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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무 씨, 어떻게 하고 싶은 일만 하고 살아요?” - 『어드벤처 라이프』 다카하시 아유무

“어떻게 너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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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도, 멋진 어른으로 살아가는 사람, 그러면서 남들까지 행복하게 해주는 사람. 다카하시 아유무는 그런 사람이다. 적성을 찾아 그 일에 달인으로 거듭나기 위해 하루하루 보람차게 참았다는, 일반적인 성공 스토리의 주인공이 아니다.

아무런 의무 없이, 대가 없이 원하는 일들. 소위 ‘허황된’ 꿈들을 읊어댈 때마다 그런 얘길 들었다. “어떻게 너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살아?” 원하는 일을 하기 위해서는 대가를 치러야 하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그 대가란 돈벌이다. 최소한 우리에게 딸린 식구(부모형제, 남편 혹은 아내)가 있다면, 돈벌이를 해야만 어른 구실을 한다고 배웠다.

다행히 좋아하는 일이든, 불행히 억지로 하는 일이든 계속 참고 노력하면서 어느 정도 돈을 벌게 되면, “그때 너는 뭐든지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런데 얼마나 벌어야, 얼마나 참아야 그 ‘어느 정도’에 닿게 되는지? 사회 초년생으로 내다보는 ‘어느 정도’는 지금으로선 아득히 멀기만 하다.

그런데, 이렇게 사는 사람도 있다.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도, 멋진 어른으로 살아가는 사람, 그러면서 남들까지 행복하게 해주는 사람. 다카하시 아유무는 그런 사람이다. 적성을 찾아 그 일에 달인으로 거듭나기 위해 하루하루 보람차게 참았다는, 일반적인 성공 스토리의 주인공이 아니다. 그의 삶은 ‘신나고 재미있는’ 스토리다. 내일이 아니라 매일을 위해 한 순간도 낭비하지 않는 ‘뜨거운’ 스토리다. 그가 남들보다 조금 더 용기 내어 가능했던 ‘특별한’ 스토리다.


두근거리고 설레는 힘으로 도전한다!


10대 아유무 씨는 매일 만화책을 읽으며, 만화책이 주는 ‘똘끼’를 수혈 받았다. 하루 만에 불량학생으로 돌변하기도 하고, 갑자기 ‘카우보이가 되겠다’고 냉큼 미국으로 날아가는 등, 만화책을 보다 따라 하고 싶은 게 생기면 앞뒤 재지 않고 저질렀다. 그런 시도는 늘 실패뿐이었지만, 그럴 때마다 비장하게 기타를 퉁기며 ‘나는 뭐가 되면 좋을까?’ 고민하는 학생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항상 ‘진지하게 불타오를 뭔가’를 찾으며 하루하루를 보냈던 것 같다.(p.30)”

스무 살에 인생 최대의 전기가 된 영화 <칵테일>을 만난다. 그 영화에서 주인공이 차린 바(bar)를 보고 ‘완전히 꽂힌다.’ “그 길로 냅다 달려버렸다(p.34)” 바로 대학을 중퇴하고 친구들과 아메리칸 바 <Rockwell’s>를 개점. 돈도 없는 학생이 어떻게 가능했냐고?

“뭐든 시작하기 전에는 금전적, 시간적 여유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데, 정말 하고 싶은 일이라면 두근거림과 설렘이 그런 조건보다 앞서기 마련이다. 그 힘으로 실행하면 된다.” 구체적인 실행기는 『어드벤처 라이프』를 참고하시라. 아유무 씨는 <Rockwell’s>을 2년 동안 4개 지점으로 확장하기에 이른다.

그는 결국 바텐더 사장이 되었는가? 아유무 씨의 ‘특별한’ 스토리의 묘미는 이 지점에 있다. 그는 ‘어느 정도’ 성공을 하면 미련 없이 ‘자유인’으로 복귀한다.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제로에서 1까지의 과정일 때 의욕이 최고로 활활 타오르거든. 그래서 어떤 일이 궤도에 오르면 그건 내게는 ‘디 엔드’라는 뜻이 돼. 정말 왜 그런지 신바람이 날 만큼 사업이 안정되면 갑자기 재미가 싸악 사라져.(p.153)”



욕심쟁이 아유무 씨는 이윽고 하고 싶었던 또 다른 일, 자서전 출판에 뛰어든다. ‘SANCTUARY’ 출판사를 설립, 자서전 『날마다 모험』이 베스트셀러가 되고, 이후에도 수많은 베스트셀러를 프로듀스한다. 역시 친구들과 운영하던 출판사가 안정기에 접어들자, 이 일을 계속하고 싶다는 친구에게 완전히 넘겨주고, 그는 혈혈단신 다시 ‘자유인’이 되었다.

