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은은 탄성과 냉소는 덜어내고, 파리의 민얼굴을 우리에게 보여 준다. 우리는 천천히 내딛는 그의 발걸음을 따라, 아베스 역 근처에서 아멜리에를 만나고, 몽마르트르에서는 젊고 가난한 예술가들의 삶과 조우한다.
요리사이자 푸드 스타일리스트 박재은이 『어느 날, 파리에서 편지가 왔다』를 썼다. 박재은이라는 필터로 본 파리를 글과 사진으로 옮긴 『어느 날, 파리에서 편지가 왔다』는 산책하는 자의 눈높이에 펼쳐진 일상의 풍경을 담담히 펼쳐 놓는다. 파리를 보는 그의 시선은 모든 것을 다 보고 가야 한다는 강박적인 여행자의 시선도, 일상에 젖어 버려 파리의 향기에 무감각해진 생활인의 시선도 아니다. 오래된 연인을 바라보는 시선, 그가 파리를 보는 시선이 딱 그러하다.
박재은은 탄성과 냉소는 덜어내고, 파리의 민얼굴을 우리에게 보여 준다. 우리는 천천히 내딛는 그의 발걸음을 따라, 아베스 역 근처에서 아멜리에를 만나고, 몽마르트르에서는 젊고 가난한 예술가들의 삶과 조우한다. 비 오는 날에는 무려 2천만 권(!)의 책이 기다리는 국립도서관으로, 쌩 루이 섬에서는 버터를 듬뿍 넣어 구운 크루아상 오 뵈르를 산다. 갑자기 나타난 70대 할머니가 부르는 에디뜨 피아프의 ‘사랑의 찬가’에 감동하고, 길모퉁이를 돌 때마다 나타나는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며 파리 풍경의 일부가 된다.
지금까지 글쓰기를 주로 칼럼으로 했어요. 제가 주말 칼럼을 9년 동안 해왔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어느 날, 파리에서 편지가 왔다』는 책 한 권을 처음부터 끝까지 쓰는 거라 힘들고 외로웠어요. 칼럼은 며칠이나 길어도 한 달 안에 독자들의 반응을 바로 느낄 수 있잖아요. 아, 이번엔 재밌었구나, 이런 부분을 좋아하는구나, 그런 걸 느낄 수 있잖아요. 이번 책은 쓰는 데만 1년 반이나 걸렸어요.
칼럼 쓰는 방식과 한 권의 책을 쓰는 방식은 많이 다르죠. 이를테면 백 미터를 뛰는 주법이 다르고 마라톤을 뛰는 주법이 다른 것처럼.
정말 그래요. 책을 여러 권 냈지만 책을 위해 글을 쓴 건 이번이 처음이었어요. 이전 책들은 칼럼 쓴 것들을 모아 낸 거라서요. 1년 반 동안 이 책을 붙잡고 있으면서 많이 끄집어내서 고르고, 썼다가 지우고……. 그 과정이 아무런 피드백 없이 1년이 넘어가니까 너무 외로웠어요. 머리숱도 줄었어요. (웃음) 가는 동안에 옆에 아무도 없고, 지금 가는 길이 맞나, 의구심도 들 때도 있고. 그러다가 출판사 분들이 나타나서 한마디 하시면 괜히 영향받아서 오만 가지 생각도 들고. ‘역시 나는 책을 낼 재목이 못 돼.’ 하고 자학도 하고. 이게 무한 반복되는 과정을 거쳐서 이 책이 나왔어요.
파리는 언제 처음 간 건 언제였어요?
90년대 중반이었어요. 프랑스어와 문화를 배우는 계절학기를 들으러 가서 두 달 가까이 파리에서 있었어요. 파리가 제게 특별한 게, 제가 그곳에서 만 20살이 되었어요. 열아홉에 파리에 가서 스무 살이 된 거죠. 그래서 파리를 생각하면 항상 그때가 떠올라요.
