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레스토랑 300곳을 섭렵한 한국 여인 - 『마이 스위트 뉴욕』 김지원
“뉴욕에서 세계를 맛보다!”
현재 가장 Hot!한 것들이 집결해 있다는 뉴욕, 엘리샤 키스의 저 노래를 들을 때마다, 한 번도 가본 적은 없지만, 무척이나 익숙한 뉴욕의 풍경들이 떠오른다. 예술, 꿈, 도전, 문화 등등 온갖 흥미로운 단어를 갖다 붙여도 찰떡같이 어울리는 도시라니!
“뉴욕이 좋은 이유”
“뉴욕은, 꿈들로 이루어진 콘크리트 정글
이곳에서 당신이 할 수 없는 일은 없어요.
당신은 뉴욕에 있으니까요.
뉴욕의 거리들은 당신을 새롭게 만들어줄 거예요.
빛들이 당신에게 영감을 줄 거예요.”
Jay-Z 'Empire State of Mind' (feat. Alicia Keys)
현재 가장 Hot!한 것들이 집결해 있다는 뉴욕, 엘리샤 키스의 저 노래를 들을 때마다, 한 번도 가본 적은 없지만, 무척이나 익숙한 뉴욕의 풍경들이 떠오른다. 예술, 꿈, 도전, 문화 등등 온갖 흥미로운 단어를 갖다 붙여도 찰떡같이 어울리는 도시라니! (나에게는) 과대망상으로 과대 포장된 이 도시가 파생해내는 키워드는 끝이 없다.
한국과 뉴욕의 음식문화가 가장 다른 점이라면요?
“한국은 국민색이 짙어서 한국음식이 강세죠. 물론 세계 음식이 들어오고 있지만 많은 편은 아닌데, 뉴욕은 뉴욕음식이라고 할 수 있는 것보다 전 세계 음식이 고루고루 있다고 말할 수 있어요. 뉴욕은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니까요.”
그러고 보니 ‘뉴욕음식’이라고 할만 한 건 뭐가 있나요?
“굳이 말하자면 뉴욕 스타일이라는 이름이 붙은 베이글, 핫도그, 피자 같은 걸 들 수 있겠지만, ‘한국 음식’을 정의하는 것과 같은 ‘뉴욕 음식’은 없는 것 같아요.”
우리나라는 대게 블로그를 통해 맛집이 공유되는데, 뉴욕은 <미슐랭> <자갓> 등 오프라인 매거진이 활발하게 유통되고 있더라고요. 실제로는 어떤가요? 그런 잡지의 공신력이 강한 편인가요?
“네. 그런 편이에요. 현재 서점판매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지만, <자갓>도 우리나라에 들어왔어요. 뉴욕에는 그런 객관적인 매체, 잡지가 잘 되어 있어요. 주간지로는 <뉴욕>, <타임아웃>이라는 잡지도 추천할 만한데 새로 생긴 음식점, 가볼 만한 레스토랑을 알려줘요. <타임아웃>은 아이폰 어플로도 나와서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어요. 어느 곳을 찍으면 주변의 레스토랑을 다 보여줍니다.”
레스토랑을 취재하면서 겪은 에피소드가 있다면요?
“맛은 주관적이니까, 적어놓지 않으면 흐려져요. 되도록이면 노트를 가지고 다니면서 기록을 하는데, 그렇게 다니다 보면 사람들이 식사를 하러 온 게 아니라 취재하러 왔구나, 알아봐요. ‘뭐 하는 사람이냐.’ 물어보는 사람도 있었고요. 취재가 가장 어려웠던 곳은 데이비드 챙이 하는 모모후쿠(Momofuku)라는 한식 레스토랑이었어요. 그곳은 예약하기도 힘들고 내부사진을 전혀 찍지 못하게 하더라고요. 그래서 사진을 수록할 수 없었어요. 신비주의 전략이 컨셉인 것 같아요.”
