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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를 꿈꾸는 당신에게 - 『편집자란 무엇인가』 저자 김학원 휴머니스트 대표

이 직업의 매력은 내가 좋아하는 것을 직업적으로 결합시킬 수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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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대상 독자가 명확한 실용서다. 일차적으로는 편집자 혹은 편집자 지망생, 이차적으로는 책과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그러나 책을 사랑하고, 책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궁금한 사람에게도 이 책은 퍽 유용하고 재미있다.

김학원 대표는 새길, 푸른숲, 푸른역사를 거쳐 2001년 휴머니스트를 창업해 첫 책 『서양과 동양이 127일간 e-mail을 주고 받다』를 출간해 지금까지 약 300여 종의 교양 도서를 펴냈다. 편집자로, 출판사 대표로 약 20년 동안 출판계에 머물면서 그는 미국의 『시카고 매뉴얼(The Chicago Manual of Style)』 같은 편집자를 위한 책이 없다는 것을 아쉬워했다. 그래서 한국의 편집자 지망생부터 편집자로 일하는 사람들을 위해 『편집자란 무엇인가』를 썼다.

이 책은 대상 독자가 명확한 실용서다. 일차적으로는 편집자 혹은 편집자 지망생, 이차적으로는 책과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그러나 책을 사랑하고, 책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궁금한 사람에게도 이 책은 퍽 유용하고 재미있다.

『편집자란 무엇인가』를 쓰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사실, 편집자라고 하면 독자들도 막연한 이미지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그만큼 우리나라는 편집자에 대한 인식 수준이 낮다. 출판사에 다닌다고 하면 책 쓰는 사람이라고도 생각하고, 어떤 사람들은 책 외판원인 줄도 안다.(웃음)

매년 우리나라에서는 4만 종의 신간을 발행한다. 이 책을 만드는 편집자 수를 상상하면 꽤 많은 숫자인데, 편집자가 알아야 하는 것들을 솔직하고 조목조목하게 밝힌 책이 적었다. 있다고 해도 경험에 근거한 이야기들뿐이었고. 편집자가 주인공이 되는, 편집자가 출판사 안과 밖에서 하는 일상적인 일들을 정리해보려는 의도로 책을 썼다. 그래서 제목도 ‘편집이 무엇인가?’가 아니고 ‘편집자란 무엇인가’다.


편집자들이나 지망생뿐만 아니라 책에 관련된 일을 하시는 분들도 이 책을 많이 읽는다고 들었다.

그렇다면 정말 고마운 일이다. 처음부터 『편집자란 무엇인가』는 많이 팔 생각으로 만든 책이 아니었다. 초판도 2,000부 정도 찍었고, 매년 500부에서 1,000부 정도만 꾸준하게 나갔으면 좋겠다는 게 내 바람이었다. 일차적으로 현장에서 편집자로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고, 더 욕심을 내자면 책에 관련된 일을 하시는 분들도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고 바랐는데, 읽어주신다니 그저 감사할 일이다.

경험에서 근거해서 글을 써서 그런지 굉장히 설득력 있고, 실제적인 지침들이었다.

책을 쓰면서 너무 관념적이지 않으려고 했고, 동시에 내 경험만으로도 책을 쓰려고 하지 않았다. 구체적인 일 속에서 편집자의 정신이나 편집자의 직업세계를 드러내고 싶었다. 만드는 책에 편집자의 정신이 살아 있어야지 말로만 편집자는 이런 정신을 가진 사람이다라고 말하는 건 공허하다고 생각했다.

스티븐 킹은 『유혹하는 글쓰기』에서 ‘글쓰기는 인간의 일이고, 편집은 신의 일이다.’라는 멋진 말을 남겼는데, 편집자로서 이 말은 어떻게 들리나?

편집을 못 해봤으니까 그런 말이 나왔겠지.(웃음) 편집에 대한 아주 미국적인 표현이 아닐까. 다만, 그런 식으로 편집자를 신뢰한다는 건 무척 부럽다. 편집자와의 교감은 저자에게도 꼭 필요하다. 편집자는 자기가 선택한 작가를 믿고, 더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북돋아주며, 함께 길을 모색한다.


늘 편집자 노릇만 하다가 이번에 책을 내면서 저자의 입장도 되어 보았는데. 기분이 어땠나?

이번 책은 거의 10년 이상 같이 일한 사람들과 일을 했다. 그런데 그렇게 잘 아는 사람들과 일을 했음에도 여러 번 깜짝 놀랐다. ‘정말 이들이 아니었으면 책이 나왔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선완규 편집장은 정말 내가 놓친 것을 딱딱 짚어내고 바로 피드백을 줬다. 내가 실수를 해도 옆에서 알아채고 바로잡아 줄 수 있는 이가 있어서 든든했다. 잘 알고 있었으면서도 내가 작가가 되어 편집자와 함께 일을 해 보니 편집자의 역할을 절감하게 됐다.

