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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는 우리 인생 최고의 진통제다 - 장-루이 푸르니에

이 이야기를 쓰게 된 진짜 이유는 사랑의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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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어디 가?』는 장애아를 가진 부모와 장애를 가진 아인 아이가 겪었던 고통에 대한 기록이긴 하지만 읽는 이들이 섣불리 동정하게 하지 않는다.

* 이 인터뷰는 작가 장-루이 푸르니에가 프랑스에 거주하는 관계로 이메일로 진행되었습니다.


장-루이 푸르니에라는 사람을 알게 된 건 뛰어난 의사이자 알코올 중독자 아버지의 이야기를 다룬 『나의 아빠 닥터 푸르니에』, 자신의 사춘기 시절을 회고한 『지옥에 가지 않겠어』라는 책을 읽고 나서였다. 비참하고 고통스러운 상황을 반전시키는 독특한 유머 감각이 돋보이는 책이었다. 자전적인 두 권의 책을 읽고 나서, 그는 어떤 아버지가 되었는지 궁금했고, 2008년에 페미나 상을 받은 장-루이 푸르니에의 따끈따끈한 신간 『아빠 어디 가?』가 번역되었다. 이 책은 그의 두 아들, 마튜와 토마, 그리고 아버지가 된 소년 장-루이의 이야기다.

그의 두 아들은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심각한 장애를 가지고 태어났다. 그가 『아빠 어디 가?』에서 쓴 대로 ‘유전자 로또에 도전했으나 본전도 못 뽑았다.’(p.201). 40년이 지난 후에야 쓴 이 책에는 태어나 장애인 등록카드 말고는 아무 흔적을 남기지 않은 두 아이ㅡ그중 큰아들인 마튜는 이미 세상을 떠났다ㅡ에 대한 안타까움이 가득하다. 그렇지만 이 책은 눈물보다 웃음이 많다.

『아빠 어디 가?』는 장애아를 가진 부모와 장애를 가진 아인 아이가 겪었던 고통에 대한 기록이긴 하지만 읽는 이들이 섣불리 동정하게 하지 않는다. 세상 모든 인간에게는 일반론으로 요약될 수 없는 저마다의 인생이 있다. 굉장히 짧게 기록될 수밖에 없는 인생이지만 작가인 아버지는 조심스레 그들의 인생을 복원한다. 마지막에 뿌리는 마법의 재료는 ‘유머’다. 아프고 슬픈 이야기지만 이 유머로 덕분에 우리는 싸구려 감상에 빠지지 않고 세 부자의 인생을 진솔하게 직면할 힘을 얻는다.

지극히 개인적인 두 아들의 이야기를 책으로 쓰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이 이야기를 쓰게 된 진짜 이유는 사랑의 고백이라고나 할까요? 우선은 아이들의 얘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장애아들의 얘기는 쉽게 하지 않지 않습니까? 나는 삭제를 하고, 지우고, 자르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나는 내가 쓰는 것을 씁니다. 내 아들들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서는 이 이야기를 출판하는 길밖에 없었습니다.

마튜와 토마, 두 아이들의 얘기를 썼다는 것은 그 아이들이 영원한 존재가 될 수 있도록 해준 것이라고도 말할 수 있겠죠. 소설의 주인공은 영원하니까요.


프랑스에서 『아빠 어디 가?』가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사람들이 이 책의 어떤 점에서 공감한다고 생각하는지요?

솔직함과 진실함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마 유머가 섞인 톤으로 장애아의 이야기를 한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닐까 싶은데요. 이 유머는 놀려대는 것과는 거리가 멉니다. 이 유머는 사랑의 증거입니다. 나는 내 아이들을 정말 사랑하니까요.

두 아들의 이야기를 유머로 풀어나가는 이 책을 읽고 장애아와 그 부모를 희화화했다는 반응은 없었나요? 장애아를 가진 부모님으로부터 이 문제로 항의를 받으시진 않았는지 궁금합니다.