뉴욕의 맛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뭐라고 할 수 있을까요?
“다양한 맛이 모여 있으니까 고전적 표현으로 멜팅팟(melting pot)이라고 할 수 있겠죠. 칼럼을 쓸 때는 칵테일에 비유하기도 했어요. 진짜 다양한 맛이 모여서 새로운 뉴욕의 느낌을 만들어 내는 것 같아요.”
칵테일은 뉴욕과 많은 점이 닮았다. 다양한 것들이 섞여 다양한 맛을 내며 그 조합만으로 수천, 수만 가지 맛을 낼 수도 있다. 게다가 단순히 섞기만 한 게 아니라 아름다운 색을 내야 한다. 또한 모두 섞였다 하더라도 특유의 향이나 고유 맛을 지키고 있다. 이 모두가 뉴욕이라는 하나의 큰 도시에 각계각층의 다양한 인종들이 모여 있지만 개성을 잃지 않는 점과 비슷하다.(p.248)
“뉴욕의 중심에서 요리를 배우다, French Culinary Institute”
좋아하는 동화책을 주제로 케이크를 만들라는 과제에서 그녀가 만든 ‘어린왕자 케이크’,
오른쪽은 하늘을 주제로 한 케이크. 'Free Tempo'의 'Sky High'를 들으며 구상했다.
진정으로 가슴 뛰는 일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며 하얗게 밤을 지새웠다. 살아오면서 가장 행복했던 일을 생각하다 떠오른 것이 바로 요리. 유치원 때부터 내 멋대로 컵케이크를 굽고, 주스를 만들며 즐거워하던 어린아이의 두근거림이 가슴 한 구석에 남아 있었다.(저자 소개 中)
요리에 매혹된 계기가 있었나요?
“어렸을 때부터 굉장히 좋아했어요. 유치원 다닐 때부터, 요리를 가르쳐주면 꼭 집에 와서 따라 만들어보곤 했어요. 정성껏 요리를 했는데, 그걸 사람들이 먹어줄 때가 무척이나 기뻤고요. 경영학을 공부하고, 여유 있게 유학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류시화의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을 읽고 마음이 흔들렸어요. 딱 한 번 사는데, 내가 진짜 원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내가 가장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이 뭘까? 그게 요리였어요.”
요리 공부를 하러 뉴욕에 간 까닭은 무엇인가요? 뉴욕 사람들은, 프랑스나 이탈리아 사람들처럼 끼니를 애지중지하지 않는 것 같은데요.
“뉴욕에는 전 세계가 모여 있으니까요. 뉴욕에 가서 많은 걸 배울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프랑스에서 그 나라만의 전문적인 지식을 얻을 수 있다면, 뉴욕은 각국의 레스토랑이 모여 있는 대표적인 도시니까요. 레스토랑 그 자체도 최고 수준인 것 같고요.”
뉴욕은 요리를 공부하기에는 오히려 힘들 수도 있는 곳이다. 렌트비가 비싸고, 부엌이 갖춰져 있는 곳이 드물고, 요리학교의 기간은 다른 나라에 비해 짧지만 그만큼 수련과정이 함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디를 가도 맛있는 레스토랑이 많고, 전 세계 음식이 모여 있으며 배달까지 되는 맛의 천국,(…) 음식의 백과사전과도 같은 곳이 뉴욕이다.(p.20)
뉴욕에서 다닌 요리학교 French Culinary Institute(이하 FCI)가 굉장히 유명한 곳이라고 들었습니다. 간단히 소개해 주신다면요?
“미국 전역에서 랭킹 3위인 학교예요. 뉴욕 시내 한복판에 있으니까 여러 가지 문화를 접할 수도 있다는 이점이 있죠. 저희 교장 선생님이 프랑스에서 유명한 요리사 자크 페펭(Jacques Pepin)이에요. 요리 평론가이자 작가예요. 모모후쿠의 데이비드 챙, 미국 요리 대결 프로그램 ‘아이언 셰프 아메리카’에 나오는 바비 플레이도 이 학교를 졸업했고요.
