니잖아요. 하지만 팔리아멘트(Parliament) 같은 경우는 밴드인데다가 신시사이저는 건반 도사들이 친 거라서 욕심은 있는데 막막한 상태였죠. 고민하면서 “이런 거 넣어볼까? 저런 거 넣어볼까?”라면서 진행하다보니 조금씩 맛이 나더라고요. 기타까지 들어갔으면 더 펑키했겠지만 신시사이저만으로도 그 냄새가 나서 정말 좋았어요. 알앤비 같은 경우는 (애드립을) “우~우우우”라는 식으로 음으로 표현하지만 그런 부분을 펑크에서는 “You are my candy!!”처럼 소리를 지르는 방식으로 표현을 할 수 있었던 것도 기뻤고요.

 

1970~80년대 펑크에 대한 애정이 느껴지는데 좋아하는 느낌을 자기 곡으로 표현하는 접근법이 쉽지만은 않을 텐데.


모방과 변형인 것 같아요. 일단 처음에는 무조건 모방으로 시작하는 거죠. 예를 들어 잽 앤 로저를 들었을 때 제가 어딘가에서 반응하는 부분이 있잖아요. 느낌을 종이로 쓸 수는 없지만. 이번에는 반대로 제 작업물에서 묻어나는 그 펑키한 느낌이 자극이 될 때가 있어요. “아, 요런 느낌이었구나” 식으로 그렇게 찾아가는 것 같아요.

 

직접 레이블 ‘Superfreak Records’를 세웠다는 점에서 비즈니스 영역을 무시할 수 없지 않을 것 같은데. 자기 가치관도 지켜야 하는 부분이 있고, 상업적인 성과를 내야 되는 부분도 있는데 적절히 균형을 맞춘 지향점이 있나?


대중들이랑 친해지는 거예요. 한 번 딱 만나서 알랑방귀 뀌면서 “아, 형님으로 모시겠습니다. 형님 내일 술 한 잔해요!” 이런 다음 연락 안 하는 게 아니라요. 멀리 돌아가는 길을 뜻하는 거예요. 저 사람을 꼬셔서 내 매력을 알아차리게 만든 다음 결국 그 사람한테 이 앨범 사라고 만드는 거는 결국 똑같은 건데 단지 조급하게 어떻게 사람들에게 한 번 해보려고 억지로 하는 게 아니라 저에 대한 이런 면 저런 면을 조금씩 보여주면서 친해지는 걸 원해요.

 

LA에서 인디펜던트 아티스트 수업을 들었다고 하는데. 얻은 점이 뭔가.


노래적인 면에서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선생님께서 제 노래를 들으신 뒤 “I heard some Earth Wind & Fire, I heard D'angelo, I heard Marvin Gaye, But What is Jinbo? What is Jinbo's music?” 이렇게 질문을 받았을 때 제가 원하는 거를 얻었던 동시에 숙제를 하나 받은 거예요. 저가 원한 거는 “쟤 한국인인데 완전 흑인이야~” 이런 평가를 받고 싶었는데 막상 그 소리를 듣고 나니까 ‘나는 이제 뭐지?’ 인정은 받았는데 갑자기 뭔가 머릿속에서 쨍그랑 깨지면서 이제는 새로운 목표를 잡아야 한다는 게 하나 생겼던 거죠.

 

음악적으로는 아무래도 제가 힙합 베이스로 시작을 한 음악인으로서 루프 음악이란 말이에요. 평가 수업시간에 만들어가지고 온 걸 같이 들어보면 너무나도 제 음악은 지겹게 들리는 거에요. 물론 그 쪽에는 록 음악하는 애들이 많아서 곡구성도 다양하고 갑자기 드럼이 없어지면서 기타 솔로가 나왔다가 피아노도 나오고 박자도 4분의 4에서 4분의 7로 바뀌었다가 엄청 프로그레시브한데 힙합이 베이스인 음악들은 컷 앤 페이스트, 컷 앤 페이스트 이러니까 발표하면서도 제가 짜증나고 자랑스럽지가 않은 거예요. 그래서 여기에 안주하면 장르적인 면에서도 보탬이 안 되겠구나 느꼈어요.

