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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진짜진짜 좋아해>의 영원한 오빠, 전영록

전영록, 뮤지컬 배우로 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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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중의 별 전영록에게도 처음인 것이 있으니, 바로 뮤지컬 무대다. 요즘 그는 마포아트센터 아트홀맥 무대에 오르는 뮤지컬 <진짜진짜 좋아해>에서 진성고 야구감독 구진상 역을 맡아 색다른 땀을 쏟고 있다.


“뮤지컬은 처음이에요(웃음). 생각했던 것보다 더 어렵네요.”

별 중의 별 전영록에게도 처음인 것이 있으니, 바로 뮤지컬 무대다. 요즘 그는 마포아트센터 아트홀맥 무대에 오르는 뮤지컬 <진짜진짜 좋아해>에서 진성고 야구감독 구진상 역을 맡아 색다른 땀을 쏟고 있다. 공연이 끝난 뒤 분장실에서 만난 그는 다시는 뮤지컬 무대에 오르지 않을 거라며 손사래를 친다.

“뮤지컬 출연은 여러 번 거절했어요. 노래도 힘들고 연기도 겁나는데, 노래와 연기를 합쳐서 하는 건 보통 일이 아니잖아요. 잇몸에서 피가 나고 잠꼬대로 연기를 할 만큼 열심히 하고 있는데, 그래도 떨리고 무서워요. 뮤지컬은 매력은 있지만, 두 번 다시는 하지 않을 것 같아요(웃음).”

이번 <진짜진짜 좋아해>의 특징은 배우 2, 3세대가 총출동한다는 점. 전무송 씨의 딸 전현아, 독고영재와 그의 아들 독고준, 전영록과 그의 딸 전보람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

“딸과 함께 무대에 서는 건 좋은 점보다 나쁜 점이 80%는 돼요. 아무래도 피붙이가 있으면 신경이 쓰이죠. 보람이가 티아라 활동으로 바빠서 사실 초반에 노래를 모른 채 들어갔어요. 그래서 몇 곡을 립싱크했는데, 바로 악플이 떴죠. 괜찮다며 밤새 연습하는데, 새삼 독한 면도 발견하고 기특하기도 하더라고요. 요즘 무대를 보면 완전히 철판이에요. 좀 더 공부를 해야겠지만 욕심이 많은 아이라서 쭉 지켜보면 새로운 걸 보실 수 있을 거예요.”

고 황해, 백설희 씨부터 전영록, 전보람에 이르기까지 3대가 연예인. 그야말로 피가 다른 것일까?

“부모님한테 받은 건 유전자밖에 없어요(웃음). 제 자식이지만 연예인을 하라고 한 적도 없고, 하지 말라고 한 적도 없고요. 힘든 거 보면 안타깝기는 하지만 성인이고 자기 길이잖아요. 제 부모님도 그랬고, 저도 그렇고, 이래라저래라 하지는 않습니다. 그렇게 되면 전보람은 없어지고 전영록이 되는 거잖아요. 아버님도 ‘내가 연기를 지도하면 네가 황해지 전영록이냐?’라고 말씀하셨어요. 삶에서 다른 걸로 힘들 때는 부모역할을 하겠다고요.”

부모로서 전영록 씨의 충고는 간단하다. 하지만 그 말에는 참으로 많은 것이 담겨 있다.

“쫄지마! 거기 다 들어가 있어요. 이른바 ‘들이댈 때’는 몰라도 가는 것일 수 있어요. 하지만 ‘쫄 때’는 가지고 있는 데도 못 보여주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갖고 있는 걸 다 보여줄 수 있게 ‘쫄지마!’ 사실 저는 부모님을 가장 존경하면서도 지금껏 라이벌로 생각하고 있어요. 그 벽이 너무 높아서 탈출할 수가 없었거든요. 작곡도 하고 MC도 하고 다 해봐도 ‘넌 아빠나 엄마만 못하다’는 말을 들었으니까요. 데뷔하고 20년 지나니까 아버지가 ‘이제 가수 같네’라고 하시더라고요. 벽을 탈출하는 데 30년은 걸린 것 같아요. 보람이는 더 힘들겠죠. 그래도 길을 잘 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건 그 아이의 숙제지, 저의 과제는 아니고요(웃음).”

