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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 인터뷰-영어편]혼자 중얼중얼 셀프 토킹 하다 보면 저절로 영어가 입에 붙어요 - 연호택 교수

영어에는 왕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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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상황을 설정하고 그 상황에서 나올 수 있는 표현들을 마치 에세이처럼, 소설처럼 정리하여 영어 학습서 세계의 형식 아닌 형식을 마음대로 주무른(?) 이 책의 저자 연호택 교수(관동대학교 영문과 교수)는 그의 책처럼 자유스러운 모습이었다.

무척 흥미로운 영어책이 한 권 출간되었다. 바로 『Self Talking about me 나를 말하다』. 후르륵 들춰보면 이게 영어 학습서인지, 에세이인지, 소설인지 헷갈릴 정도로 내용이나 형식이 참 ‘프리’하다. 잠깐 내용을 살짝 공개하면…

「목욕탕에서 열심히 때를 밀고 있는데 누군가 어깨를 툭 친다.
Hey! You must be Ho-tak. 이봐, 너 호택이 맞지?
그런데 기억이 안 나는 걸 어떻게 해?
I’m sorry, but who are you? 죄송하지만 누구세요?
Aren’t you 호택? 호택이 아니냐고?
Yes, but who are you? 그렇긴 한데, 누구시냐구요?
이렇게 말해도 되지만, 정답이 하나만 있는 건 아니니까.
Do I Know you? 내가 댁 아나요? 즉, 누구시더라?
Have we met before? 우리 전에 만난 적 있던가요? 즉, 누구신지?

혼자 집을 보고 있는데 밖에서 초인종 소리가 들린다.
Who are you?
아니다. 이럴 때는 초인종을 누른 것이 사람인지, 유령(ghost)인지, 지나가던 고양이나 바람인지 모르므로 무지 떨리는 목소리로 이렇게 묻는다.

Who is it there[outside]? 거기 누구세요?
Who is this? 누구신가요?」

특정 상황을 설정하고 그 상황에서 나올 수 있는 표현들을 마치 에세이처럼, 소설처럼 정리하여 영어 학습서 세계의 형식 아닌 형식을 마음대로 주무른(?) 이 책의 저자 연호택 교수(관동대학교 영문과 교수)는 그의 책처럼 자유스러운 모습이었다. 헤어스타일은 미용실에 가지 않고 자신이 직접 만지는 것이 아닐까 의심이 드는 단발에, 이제 오십대를 바라보는 전혀(!) 적지 않은 나이인데도 날렵한 몸매를 자랑했으며(보스톤 마라톤 대회 참가를 목표로 시간이 날 때마다 달린다고 한다), 채식주의자에 여행애호가(지금까지 60여 개 국 여행)…. 예사롭지 않은 캐릭터가 분명한 연 교수는 영어 공부에 있어서 자연스러움을 강조했다. 아기가 이 세상에 태어나 혼자 수백 번, 수천 번 중얼중얼거리며 말을 입에 익히듯이, 영어 공부를 한답시고 무조건 학원부터 찾지 말고 혼자서 중얼 중얼 ‘셀프 토킹’을 하자는 것이다. 그리고 셀프 토킹을 함에 있어서 가장 좋은 소재가 될 수 있는 것이 바로 내 얘기를 하는 것.

“영어의 왕도가 없는 것은 아시죠? 저도 영어를 30년 이상 공부했지만, 제가 현지인처럼 영어를 완벽하게 구사하는 것은 아니에요. 우리말을 완벽하게 구사하는 것도 어려운데 외국어는 오죽 하겠어요. 부단한 노력, 시간 투자, 지속적인 관심 없이는 잘 하기가 어렵죠. 여행을 할 때에도 그 나라에 대한 사전정보를 많이 알면 여행에서 얻는 것이 더 많은 것처럼 영어도 마찬가지에요. 기본적으로 머릿속에 입력된 문장이 많아야 영어를 잘 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영어 참고서들 많이 사셨을 거예요. 그 책 중에서 완독한 책이 어느 정도나 되세요? 이 책은 일상 속에서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문장들을 읽다 보면 저절로 익힐 수 있도록 했기 때문에 아마 두 세번 읽다 보면 영어가 되는 걸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영어를 잘 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달라고 하니, “미국이나 영국에서 다시 태어나는 방법”이라며 냉정하게 잘라 말한다. 마치 미인에게 어떻게 하면 예뻐질 수 있냐고 물어보는 것과 비슷하다고나 할까? 화장, 성형 수술 등 방법은 많겠지만 일단 균형 잡힌 체형과 이목구비를 타고 나야 미인이 될 수 있는 거니까…