 

마지막으로 또 하나는 뮤지션의 캐릭터인데. 거기서 멋있게 잘난 척하는 애를 만난 거예요. 한국에 있다 보면 다 겸손하니까 굽실굽실한 거에 익숙해져 있다가 그런 애를 보니까 얄미우면서도 멋있어 보이는 거예요. 음악 엄청 잘하고 인기도 제일 많은 애가 있었는데 나이도 어리고 집도 멋있었던 거예요. 애들이 걔한테 너 음악 좋다고 칭찬해주면 걔는 오히려 “내 음악 좋다고 하는 애들 중에 내 음악 이해하는 애 한 명도 없는 것 같애” 이러는 거예요. 그걸 보면서 더 미우면서도 매력적으로 보였죠. 걔가 그냥 “저 뭐 그냥 그렇죠…”라고 했다면 피식하고 말았을 건데, 저 멀리 가버리니까 계속 잡고 싶은 거예요. 일상적인 부분에서는 물론 문제가 있을 수도 있지만 아티스트의 캐릭터적인 면에서는 저런 마인드는 가져야겠다고 느꼈어요.     

 

잠시 사진 촬영을 하기 위해 1층 매장으로 올라갔다. 오후 시간이라서 그런지 매장 주변에는 하교하는 상문고 학생들이 자주 눈에 띄었다. 진보 역시 상문고 출신이다. “제가 학교 다닐 때 이런 레코드 샵이 있었더라면 자주 이용했을 텐데 애들이 들어올 생각을 안 해요” 음악애호에 대한 일반 대중의 인식을 안타깝게 생각하는 마음이었을 것이다. 상문고 학생 특별할인이라도 해야 되는 거 아니냐는 질문에 웃으면서 “조만간 흑락회(상문고 흑인음악 동아리) 모임에 참석할 생각인데 그 자리에서라도 프로모션을 해야 할 것 같네요”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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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스, 김진표, 흑락회 등의 전력을 보면 상문고의 영향이 컸을 것 같다.


남자학교라서요. 남자학교는 무조건 남녀공학에 비해 문화취미활동이 발달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로맨스가 없으니까 (웃음) 너무 암울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힙해야 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저는 참고로 중고등학교를 다 남자학교에서 다녔어요. (웃음)

 

믹스테입이라는 포맷과 슈퍼프릭 레코드가 지향하는 바가 무료 배포라는 형식으로 이뤄진 건가.


일단 저작권 문제가 있고요 두 번째로는 음원 정액제 문제도 있어요. 저는 아까도 이야기했지만 “어쩔 수 없지”라고 굴복하는 스타일이 아닌 것 같아요. 특히 인디 뮤지션에게는 자급자족할 수 있는 길에서 더 좋은 툴이 있다면 얼마든지 갈아타야 한다고 생각해요. 즉 예를 들어 악덕업체가 선하게 바뀌기를 기다리는 게 아니라 다른 경쟁자 쪽으로 가서 악덕업체를 자연스럽게 경쟁논리에 의해 도태되게 하는 게 맞는 거지. 그 사람들 품 안에 있으면서 게임의 룰을 바꾸는 것은 힘든 것 같아요. (< KRNB >의 배급 사이트인) 밴드 캠프(bandcamp.com) 같은 경우에는 15퍼센트만 수수료로 회사가 가져가고 나머지는 아티스트에게 배분하는 구조거든요. 국내에서 물론 아티스트들이 다 멜론, 벅스 들어가는 이유가 있겠죠. 그런데 들어가야지 소비자들을 많이 얻을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정말로 자기 팬 베이스 500명이나 1000명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저는 굳이 멜론, 벅스 찾을 필요 없이 다른 데로 빠져나가서 자기가 자기 팬들과 직접 유통할 수 있는 통로가 있으면 그런 쪽으로 가야한다고 생각해요.