또 이번 책을 쓰면서 어떻게 보면 너무 뻔한 이야기라 실제로 편집자들에게 도움이 될까,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런데 휴머니스트 인트라넷에 매주 연재했을 때, 5~6년차 편집자들의 반응이 참 좋았다. 그들의 반응을 보면서 이 책을 써도 괜찮겠구나 하는 확신을 얻었다.


편집자로 일할 때 이 책에 있는 내용을 다 알았다면 어땠을 것 같나.

실수를 확실히 덜 했겠지. 나는 실수하면서, 깨지면서 배웠지만 후배 편집자들은 그러지 않을 수 있다. 그렇게 경험이 전수되면서 점점 더 편집자들의 능력치가 높아지고, 그러면서 우리 출판계도 성장하지 않겠나? 좋은 책도 많이 나올 테고. 후배 세대들이 이 책에 나오는 것들은 상식 수준으로 체화하고, 일터에서 자기만의 경험을 쌓아 나보다 더 멋진 편집자로 성장하길 바란다.

예전에는 편집자 지원자 중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도 모르고 지원한 사람들도 많다고 하던데. 요즘은 어떤가?

굉장히 많이 달라졌다. 서울출판학교에 예비편집자 과정도 생기고, 한겨레문화센터에 출판과정도 생겨서 어느 정도 일에 대해 아는 사람들이 편집자로 지원한다. 예전 지원자들은 대부분 독자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책이 좋아서 책이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지금은 어떤 책을 만들고 싶고, 책 만드는 일 중에 어떤 분야를 주력해서 하고 싶고……. 이런 식으로 구체화된 목표를 가진 사람들이 편집자로 지원하고 있다.

사람과 지적인 것에 관심이 많고, 호기심이 많은 사람, 새로운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편집자라는 직업에 잘 맞을 것 같다.

그렇다. 이 직업의 매력은 내가 좋아하는 것을 직업적으로 결합시킬 수 있다. 예를 들어, 내가 어린이를 좋아하면, 어린이 책을 만들고, 소설을 좋아하면 소설책을 만들 수 있다. 정말 좋아하는 작가가 있으면 5년, 10년 쫓아다녀서 내 작가로 만들고……. 편집자는 일과 삶이 묘하게 얽혀있다. 직업관과 삶에 대한 가치관이 일치한다. 그런 독특한 매력이 있다.

책을 만드는 편집자가 오히려 책 읽을 시간이 없다고 하는데…….

업무와 관련된 책을 봐야 하니까. 자기가 독자로서 좋아했던 책은 읽을 시간이 줄어든다. 그런데 내가 보기엔 기존보다 독서량은 늘어나고 어떤 식으로든 자기 독서 줄기에 영향을 미친다. 바빠서 책 읽을 시간이 없다, 모든 게 일로 보인다고 많이 말하는데, 그래도 다들 짬짬이 책을 읽는다. 편집자가 자기의 독서 줄기를 놓쳐서는 안 된다. 편집자는 매일 일적으로 책을 보고 있으니까 ‘아, 내가 책을 많이 읽구나,’ 착각하는 수가 있다. 자칫하다 보면 이전에 즐겼던 것을 잃어버릴 수 있는데, 자기 관리를 잘해야 한다. 편집자로의 깊이라고 할까, 능력이라고 할까, 그런 것은 책에서 나온다. 계획을 세워 자기만의 독서 줄기를 만들어야 편집자로 오래갈 수 있다. 물론 인간적으로도 성장할 수 있겠지. 또, 운동도 열심히. 편집자도 체력이 중요하다.

어느 직업이 그렇듯, 편집자에게도 자기 직업에 대한 애증이 존재할 것 같은데, 책을 만들면서 기쁨을 더 많이 느끼나 아니면 힘들다는 생각을 많이 하나?

모든 게 다 그렇듯이 출판도 기쁠 때보다는 자존심 상하고, 절망하고, 실망하고, 답답해할 때가 더 많다. 수많은 저자 중에서 글도 잘 쓰고 인간성까지 좋은 저자가 얼마나 되겠는가? 다양한 저자를 만나 일을 하다 보면 정말 별의별 사람을 다 만나고, 심한 경우 상처가 되는 모욕을 받을 때가 있다. 편집자로 일하면서 느끼는 희로애락 중 ‘희’에 해당하는 건 2~3할 정도밖에 안 된다. 그런데 그 얼마 안 되는 내적인 자기만족이 편집자로 일하는 데 굉장히 중요하다. 기본적으로 편집자들이 겉으로는 강하면서 속으로는 여리다. 그래서 내상들이 많다. 나서기 좋아하고 대범한 사람들은 출판사로 잘 안 온다.(웃음) 나도 마찬가지다.

