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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은 신화, 서태지 - <2004 Seotaiji record of the 7th” DVD> 총감독한 한동욱 씨를 만나다

“서태지는 어려운 사람이 아님을 보이려고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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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지 씨는 방송을 통해 보여지는 자신의 모습이 많이 왜곡되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되도록이면 자연인 서태지의 모습을 그리려 한 거죠.”

“이번 DVD에 서태지 씨가 관심을 많이 보이셨다면서요?”
“서태지 씨는 언제나 그래요.”
“감독님은 이번 DVD 제작 시 어떤 점을 가장 신경 쓰셨나요?”
“저는 일단 작업에 들어가기 전 브랜드의 가치를 어떻게 포지셔닝 할 것인가, 목적을 확실하게 정하고,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해요. 그런 관점에서 이번 DVD는 서태지 씨가 팬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애를 썼습니다. 공연 모습만 담아도 물론 나쁘지 않겠지만 무대 위의 모습은 일단 한 단계 걸러진 모습이니깐요. 일상 속의 모습을 많이 담으려 했어요. 인간적인 모습을 많이 보이려 했구요. 한 마디로 서태지는 어려운 사람이 아님을 보이려고 했어요. 서태지가 무섭다는 사람도 있는걸요”

오는 11월 18일에 발매될 예정인 <2004 Seotaiji record of the 7th DVD>의 총감독을 맡은 한동욱 씨를 학동역 근처에 위치한 서태지 컴퍼니에서 만났다. 아직 발매되지도 않았지만 벌써부터 서태지 팬들을 설레게 만드는 이번 DVD를 총감독한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내심 궁금했는데, 사무실에서 만난 한감독은 재킷 속 빨간색 후드티를 멋지게 소화시킬 만큼 젊었다. 시종일관 진지하게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면서 자신의 의견을 조리 있게 말하는 차분함, 그러면서도 살짝살짝 안경 너머 웃음 띤 눈에서 보이는 재치가 인상적인 한감독은 서태지 씨 본인도 DVD 속에서 자신의 모습이 많이 보여지기를 바랬다고 한다.

“서태지 씨는 방송을 통해 보여지는 자신의 모습이 많이 왜곡되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되도록이면 자연인 서태지의 모습을 그리려 한 거죠.”




2004년 서태지 7집 공식 활동을 총 정리한 <2004 Seotaiji record of the 7th DVD>의 가장 큰 특징은 무엇보다 총 5시간 15분이라는 방대한 분량. ‘서태지’ 상품이 출시될 때마다 변함없는 지지와 신뢰를 보내는 수십만 팬에 대한 보답의 다른 방법이라 할 수 있겠다. 러닝타임이 긴 만큼 제작비도 많이 들었다. 제작비가 얼마나 들었나는 질문에 한감독은 “아마 우리나라에서 제작된 DVD 타이틀 중에서는 최고일걸요.”라고 돌려 말한다. 또한 이번 DVD에서는 ‘우주정복 7호’라는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이 선보이는데, ‘우주를 정복한다’라는 컨셉 하에 7집 활동 전체를 1시간 50분으로 압축 정리한 것이다. 애니메이션에 대한 서태지 컴퍼니 측의 애정은 올 4월 출간된 『낙엽지는 새』에서 익히 확인할 수 있었던 바, ‘서태지’라는 인물의 캐릭터가 워낙 특별하여 우회적으로 돌려 표현해야 한다는 전략하에 취한 방법이란다.

자신의 이름이 걸린 결과물에 대해서 100%의 완벽을 추구하려는 서태지 씨의 근성은 익히 알려진 터. 이번 작업에서도 결코 예외가 아니었다.

“서태지 씨는 자신과 관계된 작업들을 모두 직접 체크합니다. 특히 이번 DVD 같은 경우는 정말 1초라도 그냥 보지 않았어요. 7집 공식 활동이 끝나고 올 1월부터 바로 DVD 제작에 들어갔는데 이제서야 마무리가 될 수 있었던 이유도 매 장면 마다 서태지 씨의 싸인이 떨어져야만 진도가 나갔기 때문입니다. 정말 열심이죠. 부지런하구요. 7집 활동 중에는 서태지 씨와 거의 같이 붙어 있었는데 쉬는 모습을 본 적이 없어요.”