아홉 살에서 열 살이 되는 건 별로 특별한 일이 아니지만 열아홉 살이 스무 살이 되는 건 굉장히 특별한 일이잖아요. 진짜 어른이 된 것 같고(물론 착각이지만) 갑자기 자신감과 책임감이 두 배, 세 배가 될 때인데, 그때의 강렬한 느낌들이 파리와 겹쳐 있어요. 이 도시와의 인연은 처음부터 너무 특별했고 강렬했어요. 그래서인지 파리는 늘 생각하면 아련한, 제2의 고향 같은 느낌을 간직하고 있어요. 언젠가 다시 이곳에 올 것 같은 그런 느낌이요.
언제쯤 파리가 낯선 여행지가 아니라 서울처럼 편안한 곳이 되었나요?
10년 전쯤에 요리를 배우러 파리에 갔어요. 그때 파리가 편해진 것 같아요.
프랑스 요리를 배우게 된 계기는 뭔가요?
요리를 배우게 된 계기는 파리에 좀 더 자주 오고 싶고, 파리와 뭔가 연결고리를 갖고 싶다는 생각에서였어요. 파리에서는 패션이나, 미용이나, 그림 같은 전문 직종을 배울 수 있는 학교들이 많이 있었는데 요리 학교를 선택했어요. 제가 생각할 때 문화의 핵심에 있는 것 중의 하나가 음식이에요. 누구나 안 먹고는 못 사니까요. ‘내가 이 나라의 문화를 제대로 알려면 ‘밥’에 대해 공부해야겠다.’ 그렇게 생각했어요. 미각만큼 그 사람이 살아온 환경을 말해 주는 건 없는 것 같아요. 저 같아도, 부모님과 조부모님이 다 이북 분이세요. 그래서 찬 바람이 불면 저도 모르게 냉면이 먹고 싶어요. 어렸을 때는 ‘왜 추울 때 차가운 것을 먹지?’ 그러면서 맛도 잘 모르고 먹었는데 말이죠. 저라는 사람의 정체성을 말한다면 제가 먹고 자란 음식들에 대해 말하지 않을 수가 없잖아요. 프랑스 사람도 마찬가지죠.
프랑스에서 있으면서 제 관심사는 저와 다른 ‘밥’을 먹고 사는 사람들의 생활에 더 있었던 것 같아요. 저는 단지 요리만 공부하려고 외국으로 가는 건 반대예요. 레시피를 공부하는 거라면 구글로 검색을 해서 만들어 보면 되잖아요. 아니면 학원을 가든가. 단지 그 공부를 하러 그 먼 나라에 많은 돈과 시간을 써가며 갈 필요는 없다고 봐요.
요리학교에서는 주로 어떤 것을 배웠어요?
저한테 요리를 가르쳐 준 분들은 주로 50대 정도 되는 셰프들이었는데요. 그날 배워야 하는 요리를 설명하면서 이 요리를 자기가 언제 처음 먹었고, 엄마가 자기보다 100배는 더 잘 만들고 그런 이야기들을 많이 해줬어요. 그런 이야기들을 들으면서 ‘얘네나 우리나 밥 먹고 사는 건 똑같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람들이 프랑스 요리에 대해 선입견을 많이 가지고 있어요. 매일 드레스 입고, 은식기에 와인 잔 몇 개씩 늘어놓고 디너를 즐길 거라고. 하지만 가정 요리는 어느 나라나 비슷해요. 구할 수 있는 재료로 간단하게 만드는 식이죠. 물론 그런 문화가 있지만 우리도 매일 궁중요리나 한정식을 먹는 건 아니잖아요. 그들도 일상 식생활은 평범해요. 집에선 절대 코스요리를 안 먹어요. 어제 저녁에 먹은 로스트 치킨 남았으면 드레싱으로 버무려서 샐러드를 하거나, 빵에 끼워서 샌드위치를 만들어 한 끼를 때우는 식이에요. 학교에서 가르치는 정식 프랑스 요리도 열심히 배웠지만 평범한 프랑스 사람들이 밥 먹고 사는 모습에서 더 많이 배웠던 것 같아요. 그걸 보면서 프랑스 문화가 어떤 건지 체감할 수 있었거든요.