지금 돌아보면 본인은 어떤 편집자였나?

끈질기고 깐깐한 편집자였다. 같이 일하는 편집자들이 수준에 못 미치면 야단도 심하게 치고. 그런데 하고 있던 일을 떠나 편집자 선후배로 만날 때는 편한 사람이다. 현장에서 같이 일하는 동지간의 연대감, 그런 게 내겐 굉장히 중요했다. 저자에게 자상한 편집자는 못 됐다. 조언은 충실하게 하되 내가 저자의 개성을 죽이거나 글을 고치는 건 엄격하게 금했다. 사실 ‘다 알아서 하세요.’라는 필자가 제일 위험하다. 원고를 계속 수정하고 교정지도 자기가 보고 찾아낼 건 찾아내서 고치고 그래야 한다. 노력 안 하고, 게으르고, 자기 일 방기하는 저자와는 두 번 다시 일하지 않는다. 나는 아니다 싶으면 안 하는 게 내 주의다. 그래서 새길 주간으로 일할 때가 제일 어려웠고, 그 다음이 푸른숲 주간 할 때가 힘들었다. 갈수록 저자와의 관계는 편해진다. 왜냐면 하지 말아야 할 저자들이 뻔히 눈에 보이니까. 그래서 나에겐 함께 오래한 필진들이 많다. 이진경 선생님하고는 17권을 했고, 진중권 씨하고는 10권이 넘는다. 정민 선생님도 그렇고. 글도 훌륭하고, 자세도 훌륭한 분들이시다. 그런 분들은 반드시 다음 저작에 대해 제의를 하고, 꾸준히 관계를 이어간다. 좋은 필자와 계속 좋은 관계를 맺는 게 출판사로는 가장 훌륭한 자산이다.

저자에게 편집자는 어떤 존재인가?

저자의 내밀한 부분까지 이해하고, 저자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 알며, 신뢰와 애정을 바탕으로 저자에게 필요한 비평과 조언을 할 수 있는 존재다. 작가에게는 그런 존재가 사실 필요하다. 이 역할은 전문 리뷰어나 비평가가 할 수 없다. 편집자는 작가가 미처 눈치 채지 못한 자신의 변화까지 알 수 있다. 어느 순간, 작가의 글이 자기 개성을 잃어버리고 너무 독자 지향적으로 흐를 때가 있다. 그럴 때 곁에서 조언을 해 줄 사람은 편집자다. 성실하고 치열하게 자기 자신을 발전시키는 작가가 되길 모든 작가가 꿈꾸지만 극히 소수의 작가만이 그것을 해낸다. 좋은 편집자가 옆에 있다면 작가는 자기 한계를 좀더 수월하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편집장 시절에는 만들지 못했지만 출판사 대표가 되고 만들 수 있는 책이 있었나?

편집장으로 일하면서 ‘이런 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있어도 못 하는 책이 있다. 사장이 못 하게 해서가 아니라 자기 검열 때문에 못 내는 거다. 그런 책 중에 휴머니스트에서 낸 『대담』이 있다. 내가 새길 주간을 할 때 지식인들을 만나고 논의를 하면서 두 가지 의문을 가졌다. ‘왜 우리나라 지식인들은 자기 영역에서 살까?’ ‘왜 한국의 지식인들은 왜 뻔한 논쟁을 할까?’ 양극화된 이분법적 논리가 계속 재생산된다. 한국 사회 내에 뻔한 두 사람의 논의로 두 편으로 나눠 싸우는 것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었다. 그래서 「아름다운 논쟁」이라는 칼럼을 신문에 쓰면서, 그날 편집일기에 ‘좀 더 제대로 된 지식인들이 소통할 수 있는 대담을 몇 권 정도 해 봤으면 좋겠다.’라고 썼다. 그런데 시간, 공력이 너무 많이 들어가서 쉽지 않았다. 그러다가 휴머니스트 차리고. 나가든 안 나가든 예전에 하고 싶어도 못했던 것을 원 없이 했는데 그 첫 책이 『대담』이었다. 대표가 되니까 그런 게 좋다. 또 편집자들이 이건 내고 싶은데 여러 가지 조건으로 머뭇거릴 때 ‘한번 해 봐.’라고 이야기해 줄 수 있으니까. 뭐, 기대했던 것만큼 책이 안 나갈 수도 있지만 그런 것을 경험하면서 크는 거니까. 그래도 가끔 허전할 때는 있다. 예전 편집자 시절처럼 모든 것을 다 만져보고 싶다는 욕구가 생길 때가 있다. 하지만 그래선 안 되는 걸 잘 아니까 절대 그러지 않는다. 하지만 필드에서는 절대 떠나고 싶지 않다. 대표로서 현장 감각을 잃고 싶지 않다.