우선 ‘희화되었다’라는 말에 따옴표를 붙여야 할 것 같습니다. 놀린다는 것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니까요. 정이 서려 있고, 또 순진한 마음이 있어서 그런 것입니다. 장애아를 둔 대부분의 부모들은 이 점을 이해했을 것입니다.

장애아를 가진 부모들은 마지막까지 자식이 치유될 것이라는 희망의 끈을 놓지 못하며, 아이들의 장애를 받아들이는 데 긴 시간이 들기도 합니다. 당신은 언제쯤 두 아이의 장애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되었습니까?

장애아라는 진단이 내려지고, 더 이상 손을 쓸 방법이 없다는 말이 나왔을 때 바로 받아들였습니다.

아이들이 그들의 장애로 고통을 받았다고 생각하나요?

공교롭게도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너무 힘들고 괴롭지는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지요. 아이들의 인생도 때로는 즐겁고 행복했다면 하는 바람입니다.

당신은 자신의 두 아이의 이야기를 하기 위해 ‘유머’를 사용했는데, 실제 삶에서 유머가 어느 정도 도움이 되었습니까?

유머란 저에게는 필수적인 요소였습니다. 더 이상 할 것이 없을 때, 더 이상 가망이 없을 때… 거리를 두고 웃어보려 노력하는 것 외에 또 할 일이 있겠습니까? 유머는 놀라운 진통제입니다.

책에서 당신은 장애아를 둘러싼 편견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습니다. 어떤 편견이 당신을 가장 힘들게 했나요?

장애인들은 이 사회에 짐만 된다는 편견이 그것이었습니다. 제가 볼 때 장애인들도 이 사회에 얼마든지 필요한 존재인데 말입니다. 이 지구상에 완벽한 인간들만 모였다면, 세상은 비인간적인 곳이 되었을 것입니다.

당신이 생각하는 정상과 장애의 구분 기준은 무엇인지도 궁금합니다.

우리는 모두 비정상적인 면을 갖고 있다고 말입니다. 물론 그것을 숨기는 것이죠. 예를 들면, 어떤 공포증을 갖는 것 역시 비정상적인 증상이 아니겠습니까?

두 아이가 장애를 가지지 않고 태어났다면 당신은 어떤 아버지가 되었을까요?

다른 부모들과 다르지 않겠죠. 더 좋을 것도, 더 나쁠 것도 없는….

두 아들과의 추억 중에 당신의 가슴을 가장 따뜻하게 하는 것은 어떤 것인가요?

아이들의 공작실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비둘기가 아이들 사이로 내려앉은 일이 있었는데, 그 추억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책에도 그 에피소드를 그렸습니다.(궁금한 독자는 『아빠 어디 가?』의 170쪽에서 171쪽을 볼 것.)

둘째 아들 토마의 근황이 궁금합니다.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점점 더 거동이 불편해지고 있습니다. 전보다 훨씬 약해지고 있고요. 더 이상 제 전화도 받지 않습니다. 하지만 너무 나쁜 상태는 아니에요. 잠도 잘 자고, 밥도 잘 먹으니까요.

자식들은 자기 아이를 키우면서 부모를 이해하게 된다고 합니다. 세 아이들을 키우면서 당신의 아버지에 대해 좀더 이해하게 되었습니까?

내가 부모가 되었기 때문에 제 아버지를 이해하게 된 것은 아닙니다. 제 아버지가 생전에 그리 행복했던 것 같지 않아, 그냥 측은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당신에게 가족이란 어떤 존재입니까?

저에게 가족은 정말 중요합니다. 안정을 찾을 수 있고, 안심이 되는 곳이니까요. 아이들이 웃는 것을 볼 때 정말 행복했습니다.

한국에 소개된 작품 외에 어떤 작품을 냈는지 궁금합니다.

전부 합쳐 스물네 권이 있습니다. 그중에서 최근작을 말씀드리자면 제 작년에 나온 『마지막 담배 한 개비』와 『정신력을 흩뜨리기 위한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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