2004년 Zero 콘서트 때의 일이다. 콘서트 때 영상물을 보여주는 시간이 있는데, 미처 준비가 되지 않은 것. 해서 콘서트 전날 밤 잠을 안자고 준비를 했단다. 물론 한동욱 감독과 서태지 씨가 함께. 서태지 씨는 그렇게 밤을 샌 상태로 바로 공연에 들어갔다고 한다. 그 모습을 보며 한감독은 “하려면 제대로 해야 하고, 제대로 하려면 저 정도는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다.

이 뿐만이 아니다.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스스로 만들고 확립하려는 철저한 자기 관리는 앨범이나 DVD 같은 아이템 이외에도 대중에게 노출되는 모든 것들을 직접 컨트롤하는 모습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공중파로 나가는 서태지 관련 영상물이 좋은 예.

“방송에서 나가는 영상물도 서태지 컴퍼니에서 모두 제작합니다. 인터뷰라 할 지라도 어떻게 편집을 하느냐에 따라 그 느낌이 많이 달라지잖아요. 서태지 씨는 자신에 대한 왜곡을 가장 싫어해요. 해서 직접 관리하는 거죠.”

그러나 이렇게 철두철미한 모습 이외에도 서태지 씨에게는 아이 같이 귀여운 모습도 많이 있다. 작업 중간 중간 rc카를 가져와 레이스를 즐기기도 하고,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하기도 한다. 또 하나 서태지 씨의 독특한 버릇이 있는데, 집안에서 꼭 슬리퍼를 신는 것이라고.

“집안에서 꼭 슬리퍼를 신어요. 좋은 슬리퍼가 아니라 왜 아저씨들이 즐겨 신는 촌스러운 거 있잖아요. 왜 신냐고 하니까, ‘서태지와 아이들’ 해체하고 미국에 오래 있었는데, 그 때 실내에서 신발을 신는 버릇이 아직도 몸에 남아서라고 해요. 그런데 왜 하필이면 그런 신발이냐고 하니까, 그게 편하데요.”

그리고 서태지 씨는 야식을 좋아한다고 한다. 즐겨 먹었던 메뉴는 쌀국수와 간장게장!

한동욱 감독은 서태지 씨와 함께 일하면서 새로 다짐한 것이 있다. 바로 “잠 안자고 열심히 하자.”. “서태지 씨를 옆에서 지켜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끼는 점이겠지만 서태지 씨는 정말 똑똑해요. 아이디어가 많고 상상력이 매우 뛰어납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누구보다 더 노력을 해요. 머리 좋은 사람이 열심히 하니까 정말 따라올 사람이 없는 것 같아요. 일의 경중을 따지기 전에 모든 일에 대하여 같은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요.” 여기에 더하여 “싫증을 잘 내자.” 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단다. 항상 지금까지 해오던 방식과 관계를 계속 의심하고 새로운 모색을 시도하려는 서태지 씨의 모습 때문이다.

1992년 등장한 <서태지와 아이들>이 우리에게 주었던 문화적 충격은 아직도 생생하다. 랩 을 가요의 주류로 만들었고, 정규 교육을 무시하고 음악에 뛰어든 드롭아웃의 자기 주장을 당당하게 펄쳤으며, 댄스 음악의 시대를 열었다. 일정한 전략하에 의상과 뮤직 비디오 등으로 자신만의 정체성을 밝히며 비주얼의 중요성을 확인시키기도 했다. <서태지와 아이들>은 이제 없지만, 신화는 여전히 쓰여지고 있다. 누구나 감탄하는 명석함, 단 1초 분의 영상이라도 체크하는 근성, 늘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는 도전 정신. 이것들이 결합하여 만들어지는 이야기들이 계속 쌓이고 있기 때문이다. <2004 Seotaiji record of the 7th DVD>는 어쩌면 단지 진짜 이야기가 시작됨을 알리는 서곡일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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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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