스물 여섯 살에 결혼을 하고, 아내와 할 수 있는 가장 멋진 일을 구상하다 세계일주를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나온 책 『Love & Free』가 한국에서도 히트를 쳤다. 사진 위주의 감각적인 에세이로 구성되어 있는 『Love & Free』는 전세계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여행을 다니다 맘에 드는 곳에 머물고, 그곳에서 네이처 빌리지, Play Earth, One peace book 등 회사를 설립했다. 2008년 다시 방랑자로 복귀. 이때는 사랑하는 두 아이들과 함께 ‘집시 패밀리’가 되어 무기한 세계 일주를 진행 중이다. 멋지다! 아니, 부럽다!


결혼 10주년 기념, 집시 패밀리는 여행 중


아내와 결혼 10주년을 맞이하여, 새로이 여행을 시작한 아유무 씨와 그의 ‘집시 패밀리’가 지난 3월 1일, 한국에 들렀다. 한국에서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그들의 공간에 채널예스가 초대받았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두 아이들이 허리를 꾸벅 숙이며 “곤니찌와. 안녕하세요.” 인사를 한다. 그리고, 책에서 여러 책에 걸쳐 애정을 숨기지 않았던 그의 아내도 만날 수 있었다. (정말, 미인이시다!)

저런 과거사를 지닌 남자라면, 어딘가 거칠고 투박한 인상을 가진 바람의 사나이가 아닐까 생각했건만, 머리에 두건을 쓴 인상 좋은 남자가 거실에서 우리를 반겼다. “20대 때는 굉장히 거칠고 불량스러웠는데(웃음) 아이들이 생기고 가족이 생기면서 부드러워졌다.”며 그는 웃었다. 전세계 어디에서든 친구를 만들어낼 것만 같은 사람 좋은 미소를 띤 아유무 씨와의 이야기가 시작됐다.

“작년 10월 말에 한국에 처음 왔다. 그때 마신 술도 맛있었고, 즐거운 일도 많았다. 가족들에게도 보여주고 싶어서 이번 여행 중에 들렀다. 도착한 날부터 맛있는 음식을 열심히 먹고 있다.(웃음)” 그는 여행을 다닐 때도 특별한 코스나 일정을 짜지 않는다. “이곳에서 느끼고, 사람들을 접하고 직접 경험한다.” 명소 보다는 사람 냄새가 나는 곳, 번화가보다는 후미진 곳을 선호한다는 그는 한국에서 무엇을 맛있게 먹었냐는 질문에, “번화가 뒤쪽, 노동자들이 많은 곳에 있었다”는 오리고기 집을 한참이나 설명했다.

아유무 씨의 여행기 속에는 그와 이야기를 나눈, 다른 여행객들의 목소리가 많이 담겨있다. 여행의 설렘을 한껏 머금은 여행자들의 사진도 그의 책 속에서 자주 볼 수 있다. 그가 다가가서 말을 거는 사람들은 ‘어쩐지 재미있어 보이는 사람들’이다. “안녕. 난 일본에서 온 존 레논이다.” 이렇게 자신을 소개하는 이 일본인 여행자에게 전세계 수많은 여행객들이 진심을 털어놓고, 세상에서 가장 밝은 미소를 건넸다.


가족과 함께 하는 곳이 최고의 여행지

아유무 씨 홈페이지 프로필에 담겨 있는 사진.
길 위에서 배우고 사랑하는 네 식구의 모습을 재치 있게 표현했다.