프랑스 요리를 배우겠다는 사람이 주변에 많아서 저에게 조언을 구할 때가 많아요. 다들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환상이 프랑스 요리가 팬시하다고 생각해서 타겟으로 잡고, 유학을 다녀오면 천재 셰프가 돼서 어디서 모셔갈 것이다 생각하지만, 현실은 절대 그렇지 않아요. 저는 유행이나 겉모습에 끌리지 말고 자신이 끌리는 음식ㅡ그것이 외국 음식이라면ㅡ을 배우러 가되, 단지 요리만 배우지 말고 요리의 토양이라고 할 수 있는 그 나라의 문화를 흡수하라고 말해 줘요. 자기가 무슨 음식을 좋아하고, 그 음식 문화를 배우고 싶은가 아닌가에 더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해요. 제가 프랑스에 가서 느낀 것이 그런 것이었으니까. 그러니까 파스타에 끌리면 이탈리아로 가서 파스타를 만든 문화나 그곳 사람들이 파스타를 어떻게 즐기는지를 보고, 한국 음식에 관심이 있으면 지방에 있는 향토 음식 장인들을 찾아다니며 음식을 공부하면 되는 거죠.
그런데, 프랑스 사람들은 정말 끼니를 열성적으로 챙기는 민족인 것 같아요.
제가 책에도 썼는데, 프랑스 사람들에겐 밥 한 끼를 먹는 게 엔터테인먼트고 사교의 장이기도 해요. 그 사람들은 밥을 먹으면서 스트레스를 풀어요. 프랑스 사람들은 자기가 가지고 있는 자원의 한계 내에서 최대한 즐겁게 지내는 능력이 탁월해요. 사용할 수 있는 시간, 가진 돈, 주변 환경을 변수로 해소 가장 큰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견적이 금방 나와요. 프랑스 사람들에게는 쾌락을 추구하는 유전자가 내재된 것 같아요. 프랑스 사람들이나 이탈리아 사람들, 스페인 사람들에게 있는 선천적으로 즐기려고 하는 기질이 21세기에는 굉장히 큰 경쟁력이 아닐까 싶어요.
우리나라 사람들을 보면 정말 그런 기질이 부럽기까지 해요. 예전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가졌는데 다들 너무 강박적이고 경쟁적이고 숨도 제대로 쉴 수 없이 바쁘게 살고 있잖아요. 예전에는 우리도 라틴 문화권 못지않게 ‘잘 노는 민족’이었는데 말이죠.
전쟁을, 그것도 같은 나라 안에서 벌인 전쟁을 겪고 나라는 반 토막이 나고, 국토는 잿더미가 됐잖아요. 어떻게 해서든 잘살아 보겠다고 열심히 뛰었는데 그렇게 나라를 부흥하는 과정에서 항상 ‘비교’를 했잖아요. 국가 차원에서는 우리보다 잘사는 선진국과 비교하고, 개개인들도 자기보다 사는 사람과 비교하고……. 그렇게 비교하면서 ‘우리도 저만큼 살려면 노력해야 돼.’라고 생각하면서 열심히 일해서 지금같이 잘살게 되었지요. 그런데 그렇게 비교를 자꾸 하니까 마음이 조급할 수밖에 없어요.
우리나라 사람들이 굉장히 열심히 살잖아요. 그런데 그렇게 열심히 살았는데 심적으로 받는 보상이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아, 당신 정말 잘했어.’ 하고 다독여줄 곳도, ‘괜찮아.’ 하고 위로해 줄 곳도 없는 거죠. 다들 굉장히 힘들어하고 불행해 하며 사는 것 같아요. 프랑스도 지금 경제 위기로 굉장히 힘들거든요. 두세 달 외국으로 바캉스 가던 것도 다 옛말이에요. 그런데도 거기 사람들은 여유가 있고 자기 삶을 즐기면서 살아요. 가만히 보면 그 사람들은 다 자기 식대로 즐기며 살아요. 뭐, 남이야 푸아그라에 몇백 유로짜리 와인을 마시든가 말든가 상관없이 자기는 자기 식대로 맛있고 저렴한 와인을 사서 즐기는 거죠. 그렇다고 비참해하지도 않고, 괜히 허세도 안 부리고. 그들에겐 현재를 즐겁게 즐기는 게 중요한 거죠.