기대했던 책이 안 나가면 여러 가지 의미에서 속상하지 않나? 대표는 경영을 책임지는 자리이기도 하니까.

기대했던 책이 안 나가는 것보다 기대했던 저자에게 거절당하고 상처받는 게 더 속상하다. 나의 경우는. 경력이 많은 사람일수록 그러지 않을까? 왜냐하면 실패해서 안 된 건 뭔가 다른 것을 해서 보상하겠다는 오기도 생기고, 왜 실패했는지도 알게 된다. 근데 꼭 모시고 싶은 저자에게 거절당하거나, 막상 같이 일을 했는데 삐걱거리면 자기의 근본적인 영역, 자기가 제일 내세울 영역에서 상처를 받은 것이다. 이런 상처가 더 오래간다.

책이 확 잘 나가면, 그건 외적으로 기쁜 거다. 그것보다 함께 작업해서 좋은 책을 만든 저자로부터 인정받을 때, ‘당신은 정말 최고의 편집자다. 다음에도 일을 같이 하고 싶다.’ 이런 메일이라도 받으면 편집자들은 잠 못 잔다. 너무 좋아서.

나 역시 그랬다. 『살아있는 한국사 교과서』는 쉽게 낼 수 있는 책이 아니었다. 참여 인원도 많았고, 시간도 많이 걸렸다. 출판사 전 스태프들이 거기에 다 매달렸다. 그때 조촐하게 출판기념회를 했는데, 저자 분들이 ‘참 아름다운 인연이었다.’라고 말씀해 주셨는데, 정말 잊지 못할 순간이었다. 편집자들을 감동시키는 저자들이 있다. 구본형 선생님이 그렇고, 정민 선생님이 그렇다.


모든 직업이 다 그렇지만 편집자도 어느 정도 하다 보면 매너리즘에 빠지기 쉽다. 어떤 식으로 그런 위기들을 극복하나?

책은 구조적으로 매번 새로운 것을 담기 때문에 편집자는 늘 신선한 관점을 가지도록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데 그게 쉬운 일은 아니다. 내 경우를 말하자면, 3년 단위로 보름에서 몇 달 정도 쉬고, 매년 단식을 한다. 그렇게 휴식 시간도 갖고, 자기를 돌아보는 시간도 가지면서 내 안에 쌓인 쓰레기들도 버린다. 그 외에는 다른 편집자들과 비슷하다. 사람을 만나고, 꾸준히 독서를 하고, 기록을 하는 식으로.

휴머니스트라는 출판사가 우리 사회에서 어떤 가치를 구현하길 바라나?

휴머니스트가 구현하고 싶은 것은 가치 있는 진보성이다.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기초적인 지식을 제공하고 싶다. 그런 사람들이 읽을 수 있는 천 종 정도의 도서 목록을 만드는 게 우리의 1차적 목표다. 그러다 보니까 우리가 내는 책은 베스트셀러보다 스테디셀러 쪽이 많다. 학계에 있는 사람은 좀 가볍고, 일반인은 좀 무겁게 느낀다.

지금은 어린이에서부터 청소년, 대학생, 일반인까지 세대별로 라인업하는 작업을 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엔 학습서는 많지만 교양서가 없다. 삶의 방향과 해석과 재배치를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교양서다. 내가 어떻게 살고, 사고하고,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책이다. 당장 도움은 안 되지만 그것은 삶의 기반이 되며, 재창조에 거름이 된다. 그런 책들을 새로운 감각으로 만들 수 싶다. 교양은 가치 중심적으로 살고 싶은 사람들에게 필요한 물적 토대다. 하루아침에 쌓아지는 것도 아니고, 당장 필요해 보이는 것도 아니지만, 이것으로 인해 차후에 경쟁력도 차이가 난다.

미국의 어느 디자인 대학 총장이 한국에 와서 ‘한국 디자인에는 철학이 부재하다.’라고 하는데, 그 말이 맞다. 우리나라 예술가, 디자이너들은 예술의 기초인 개념 창조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개념의 창조는 기초 지식에서 나온다. 철학사, 예술사, 미학사, 건축사 이런 역사 속에서 개념은 재창조된다. 이런 기초 교양이 필요한데 우리는 해방 이후 너무 파행과 굴곡의 역사를 살아오느라 기초지력을 제대로 쌓지 못했다. 그런 기초를 쌓는 일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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