뮤지컬 <진짜진짜 좋아해>에는 한류열풍의 주역, 그룹 ‘초신성’의 멤버 성재 군이 투수 강진영으로 출연한다. 덕분에 객석에는 상당수의 일본인 관객들이 성재 군의 몸짓 하나하나에 열띤 환호성을 건넨다. 원조 아이돌 스타였고, 만능 엔터테이너의 표본이었던 만큼 그 모습을 바라보는 마음이 어떨까 궁금하다.

“나이? 우리는 앞에 나서지 않고 뒤에서 받쳐주는 나이죠. 왜 선배겠어요. 무대에서 조미료 같은 역할을 해야 해요. 성재 군한테도 그래서 마지막에 일본인 관객들 위해서 따로 인사하라고 마이크도 건네고 그래요. 많은 후배들이 열심히 하고 있는데, 움츠러들지 말고 자기의 일을 즐겼으면 합니다. 그리고 생계형이 돼야 해요. ‘이거 하다 안 되면 다른 거 해야지’ 라는 생각으로 하니까 스타가 안 나와요. 90년대에서 음악이 멈췄잖아요. 언론에서 만들어놓은 스타는 곧 사라집니다. 획을 그어야죠.”

소녀 팬들의 박수갈채는 후배 스타에게 집중됐지만, 무대에서 기타를 치며 ‘종이학’을 부르는 그는 여전히 반짝였다. 올해로 57세이지만 변하지 않은 외모만큼이나 그의 음색은 신기할 정도로 한창 때 그대로 감미로웠다.

“저도 가수출신인데 이 작품에 제 노래가 없기에 억지로 ‘종이학’을 집어넣었어요(웃음). 커튼콜 때는 ‘불티’도 부르고요. 무대에서 선후배들 노래를 다시 부르니까 맛깔나고 참 좋네요. 사실 얼굴이 쭈글쭈글해지는 건 상관없어요. 하지만 성대는 늙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나이가 든 성대는 늘어져서 안 좋은 목소리가 나오거든요. 그래서 항상 매일 두 시간씩 노래를 부릅니다. 저는 좋은 음색을 잃으면 더 이상 노래하지 않을 거예요.”

그리고 그는 여전히 영화 기획사에 배우 아카데미 운영, 음반 작업에 작곡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자기 자신과의 싸움인 것 같아요. 저는 항상 계획이 없어요. 그냥 매 순간 충실할 뿐이고, 그게 가장 좋거든요. 무엇보다 성대가 늘어질 때까지는 노래를 하고 싶고요.”

스타로서 오래 반짝이기 위해서는 포기하지 않고 걸어갈 수 있는 힘이 가장 필요하다. 하지만 그는 힘든 것 역시 인생이라고 말했다. “힘들었던 적은 없었어요. 힘들어도 힘들다고 말하지 않았고요. 그저 제 운명이고 거쳐 가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그걸 나쁘게 받아들이고 힘들어하면 아무것도 못하거든요. 앞으로 갔다 뒤로 갔다, 때로 옆으로 가서 좀 쉬기도 하고, 그게 인생이니까요.”

커다란 선글라스에 손가락 장갑, 팔을 걷어 부친 가죽점퍼와 팔과 다리를 털어내는 특유의 제스처. 어렸을 때 TV에서 수없이 봤던 스타 전영록 씨를 눈앞에서 보니 시공간을 초월한 기분이었다. 분명 나이는 들어 얼굴에 주름은 잡혔지만, 느낌은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영원한 오빠! 그는 다음 공연 때문에 분장실에서 김밥과 샌드위치로 식사를 해결하면서 그 사이 인터뷰까지 진행하느라 마음의 여유가 없었을 텐데도, 시종일관 웃음을 잃지 않았다. 그 여유로움과 겸손함이 ‘자체발광 스타’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이런 따뜻한 연인이라면, 이렇게 든든한 아빠이고, 조미료 같은 선배라면 진짜진짜 좋아할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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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윤하정

"공연 보느라 영화 볼 시간이 없다.."는 공연 칼럼니스트, 문화전문기자. 저서로는 <지금 당신의 무대는 어디입니까?>,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공연을 보러 떠나는 유럽> ,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축제를 즐기러 떠나는 유럽>,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예술이 좋아 떠나는 유럽> 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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