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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블로그의 보이지 않는 춤꾼 마리에띠 님 댁 이야기

‘카리스마 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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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만한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예스 블로그에서 ‘카리스마 짱’하면 단연코 마리에띠 님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블로거 친구들의 기쁜 일을 누구보다도 먼저 기뻐해 주고, 슬픈 일은 누구보다도 먼저 안타까워해 주는 분이 바로 마리에띠 님이다.

알 만한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예스 블로그에서 ‘카리스마 짱’하면 단연코 마리에띠 님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블로거 친구들의 기쁜 일을 누구보다도 먼저 기뻐해 주고, 슬픈 일은 누구보다도 먼저 안타까워해 주는 분이 바로 마리에띠 님이다.

마리에띠 님은 YES24에서 블로그 서비스를 막 시작할 즈음인 2003년 12월에 ‘보이지 않는 춤’이라는 이름으로 블로그를 개설했다. 2년째 블로그를 운영중인 마리에띠 님의 블로거 친구 사랑은 이 분의 친구 목록을 한 번 클릭해 보면 알 수 있다. 길고 긴 스크롤의 압박으로부터 자유롭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더군다나 마리에띠 님 댁은 온 가족이 블로거다. 마리에띠 님의 여동생인 파란장미 님, 부군 되시는 온리원 님, 그리고 듬직한 아들 곰탱이까지…. 가족 전체가 블로그를 통해 이야깃거리를 만들고 소통한다. 이런 마리에띠 님 가족을 찾아 댁에서 운영하고 있는 안산의 치과 병원으로 직접 찾아갔다. 치과 문을 열고 들어서자 벽을 가득 메운 파란 장미가 눈에 띈다. 그리고 그 앞에서 파란장미 님이 활짝 웃는 얼굴로 반겨 주셨다.


마리에띠 님 가족과 블로그

가족이 모두 예스 블로거로 활동하시게 된 계기에 대해서 설명을 부탁드리자 마리에띠 님이 입을 열었다. “그때 제가 몸이 아파서 일을 쉬고 있었거든요. 신문을 보다가 우연히 예스24에서 서비스하기 시작한 블로그에 관해서 보게 됐어요. 블로그라는 것이 신변잡기 위주인데 반해 예스24 블로그는 온라인 서점이라는 특성을 살려서 서평과 연계시킬 수 있다는 매력이 있더군요. 그래서 구경삼아 만들어 본 것이 오늘까지 되었네요.”

“그렇다면 파란장미님은 어떻게 동참하게 되셨나요?” 이 질문에 마리에띠 님과 파란장미 님이 웃음을 터트린다. “마리 언니가 3,333 히트 이벤트를 하는데 한 명만 더 들어오면 된다고 모니터에 얼굴을 들이밀고 기다리고 있더라고요. ‘그래? 그럼 내가 그 한 명이 되어주어야겠군’이라는 생각에 즉시 블로그를 만들어 3,333 이벤트에 당첨돼 주었지요.” 마리에띠 님은 지금도 파란장미 님이 망쳐놓은 3,333 이벤트 이야기만 나오면 파란장미 님에게 눈을 흘긴다.

급기야는 아내와 처제가 열심히 하고 있는 블로그가 뭔지 궁금해 곁눈질하던 온리원 님도 동참하고 ‘온 가족이 하는데 너도 하지’, 라는 권유에 못 이기는 척 고등학생인 곰탱이가 가세하면서 온 가족 블로그가 탄생하였다.

전에도 가족끼리 운영하는 인터넷 카페가 있기는 했지만 블로그와는 성격이 달랐다고 한다. 카페가 내부에서만 이루어지는 소통이라면 블로그는 가족 간의 내부적인 소통을 외부에서도 관찰할 수 있다는 점이 다르다. 따라서 마리에띠 님과 파란장미 님 자매간에 미처 깨닫지 못했던 공통점이나 차이점들을 블로거들이 지적해 줄 때면 스스로 인식할 수 없었던 탓에 새삼스럽게 다가온다고 한다.

블로그에 얽힌 추억은 많지만 뭐니 뭐니 해도 마리에띠 님의 맹장수술사건을 제일 기억이 남는 일로 꼽고 있다. 2004년 12월, 마리에띠 님이 호스트가 되어서 준비한 천안 유성농장 오프라인 모임은 일 년 중 가장 바쁜 12월이었음에도 블로거들의 열성적인 참석으로 성황리에 이루어졌다.

하지만, 호스트였던 마리에띠 님이 디데이 바로 전날 갑작스런 맹장수술을 받게 되면서 많은 사람을 당황시켰다. 오프는 무사히 진행되었지만 그때 일을 생각하면 당시 참석했던 블로거들이나 마리에띠 님 가족 모두 웃음을 터트린다. 아마도 당시에 마리에띠 님이 아무 일 없이 오프에 참석했더라면 모두에게 덜 기억에 남는 오프였을 것이다.

반면 ‘풀잎유리와 같이 놀기’ 블로그를 운영하던 풀잎유리 님의 갑작스런 죽음을 이야기하는 파란장미 님 눈에는 금세 물기가 어렸다.