 

2005년 EP < Call My Name >을 발표하며 이 씬에 오래 몸담은 편인데 가장 크게 부딪히는 벽이 뭐라고 생각하나.
사람들의 성향이에요. 얼마 전에도 영국의 스티브 스페이섹(Steve Spacek) 라이브 영상을 보는 데 심지어 그런 장르의 무대에서도 포인트가 되는 부분에서 여성 관중들의 환호가 나오고 그래요. 그 사람들은 표출을 하는 거죠. 그런데 한국에서는 웬만하면 그런 게 안 나오거든요. 마치 소리 안 내는 조용한 신부마냥 (웃음) 이런 것들에게서 큰 벽을 느끼고요. 사람들한테 알려질 수 있는 통로가 방송이 가장 크다는 것. 심지어 케이블 TV에서도 계속 나오는 특정인들만 나온다는 것. 그 보다 한 단계만 아래의 매체로 가면 매체의 힘이 없다는 것. (웃음) 다 나라가 작아서 그런 건데 아직 성장하는 단계라서 그런 것 같아요.

 

몽구스와 「비밀편지」에서 콜라보한 것을 보면 뉴웨이브에 대한 애정도 있나보다.


몽구스 쪽에서 작업제의가 들어와서 흔쾌히 하고 싶다고 했고요. 그 전에도 다른 브랜드와의 콜라보를 통해 제가 가지고 있는 일렉트로니카 성향으로 음악을 하려던 게 있었어요. 전 세계적으로 음악이 일렉트로닉 영향을 크게 받고 있는 시대라서 저도 당연히 거기에 속해 있는 한 사람으로서 영향을 많이 받았죠. 그리고 그 안에서도 제 취향이 있어요. 그런 것을 어떻게 표출할까하는 시점에서 제의가 왔고 자연스럽게 원곡을 영국 하우스 음악으로 바꾸고 싶다는 제 생각으로 표현한 거죠.

 

최근에 듣는 음악 스타일이나 장르가 있을까.


장르로 이름 붙이기는 어려운 것 같고요. LA 비트 씬 음악 좋아하고요. 그리고 레이블로 따지면 브레인피더(Brainfeeder). 핫플러쉬(Hotflush), 럭키 미(LuckyMe). 장르로 따지자면 풋워크(Footwork) 장르 좋아하고요. 영국에서 나오는 UK 개러지 소울, 하우스 좋아하고. 저도 그런 걸 하고 싶고요. 어제는 여기 스튜디오에서 친구들이 아름다운 음악 듣고 싶다고 얘기해줘서 “그럼 무조건 비치 보이스의 < Pet Sounds >지” (웃음) 라면서 그런 거 틀고 그랬어요. 장르는 다 다양하게 듣지만 제가 좋아하는 취향이 다 있어요. 자주 변하지만 아름다운 화성이 있고, 그루브가 있으면서 뻔하지 않은 트위스트들이 섞여 있는 것들.

 

굳이 알앤비 장르를 떠나서 국내 쪽에 좋아하는 아티스트는 없나?


일단 옛날 것들은 항상 흥미롭게 듣고요. 신중현, 조용필, 들국화 1집 정말 좋아하고요. 제 스스로 게으르다고 느껴질 때가 뭐냐면. 제일 잘하는 사람들, 레전드 그런 사람들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제가 NBA 오락할 때 골든 스테이트 이런 팀을 고르는 게 아니라 그냥 마이애미 히트 고르는 걸 보면. (웃음) 제일 잘하는 사람들이 매력이 있고 캐낼 것도 많고 좋아하게 만드는 것 같아요.