그렇게 현재를 즐기는 건 프랑스인 개인적인 기질 탓도 있지만 제도에서 기인하는 것도 꽤 클 것 같아요. 일단 사회적 안전망이 굉장히 탄탄한 편이잖아요. 프랑스는.
좀 다른 이야긴데, 저는 선진도시는 가진 게 적은 사람도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많은 곳 같아요. 싼 와인에 싼 안주를 풀밭에 앉아서 마셔도 좋은 이유가, 싼 와인이나 싼 안주도 가격이 싸다고 맛까지 싸구려가 아니고, 풀밭이라고 해도 나라에서 공원으로 잘 가꿔놓았기 때문에 분위기가 참 좋아요. 도쿄에 가서도 그런 걸 느껴요. 350엔짜리 도시락을 먹는데, 내용물의 충실함은 350엔 이상이에요. 먹는 사람을 배려해서 참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가격이 싸면 항상 부실함으로 이어지잖아요. 재료도 엉망, 만드는 것도 대충, 서비스는 말할 것도 없고. 그러면 화가 나는 거죠. 내가 이렇게 싼 것밖에 못 먹는 가난한 사람이라서 이런 푸대접을 받는 건가 싶어서요. 전 요리의 기본이 충실함이라고 봐요. 가진 한도 내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 해서 정성껏 만들어 내는 데서 충실함이 나오는 거죠. 이런 충실함은 먹는 사람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져요. 도시가 충실함이라는 키워드 아래 움직인다면 거기 사는 사람들의 만족도가 조금은 더 올라가지 않을까요? 저는 그게 선진도시를 만드는 하나의 방식이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사는 도시도 그런 식으로 차츰 변해가야 하지 않을까요?
책을 보고, 새삼 파리가 걸어서 돌아다닐 수 있는 작은 도시라는 걸 느꼈어요. 또, 역사가 잘 보존된 도시라는 것도 부럽게 느껴지더군요.
걸어서 다닐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 파리에 가보면 생각보다 파리가 작고, 대도시임에도 고층 건물이 별로 없고, 건물들이 의외로 낡았다는 걸 보고 많이 놀라요. 한 골목에 중세와 근대, 현대가, 유럽과 아랍, 동양 문화가 공존하는 게 다반사이거든요. 성당과 모스크가 한 블록에 있기도 하고, 중국 요리와 베트남 요리, 아프리카 요리 가게가 공존하고. 파리가 걸어 다닐 만한 도시가 된 건 과거의 유산이라기보다는 현재의 노력이라고 봐야 해요. 파리의 땅값이 어마어마하게 비싸거든요. 거기에 옛날 건물을 다 헐고 고층 건물을 지으면 집세만 해도 얼마겠어요. 아, 이야기가 너무 천박한가요? (웃음) 그런 눈앞의 경제적 이익 대신 파리라는 도시의 역사와 색깔을 지키는 거죠. 그게 정말 존경할 만해요. 그런 건 몇몇 사람의 생각으로 지켜낼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그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대부분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면 도시의 모습을 지켜낼 수 없겠지요. 그리고 그렇게 지켜낸 파리만의 색깔로 막대한 관광 수입을 얻고 있잖아요.
파리를 배경으로 한 영화가 많은데, 그중 특별히 좋아하는 영화는 어떤 것이 있나요?
파리의 일상을 가장 잘 표현한 최근 영화로는 에단 호크와 줄리 델피의 <비포 선셋>이 있어요. 그 영화는 정말 평범한 파리, 파리 사람 그 자체예요. 별다른 드라마틱한 사건들 없이 10년 만에 만난 연인들이 계속 수다를 떨면서 파리를 걷잖아요. 다리 아프면 카페에 가서 에스프레소 한잔 마시고. 파리에 대한 만들어진 낭만을 덧씌우지 않아서 더 좋았어요. 제가 아는 파리의 모습이 그대로 나와서 반갑기까지 했어요. 그리고 상업 영화를 이렇게 만들 수 있다는 게 놀랍기도 했고요.
