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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준 첫 단독 콘서트, 그리고 첫 인터뷰

뮤직 by 준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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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나이 33살, 본명은 최준규. 지난해 결혼해 백일이 갓 지난 딸도 있다. '뮤직 by 준규'를 꿈꾸며 썼던 이메일 아이디 '바이준(ByJun)'이 지금은 그의 새로운 이름이다.

올해 나이 33살, 본명은 최준규. 지난해 결혼해 백일이 갓 지난 딸도 있다. ‘뮤직 by 준규’를 꿈꾸며 썼던 이메일 아이디 ‘바이준(ByJun)’이 지금은 그의 새로운 이름이다. 매체 인터뷰는 처음. 어쩌면 자신의 모습이 다소 왜곡돼 표현될 수 있지만, 음악을 알리고 앞으로도 계속 무대에 서고 싶다는 생각에 수락했다.

“사진이 노출됐을 때, 제 음악에 대한 감동이 줄어들진 않을까요(웃음)?! 과장되게 표현하면 겁이 나기도 했어요. 어떤 사람들은 자신을 알리고 싶어 하지만, 일반적인 사람들은 얼굴이 알려지는 걸 싫어하기도 하잖아요. 저는 후자인 것 같아요.”

그는 요즘 음악활동 외에도 대학과 학원에서 피아노와 작곡을 가르친다. 하지만 피아노를 전공하지는 않았다. 어렸을 때는 부모님의 반대로 체르니 100에 만족해야 했다. 대신 용돈을 받으면 악보와 음반을 샀다. 20살 때 재즈아카데미에 등록했다. 한 맺힌 체르니 30도 배웠다. 눈에 띄는 학생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 ‘다름’이 지금의 바이준을 있게 했다.

“어느 날 재즈피아니스트 곽윤찬 씨가 수업을 하시는데, 저더러 뮤지컬하게 연주한다고 칭찬해 주셨어요. 지금 가르치는 입장이 돼 보니, 학생들이 많이 수동적이더라고요. 학교에서 배운 대로만 연주하고, 학습된 것으로만 표현하니까 감동이 적어요. 오히려 정규 교육을 받지 않은 사람들은 오래 걸리는 단점이 있지만, 스스로 찾아낸 것이어서 자기만의 세계를 만들 수 있는 것 같아요.”
“음악을 못하겠더라고요. 24살에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집안이 어려워졌는데, 돈을 벌어야 하는 상황이었어요. 29살에 음악을 포기하면서, 예전에는 창피해서 올리지 못했던 곡들을 재즈피아노 동호회 게시판에 올렸는데, 댓글이 무척 많이 달리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가진 곡을 다 올리고, 기획사와 연결이 돼서 음반까지 제작하게 됐어요. 음악을 그만 두고 공장가서 일해야 하나 했는데, 꿈처럼 다시 음악을 하게 된 거죠(웃음).”

그렇게 힘들었던 20대, 사랑마저도 쉽지는 않았다. 어쩌면 그 아픔으로 음악을 했고, 음악과 함께 그는 더욱 단단해졌다. 많이 넘어진 만큼 어떤 시련도 이겨낼 의지가 생겼고, 그런 삶의 이야기, 살아가는 이야기를 곡에 담아내고 싶다.

지금 아무도 사랑하지 않는다」는 가장 힘들었을 때 만들었던 곡이에요. 이성뿐만 아니라 누가 밥 한 번 먹자고 해도, 현실적으로나 마음으로나 여유가 없었어요. 지금은 이런 곡을 못 만들 것 같아요. 어려운 건 싫지만, 어려웠던 게 지금의 저에게는 약이죠.”


가난, 사랑의 아픔, 상처…하지만 그의 음악은 맑고 따뜻하다. 세상이 힘든 만큼 음악이라는 세계는 순수하게 지키고 싶었던 것일까?

“사람들이 어떤 음악을 하고 싶으냐고 물으면 '맑은 음악'이라고 얘기했어요. ‘이런 음악은 돈 안 된다, 음악이 너무 쉽다…’는 말도 듣고 했는데, 저? 기억에 남는 멜로디를 남기고 싶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내용면에서 덜 촌스럽고 더 충실하겠지만, 지금도 담고 싶은 건 변하지 않았어요.”



그는 요즘 공연 준비로 신이 난다. 공연 예매 사이트에 다른 뮤지션들과 나란히 ‘바이준’ 이름이 걸려 있는 것만으로도 뿌듯하다. 물론 무대에 서는 것이 부담스럽지만, 관객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공연장이라는 공간에서 새로운 소통을 할 수 있다는 것에 설렌다. 오프라인 공간에서 처음 만나는 팬들에게 ‘기대 이상’이라는 첫인상을 남기고 싶다.

“제 일생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 요즘 저에게는 이번 공연이 1순위예요. 공연 때는 특별히 드럼과 베이스가 더해지는데, 첫 합주를 끝내고 아내와 통화하면서 정말 재미있다고 했어요. 제 앨범만 들으면 정적이라 지칠 수 있는데, 공연에서는 보컬도 있고, 트리오로 연주하는 시간도 많아서 재밌지 않을 수가 없을 거예요(웃음). 시간이 부족하지 않나 걱정입니다.”
그에게 음악은 꿈이었다. 하지만 멀게만 보였던 꿈을 찾으면서 그의 삶도 바뀌었다. 물론 ‘풀어가야 할 현실’은 여전히 있다. 하지만 음악을 통해 더 단단해졌고 자신을 믿게 된 만큼, 이제 그에게는 미래가 두렵지 않다. 그렇게 앞으로도 계속 음악을 꿈꾼다.

“음악을 하면서 자존감이 높아진 것 같아요. 나는 괜찮은 사람이고, 나를 좀 더 잘 보여줄 수 있게 됐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이제는 미래가 두렵지 않아요. 꿈이 있다면, 제 딸이 초등학생이 됐을 때 아빠를 자랑스러워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계속 음악을 하고 싶어요. 나이 들도록 앨범도 꾸준히 내고 공연도 재밌게 하고. 여전히 알아가고 배우고 있기 때문에,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앞서 우리는 ‘무언가 처음인 사람’을 대하는 ‘상대방’의 자세를 얘기했다. 인터뷰는 쉽지 않았다. 온라인에서 활동해왔던 뮤지션인 만큼, 어디까지 물어보고 어느 선까지 노출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기자는 독자들의 알 권리를 위해 바이준의 삶을 투명하게 비추려 노력했지만, 이 기사로 인해 그의 음악 이미지가 왜곡되지는 않을까 걱정도 해본다. 아마도 다음 인터뷰에서는 그의 답변도 더욱 정갈해지리라. 서툴렀던 만큼 가장 진솔한 얘기를 들을 수 있었던 인터뷰였는지도 모르겠다. 혹 미흡한 점이 있었다면 이제 관객들에게 맡겨본다. 처음으로 무대에 서는 그를 맞이할 첫 관객들이 좀 더 따뜻하게 그를 응원해주는 것 말이다. 바이준이 어떠하든, ‘바이준의 음악’은 변함없고, 앞으로도 계속 나아갈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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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윤하정

"공연 보느라 영화 볼 시간이 없다.."는 공연 칼럼니스트, 문화전문기자. 저서로는 <지금 당신의 무대는 어디입니까?>,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공연을 보러 떠나는 유럽> ,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축제를 즐기러 떠나는 유럽>,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예술이 좋아 떠나는 유럽> 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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