 

이번 앨범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Yes and no」의 믹싱이 너무 아쉽고요. 전반적으로 믹싱은 너무 아쉬워요. 그거는 믹스테입이라는 점에서 제가 포기하고 들어간 부분이기 때문에. 그거 욕심내면 1~2년은 쑥쑥 지나가거든요. 이거는 날짜 정해놓고 간 거라서 저 스스로 두고두고 찝찝해도 할 수 없다는 마음으로 만들었어요. 「나빠」 같은 것도 조금 더 다듬을 수 있는 거라서 아쉬운데 사람들이 모니터를 하고 나서 2절까지 나오고 브리지가 더 나왔더라면 좋겠다고 하더라고요. 통상적으로는 당연히 그래야 하는데 저는 혼자 듣다보니까 제가 아쉬워서 더 듣게 되더라고요. 2분 몇 초 밖에 안 되니까. 듣고 나서 아 이게 뭐야, 이제 좀 좋아지려고 하는데 끝나버리니까 다시 듣게 되는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일부로 놔둔 것도 있고요. 이번 앨범은 아쉬움이 매력인 것 같아요.

 

구상하고 있는 추후 계획이 있나


12월쯤에 EP앨범이 나올 것 같고요. 사실 완성이 다 된 상태고 심지어는 뮤직비디오도 다 돼있는 상태에요. 그리고 비트 테입도 기획하고 있는 게 있고요. 아예 일렉트로닉 음반도 하나 만들고 싶고요. “누구 따라 했다, 자기 줏대 없다” 이런 피드백을 보면 일단 기분은 나쁘지만 나중에 드는 생각은 “나에 대한 기대치를 높게 보고 있구나”에요. 저는 사람들이 이렇게 기대하니까 그 쪽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라, 잡을 만하면 멀리 가버리고 자기가 가고 싶은 길로 가면서 증명하고 싶어요. 저는 다 하고 싶어요. 국악하는 사람도 뉴욕에서 한 번 만난 적이 있었는데 어설픈 스위트박스(Sweetbox) 같은 크로스 오버가 아니라 예를 들면 브레인 피더 레이블에서 나오는 오스틴 페랄타(Austin Peralta), 매튜데이비드(Matthewdavid) 같이 말도 안 되는 앰비언트에 국악악기가 들어가는 모습이 저는 자연스럽게 매치가 되거든요. 그렇게 된다면 무대도 예술의 전당 같은 곳에서 상당히 실험적으로 기획할 수 있을 것 같고요. 그리고 내년에는 아마도 제 정규 앨범이 나올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제대로 힘 줘서.

 

EP 앨범은 어떤 스타일이 될 것 같나


약간 핑크색 바닷가가 있는 행성에 들어간 주제로 한 8비트 오락 게임? (웃음) 패미콤 게임 속으로 들어간 느낌이에요. 픽셀이 좀 깨져있는.

 

모 사이트에서 논쟁이 되기도 했지만 아티스트와 평론간의 관계에 대해서 개인적인 생각이 있다면.


황희정승 말처럼 너도 옳고 너도 옳고 다 맞는 말인 것 같아요. 모르겠어요, 저는 아티스트들이 그런 거에 신경 안 쓰는 게 더 쿨해 보이긴 한데 일단 자기 마음이죠. 그런데 제일 토 나오는 거는 아티스트가 평론가한테 “제발 잘 써주세요” 이런 거에요. 너무 자신 없잖아요. 사실 자신 있게 “자기 병신이면 병신같다고 이야기해줘” 이렇게 나와야 평론가 쪽에서도 “아니 이놈은 뭘 믿고 나한테 이러는 거지?”로 받아들이지, 굽실거리면서 “잘 부탁합니다” 그러는 순간부터 “어디 구린 게 있나?”라는 마음으로 음악을 들을 것 같아요.


자세한 내막은 몰라서 특정 사건에 대해서는 할 말은 없는데 두 편 다 아쉬움이 있는 것 같아요. 평론가 입장에서는 아티스트를 보면서 “조금 더 창의적으로 하지, 아 저거는 따라한 거 너무 티 난다, 더 나아가지 여기서 왜 멈추냐, 요즘 돈 벌고 놀러 당기느라 음악적으로 디깅 안 하는 것 같다”는 차원에서 지적하는 말도 맞는 것 같고. 아티스트 입장에서도 “더럽게 재미없게 쓴다. 어휘 선택 개발 좀 하지. 글쟁이들이 말이야 ‘그로테스크한……’이런 표현 말고, 재미없는 놈들” 그럴 수도 있는 것이고. 서로 그런 아쉬움이 있는 것 같아요.