그리고 파리를 배경으로 한 영화 중에서 제일 제 기억에 남는 건, <퐁네프의 연인들>이에요. 이 영화에 대해 이야기를 다 하자면 3박 4일이 걸릴 만큼 너무나도 좋아하는 영화예요. 한 번 영화를 보고 나면 한 1년 동안은 보기 싫을 정도로 너무 진지하게 몰입을 해서 봐서요. <퐁네프의 연인들>에 나오는 파리도 좋았지만 쥘리에트 비노슈를 많이 좋아하거든요.
쥘리에트 비노슈가 나오는 또 다른 영화 <빨간 풍선>도 파리의 평범한 일상이 별다른 사건 없이 펼쳐지는 영화지요.
그 영화는 아직 못 봤어요. 그런데 일상이라는 건 누구에게나 있는 평범한 건데 파리를 배경으로 찍으면 더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단지 낯선 도시에 대한 동경 때문만은 아닌 것 같고. 저는 그런 일상을 그린 영화를 굉장히 좋아해요. 오다기리 죠가 나오는 <텐텐> 같은 영화요. 두 남자가 하염없이 도쿄를 걷는 영화예요. 지금 사는 이야기, 변하지 않는 인간의 감성 그런 것에 끌려요.
파리에 사는 사람들은 자기들이 그렇게 멋진 도시에 산다는 걸 잘 모를 것 같아요. 일상에 숨겨진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건 여행자들의 특권이니까요.
그렇죠. 우리가 서울의 아름다움을 잘 모르는 것처럼요. 그런데 일상을 소재로 한 여러 나라의 영화를 봐도 파리를 배경으로 한 건 좀 더 특별하고 매력적이에요. (웃음) 책을 쓰면서 ‘파리’라는 도시에 대한 환상을 부추기지 않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어쩌면 제 책도 어떤 의미로는 파리에 대한 환상을 자극하지 않았나 싶기도 하고요.
그런데 여행을 하면서 타 문화권 사람들의 일상을 접하다 보면 자꾸 제 일상을 떠올리게 돼요. 이 책을 쓸 때, 가장 고민했던 게 그런 거였어요. 파리라고 하면 낭만, 사랑, 여유 이런 것을 떠올리잖아요. 그런데 거기 사는 데 익숙해지면 파리도 서울과 별로 다를 게 없어요. 거기 사람들도 대출금 갚고, 애들은 말을 안 듣고, 직장에선 상사가 쪼고, 소개팅 나갔더니 이상한 사람 나오고……. (웃음) 파리 사람들도 그렇게 살아요. 우리처럼. 파리가 원더랜드처럼 좋은 곳이라면 왜 거기서 여기에서 한 고민을 하겠어요? 파리를 여행하다 보면 제 외로움이 생각나고, 누군가와의 다툼이 생각나고, 앞으로의 진로에 대해서 고민하게 되요. 왜냐하면 거기 사람들의 일상에서 내 외로움이나 고민을 보니까요. 책을 통해 그런 것들을 전하고 싶었어요.
칼럼니스트이자 푸드스타일리스트이다. 가수 싸이의 누나로도 유명하다. 프랑스 코르동블루에서 수학했으며, 펜디, 랄프로렌, 폭스바겐, 파리바게트 등의 국내외 유수 브랜드의 런칭쇼를 담당했다. 월간지 〈행복이 가득한 집〉, 〈메종〉, 〈보그〉, 〈엘르〉 등의 음식 화보 제작 및 음식 칼럼 연재를 해 왔다. 방송으로는 올리브 티비〈레드쿡 다이어리〉, 〈레드캣 오픈 키친〉, 〈박재은의 다이닝 애비뉴 1〉, 〈박재은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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