세계 곳곳을 여행하면서 심플하고 유쾌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나보니까 ‘나는 인생에 필요 없는 짐을 어지간히도 많이 짊어지고 있구나.’하는 느낌이었어. ‘너무 많은 걸 지키려고 할 게 아니라 깨끗이 비워버리고 그야말로 소중한 것만을 골라 그걸 깊이깊이 사랑하며 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됐어.(p.199)

아유무 씨는 올해로 만 서른여덟 살이다. 그는 인생을 80년으로 두고 본다고 말했다. 그의 셈에 의하면 절반쯤에 다다른 것이다. “삶을 한 편의 영화라고 생각한다. 굴곡도 있겠지만, 80년짜리 영화를 해피엔딩으로 찍어내고 싶다. 나는 원래 특별한 계획을 미리 세우지 않는다. 역시 가족들이 중요하기 때문에, 가족들과 늘 그때그때 중요한 일을 함께 하고, 여행을 하고 보낼 것 같다.”

그에게 가장 좋았던 여행장소를 묻는 것은 의미가 없다. 그는 ‘어디를 여행하는 지보다 누구와 여행하는지’를 더 중요하시기 때문이다. 그리고 물론 아유무 씨는 가족과 함께 하는 곳, 사랑하는 사람들이 웃고 있는 곳이 ‘가장 좋았던 여행장소’다. 가족과 함께 하는 건, “여행의 목적”이기도 하다.

계획 없이 산다고 말하는 아유무 씨지만, 그의 책을 읽은 사람이라면, 그가 항상 어떤 사람이 되려고 하는지 금방 알 수 있다. “좋은 남편, 좋은 아빠”가 그의 최고의 목표다. 아유무 씨는 늘 “자신은 보통 사람이었는데, 이 모든 일은 아내에게 잘 보이기 위해 시작한 일”이라고 말해왔다.

두 아이는 현재 학교를 다니지 않고, 아유무 씨와 세계를 돌아다니며, 세상 학교에서 공부 중이다. 그는 누구보다 가족과 시간을 많이 보내는 아빠일 것이다. “아빠, 엄마가 여행을 다니면서 즐겁게 생활하는 걸 보면서 아이들이 ‘나도 커서 저런 즐거운 삶을 사는 어른이 되고 싶다’ 느끼게 되었으면 좋겠다. 특별히 가리키지 않는다. 보여주고 직접 느낄 수 있게 도울 뿐이다.”


뭐야, 나도 할 수 있겠는데? 한번 붙어보자!


오랜 여행을 통해 그의 삶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그는 단순하고 명쾌하게 대답했다. “한마디로 삶이 즐거워진다. 여행을 하면 할수록, 내가 살고 있는 이 곳이 더 궁금해진다. 알고 싶은 게 많아지고, 보고 싶은 것도 더 많아진다.”

그의 삶이 ‘너무나’ 이상적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유쾌한 에너자이저인 그와 대화를 나누고 있자니, 이런 사람이라면 정말 즐거운 순간으로만 가득 찬 삶을 살아갈 수도 있겠구나 싶다. 도대체 그런 에너지는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그는 “만화책이 늘 에너지를 준다”고 말했다. 그 다음으로 꼽은 것은 바로 자서전이다.

“평소 자서전 읽는 걸 좋아한다. 내가 자서전을 쓰게 된 것도 그런 글을 좋아하기 때문일 거다. 존 레논은 물론, 밥 말리, 월트 디즈니, 마더 테레사 등 자서전을 읽으면서 자극을 많이 받는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사진이나 영상, 그 사람이 남긴 것을 죄다 찾아본다. 거기에 푹 빠진다. 그 사람의 말이나 행동을 떠올리면서, 나도 이 사람과 비슷하게 말하고 행동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그렇게 빠진 사람이 몇이냐고? 수십 명 된다.(웃음)”

아유무 씨가 닮고 싶은 사람 중에 최고로 꼽는 존 레논.
“그는 뮤지션으로도 성공했지만, 좋은 남편이자 아버지였다.”