 

진보의 여러 고민과 생각을 들을 수 있는 자리여서 즐거웠다, 마지막으로 할 말이 있다면.


모 사이트에 들어가서 진보 쓰고 검색을 해서 보니 (웃음) 헤이터(Hater)들이 보이더라고요. 저도 스스로 대인배가 되려고 노력은 하는데 그런 모습을 보면 어떤 장면이 생각이 떠오르나하면 유명한 요리 평론가가 분식집 가서 먹어도 맛있는 점, 맛없는 점, 훌륭한 점, 고급스러운 점, 서민스러운 점 다 가려서 평가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더 식견 없는 사람들이 그런데서 먹으면서 (못 먹을 것 먹었다는 표정으로) “아, 맛없어, 이 돈까스 맛없어”하는 모습이에요.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 보면 오히려 “아, 저 사람들 경험이 별로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오히려 많은 것을 경험해 본 사람들은 진짜 고급 음식점에 가서도 에티켓 완벽하게 지켜가면서 먹을 줄 알고 분식점에 가서도 떡볶이를 맛있게 먹을 수 있겠지만, 그렇게 맛없어 하는 사람들은 정작 좋은 데 데려가면 거기서 어쩔 줄 몰라 하는 장면을 보는 것 같아서. 정말 밉지만 별 생각도 다 해봤어요. 만나서 겁줄까? 아 겁주는 건 너무 유치한 것 같고.(웃음) 진짜 딱 캐주얼하게 우리 같이 밥 먹자하고 만나서 음악 이야기하지 말고 쟤네들이 나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냥 같이 놀아볼까? 그런데 그것도 너무 의식하는 것처럼 티 나잖아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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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 커뮤니티가 소수의 인터넷 사이트 위주로 구성되어 있다 보니 오프라인으로 소통하고 싶은 갈증이 있는 것 같다.


그런데 그 부분은 사실 음악 하는 사람들 책임도 많은 것 같아요. 요새 힙합으로 돈 버는 친구들도 많잖아요. 그 친구들이 하는 공연 같은 것도 어느 게 (상업적으로)된다 하면 그 포맷으로 계속 하니까. 사실 재미없거든요. 한 번 지인이 하는 공연을 가봤는데 다음 공연도 대충 그림이 나오게 되니까 안 가게 되더라고요. 매번 공연의 그림이 다르면 놓치기 아쉬워서라도 계속 가게 될 텐데. 특히 큰 회사 안 끼고 있는 사람들이 자유롭게 개발을 해야 할 것 같아요.


그리고 이즘 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것은 제가 가끔씩 이태원의 유니온 라운지에서 음악을 틀거든요. 그게 저에게 새로운 통로였던 것이 굳이 큰 곳에서 공연하는 게 아니라 제가 틀고 싶은 음악을 트는 거니까 그런 데서 만나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거기 와서 ‘진보는 무슨 음악 듣지?’ 알게 되고 제가 론(Lorn)빠라는 것도 알 수 있는 자리도 공연장보다는 라운지가 될 것 같고. 음악 마니아들에게는 이태원으로 놀러 나가는 게 좀 더 힙한 사람들이나 가야될 것 같아 꺼릴 것 같고, 또 힙하다고 하는 사람들은 놀러 다니는 걸 좋아해서 집 안에서 레드 제플린 같은 클래식을 파서 듣는 게 없을 것 같긴 한데. 그래서 저는 그 두 사람 사이를 연결시켜주고 싶고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걸 어필하고 싶어요.    

 

인터뷰 : 홍혁의, 이수호
사진 : 윤은지
정리 : 홍혁의

제공 : IZM(www.iz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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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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