“우리가 우리말을 배울 때 어떻게 해요. 자연스럽게 배우는 거잖아요. 무엇을 배운다는 생각 없이 배우는 것인데… 영어는 외국어이고, 끽해봐야 일 주일에 몇 시간 공부하는 정도로는 영어를 잘 할 수 없습니다. 영어를 가장 잘 할 수 있는 방법은 미국이나 영국인으로 다시 태어나는 것, 두 번째는 가급적 어렸을 때 부모와 동반해서 미국이든 영국이든 캐나다든 가는 것, 아니면 대학생이나 직장인이라면 연수를 가는 것입니다. 6개월은 부족하구요, 1년 이상은 가야 합니다. 영어 환경에 많이 노출되면 노출될수록 좋습니다.”

그럼 미국인도 아니고, 부모 때문에 어렸을 때 영어권 나라에 가보지도 못한, 또 돈과 시간이 없어서 연수를 가지 못하는 대한민국의 평범한 사람들은 어떻게 하는가? 평생 영어 콤플렉스에 시달리면서 이 책 저 책, 이 학원 저 학원 전전긍긍하며 살아야 한다는 말인가?

“다른 영어 전문가들이 아마 공통적으로 하는 말일 텐데… 적당한 동기와 목표가 필요합니다. 내일 당장 미국인과 결혼을 해야 한다면, 영어로 프리젠테이션을 해야 한다면 정말 영어가 절실하게 필요하겠죠. 그리고 꾸준함입니다. 최소한 1년 정도는 매일 한 시간 정도 시간을 투자해야해요. 그리고 암기가 필요합니다. 무차별적인 암기는 고단하기 때문에 효율적으로 암기를 해야 해요. 제가 권하는 방법이 ‘do you~’, ‘may I ~ ‘와 같이 패턴화된 영어 문장을 통째로 외우는 것과 소위 chunk 라고 하는 동사군 중심으로 외우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목욕하다’라는 말을 ‘목욕’과 ‘하다’로 따로 외워서는 안되죠. ‘take a bath’… 이렇게 한 덩어리로 된 표현을 암기하는 것이 영어에 실질적인 도움을 줍니다. 이렇게 암기를 해야지 영어를 써야 하는 상황에 자연스럽게 영어가 나올 수 있습니다.”

아무리 영어 학습서를 많이 읽고, 실력 있는 영어 강사가 있다는 학원에 간다고 해도 어차피 공부는 자기가 해야 하는 법. 공부를 하지 않으면 늘 수가 없다. 기본적으로 영어 공부에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지 않는 사람은 “나는 왜 영어를 못할까…”라고 투덜거리지 말자. “나는 00 고등학교를 졸업했어.” “그 사람, 나는 별로야.” “<킹콩>에 나왔던 여배우, 정말 괜찮지 않았어?” 와 같이 일상생활에 쓰이는 문장을 영어로는 어떻게 표현할까,에서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 연 교수 말마따나 “『Self Talking about me 나를 말하다』 하루에 한 페이지씩”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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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정희

독서교육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Self Talking about me 나를 말하다

<연호택> 저10,710원(10% + 5%)

생애 최초로 "엄마!"하고 입을 뗐을 때, 아기는 혼자 수백 번, 수천 번의 옹알거림을 하는것 처럼 영어를 배우는 우리도 혼자서 중얼중얼 셀프 토킹을 하다보면 저절로 영어가 입에 붙는다는 저자의 말씀. 또한 결국 영어를 말한다는 것은 내 이야기, 내 생각을 영어로 말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적나라하게 내가 하고 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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