사실은 천재들이 의외로 평범한 환경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잖아? 그런 걸 알고 나면 ‘뭐야, 나도 할 수 있겠는데? 어디 붙어보자!’하고 활활 타오르지. 어떤 일에서나 나 자신의 부족함을 재능 탓으로 돌리는 건 물론 간단한 일이지만, 난 그건 좋지 않다고 생각해. 이를 테면 이치로 선수도 어린 시절에 우리가 게임기 두드리고 있을 때, 필사적으로 방망이를 휘둘렀던 것뿐이야.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라면 모두 다 천재가 될 수 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는데, 어때?(p.191)

“존 레논도 일반적인 어린 시절을 보냈는데 굉장한 뮤지션으로 성장했다. 그런 이야기에서 에너지를 얻는다. 세 살 때부터 천재였던 사람들은 싫다.(웃음) 자메이카에 간 적이 있는데, 그곳에서 밥 말리의 유년 시절도 어려웠다는 걸 알았다. 그렇게 점점 멋있어지는 사람들에게서 힘을 얻는다.”

다카하시 씨가 가장 많이 이야기하는 말은 ‘에너지’다. 과연, 그도 ‘보통 사람처럼’ 힘들거나 에너지가 빠지는 순간은 없을까? ‘보통 사람(!)의 모습을 들려달라’는 짓궂은 요청에, 그는 잠시 고민했다. “지난 번에 한국에 와서 처음 막걸리를 마셨다. 분위기가 좋아서 많이 마셨는데, 먹고 나니 다음날 힘들더라. 그때 에너지가 빠졌다. 하하하. 힘이 빠질 때라…… 별로 없는데. 음. 아내와 싸웠을 때, 그때 힘이 빠진다.(웃음)”


망설이지 마. 그 선택에 내 인생이 바뀔지도 몰라


출처: www.ayumu.ch, 인도 바라나시에 지은 학교 풍경

한국에서는 2010년 독자들과 만난 『어드벤처 라이프』는 그가 서른 살 무렵, 2003년에 써낸 책이다. 그 이후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그는 이 책이 나온 이후, 또 어떤 ‘어드벤처 라이프’를 보내고 있을까? 역시 기대 이상의 대답이 돌아왔다. “2008년 인도 갠지스강이 있는 바라나시에 학교를 세웠다. 유치원, 초등학생이 다닐 수 있는 학교다. 딸 소라가 처음 경험한 학교이기도 하다.” 인도에서 한 가난한 여성이 자신보다 더 가여운 아이들을 가르치고 모습을 보고 그는 감동을 받았다.

“그 분 꿈이 학교를 짓는 거라고, 모금을 하고 있더라. ‘같이 하자! 나도 돕겠다.’ 해서 시작된 일이다. 현장에서 자원봉사자를 80명을 모았다. 아이들이 무료로 다닐 수 있는 ‘Mother baby school’을 지었다. 날씨가 정말 뜨거웠다. 뭘 먹으면 꼭 배탈이 나고, 정말 힘들게 건설했는데, 완성되고 나니까 다들 감동해서 눈물을 흘렸다. 딸 소라가 말이 통하진 않는 친구들과 함께 호흡하며 즐겁게 지내는 모습을 보니 참 좋았다.”

그는 아이패드에 담겨있는 영상을 보여주었다. 학교를 건설하면서 찍은 사진들로 만든 영상이었다. 그의 발걸음은 늘 즉흥적이지만, 그는 누구보다 뜨겁게 시작하고, 결국 무언가 해낸다. 그렇게 그의 삶은 꾸준히 업데이트 되고 있었다. 단순히 여행을 하기 때문이 아니라, 매 순간 행복을 만끽하는 사람이라 매력적인 아유무 씨에게 한국 독자들을 위한 메시지를 남겨달라고 부탁했다.

“여행이라는 건 망설이거나, 계획을 너무 많이 세우면 시도 조차 못하게 된다. 일주일이라도 휴가를 내서 세계로 나가봤으면 좋겠다. 그 일 주일 사이에 내 인생이 바뀔 지도 모르잖나.(웃음)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할 때, 우리는 분명히 무엇인가 얻을 수 있다. 다만 망설이기 때문에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거다. 최근에는 일본에서 단기 여행객들을 위한 가이드북을 만들었다. 짧은 기간 동안 여행을 할 수 있는 노하우를 담은 책이다. 방법은 여러 가지다. 용기를 내고 망설이지 마시길.”

지금의 나를 고수하지 않고 자꾸 변하고 싶어. 오래된 나를 새로운 나로 자꾸 교체해가면서 몇 번이고 다시 태어나고 싶어. 아무리 변하고 변해도 저절로 남는 것만을 평생 소중하게 간직하면 되니까.(p.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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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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