FCI은 위치가 좋고, 단기간에 수료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보통은 2년 코스인데, 여기는 방학없이 1년 코스로 진행됩니다. 소호에 있으니까 자연스럽게 더 많은 것들을 접할 수 있었고요. 그래서 책을 집필할 계획도 갖게 됐고요. 또 다른 요리학교인 CIA(The Culinary Institute of America)가 인지도도 좋고, 많은 걸 배울 수 있겠지만, 뉴욕에서 2시간 거리의 시골에 있어요. 다양한 경험을 고려해서 FCI을 선택하게 됐죠.”
요리학교를 다니면서 무엇을 배웠나요?
“제과를 전공했어요. 제과에 관한 전반적인 수업을 들었고, 요리하는 분들의 열정을 보고 놀라기도 하고, 반면에 음식을 좋아하지 않는데 직업적으로 하고 있는 사람도 많아 놀라기도 했죠. 쉽지는 않았지만, 워낙 빵을 좋아해서 힘들지만은 않았어요. 한국에 있을 때도 밥보다 빵을 더 좋아했고, 빵 종류도 다 외우고 다녀서 빵순이라고 불리기도 했어요. 학교 다니면서, 빵 냄새에 늘 황홀했고요. 마냥 좋았어요. 뉴욕과 뉴욕 생활, 요리 공부…… 연애하듯이 배운 것 같아요.”
“요리학교에서 초콜릿 수업이 있던 주, 선생님은 뜬금없이 자신이 좋아하는 영화 제목을 적어내라고 했다. 영문도 모르고 적어낸 영화가 다음 주 작품의 주제라는 말에 눈앞이 캄캄해졌었다.(p.152)” 이런 과제들이 흥미롭더라고요. 창의적이고 독특했을, 그곳의 수업방식이 궁금합니다.
“전반적으로 처음엔 기술적인 것부터 배워요. 쿠키. 빵. 케이크를 배우고, 후반에는 영화나 음악 등의 테마 수업을 진행합니다. 설탕 공예, 캔디로 인형 만들기, 초콜릿 공예, 웨딩 케이크 등 다양한 재료를 다룰 수 있었어요. 레스토랑에 가서 디저트가 나온 걸 보면, 접시에 꾸며진 플레이팅이 근사하잖아요. 교수님이 어떤 주제를 던지고 접시 그림을 주면, 그 위에 그림으로 디저트를 그려요. 그리고 잽제 만들어?기도 하고요. 좋아하는 동화를 케이크로 만들어보라는 과제도 있었어요. 저는 『어린왕자』를 선택해서 행성을 닮은 케이크를 만들었고, 친구는 『이상한 나라 엘리스』 케이크를 만들었어요.(웃음)”
지원 씨에게 요리란 어떤 의미인가요? 요리의 어떤 점이 가장 의미 있게 다가오나요?
“요리는 행복을 나누는 일 같아요. 누구나 세끼를 먹고 살잖아요. 안 먹으면 살 수가 없는데 이왕이면 그 과정이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거죠. 보통 사람들은 아무거나 먹고, 한 끼를 때운다는 개념으로 먹을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무엇을 먹느냐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해요.”
“뉴욕, 걸어라! 웃어라! 도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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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원> 글,사진16,200원(10% + 5%)
뉴욕의 백만 가지 맛을 17편의 에세이와 175개의 레스토랑 이야기에 담다 진정으로 가슴 뛰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훌쩍 뉴욕으로 요리 유학을 떠난 그녀! 그녀가 뉴욕에서 보낸 1년은 마치 10년과 같았다. 그녀의 뉴욕 생활 1년은 그토록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한 권의 책에 다 풀어놓지 못할 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