블로그가 가져다준 책 세상

“사실 대학 다닐 때 잠시 몸담았던 서클에서 읽었던 사상서적들을 제외하고는 책을 읽는 일이 거의 없었습니다. 생활에 쫒기다 보니 그런 것도 있었지만 독자를 외면하는 문학에 대해서도 흥미를 느끼기가 어려웠지요. 번역서들은 더군다나 넘치는 오역 때문에 집중조차 어려웠고요.

그런데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조금씩 책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저는 주로 호흡이 긴 대하소설을 읽는데 처음에 3개월 간 『태백산맥』을 읽었습니다. 이어서 『아리랑』을 읽고 『한강』을 읽었지요. 이런 서사에 중점을 둔 대하소설들을 읽으면서 문학에 대해 냉소적이었던 제 생각에도 변화가 오기 시작했습니다.

요즘 가장 관심이 가는 분야는 우리나라의 지난 100년간 근현사를 다룬 책들입니다. 우리가 교육받던 시절은 우파 쪽으로만 치우쳤던 시절 아닙니까. 그래서 저는 가급적이면 시각의 형평성을 얻기 위해 좌파 쪽 책을 읽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누가 보면 제가 읽는 책들이 지나치게 편향되어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건 그동안 교육받아 온 것에 비하면 아주 적은 양에 불과한 거지요.”


온리원 님의 말씀을 듣다 보니 문득 그 분의 책상 위에 한겨레신문사에서 나온 『대한민국사』가 놓여 있었다는 것이 떠올랐다.

“저도 온리원 님하고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제 독서생활이라는 것이 전공서적이나 의학 스릴러 아니면 종교서적이 전부였는데 블로그를 하면서 세상에 다른 사람들은 이렇게 다양한 종류의 책을 읽는구나 하고 놀랐지요. 특히 역사에 관한 해박한 지식을 가진 분들을 보면 제일 부러웠어요.

이공계 출신인 저희는 주로 답이 정확하게 나오는 것들에만 관심을 둡니다. 그러나 보니 맥락적인 사고가 필요한 부분에서는 영 젬병이지요. 다른 블로거 분들이 읽는 책을 보면서 참 많은 영향을 받았어요. 아마도 제가 예스 블로그를 하지 않았더라면 역사책 같은 것은 절대 관심 기울일 일이 없었을 겁니다.”


마리에띠 님도 말은 이렇게 하지만 보물처럼 품안에 안고 있다 내놓은 책은 아주 낡고 오래된 시집이었다. 책은 읽고 나면 남들과 공유하고 싶은 욕심에 돌려보는 편인데 이 책만은 절대 그럴 수 없어서 소중히 간직했다고 한다. 『민들레의 영토』, 『내 혼에 불을 놓아』,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 『시간의 얼굴』. 모두 이해인 수녀님의 시집이다.

어찌나 오래되었는지 이중 두 권의 책은 제본도 지금과 반대인 오른쪽 넘김이다. 중학교 때 도서관에서 시집을 빌려보기만 하다 내 돈 주고 산 최초의 책들이라 더욱 애정이 각별했다고 한다. 그 책을 바라보는 마리에띠 님의 눈은 여전히 두근거리는 가슴을 안고 시집을 펴던 중학교 2학년 여학생 같았다.

파란장미 님은 키워드 독서를 하는 편이라고 한다. 나무들이 가지고 있는 탄생 배경이나 나무를 키우며 얻은 깨달음 등을 에세이 형식으로 묶은 『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를 재미있게 읽었다는 파란장미 님은 곧장 『역사가 새겨진 나무 이야기』를 손에 들었다. 또 근현사 풍경을 다룬 『꼿 가치 피어 매혹케 하라』를 읽은 뒤에는 『조선에서 온 사진엽서』를 읽는 식으로 그때그때 흥미로운 주제에 따라 독서 경향이 바뀌는 편이라고 한다.

“의학소설을 읽다가 같은 종류인 줄 알고 우연히 접하게 된 책인데 표현하기 어려운 충격을 받았습니다. 자연 예방의학을 전공한 의사가 우연히 호주의 원주민이 사막을 건너는 의식에 참여하면서 겪는 각성을 다른 책인데 저자 말로 모건이 받은 각성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문명 비판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얻었어요.”

파란장미 님 손에 들린 책은 이제는 『무탄트 메시지』라는 이름으로 개정판이 나온 『무탄트』였다. 좋은 책은 나누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마리에띠 님에게 아직도 그 책을 가지고 있느냐는 핀잔을 들으면서도, 파란장미 님은 쉽게 내돌릴 수 없었다고 말하는 책이다. 『무탄트』 이후로 문명 비판서에 관심을 두게 된 이 자매 분들은 『구르는 천둥』, 『붉은 브라질』 을 통해 인간의 오만함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책을 통한 나눔을 행하다

시라노 님의 블로그에서 우연찮게 노숙인 인문학강좌에 관한 글을 보게 된 마리에띠 님은 작은 성의나마 보탬이 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차에 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던 인식의 힘 님과 시라노 님을 뵙게 되면서 의기투합해 클럽 ‘책 나누는 사람들’을 열게 된다.

처음에는 후원금 형식을 생각했었지만 이왕이면 YES24에서 이런저런 경로를 통해 받아 놓은 쿠폰들을 활용하면 더욱 좋을 것 같은 생각에 직접 책으로 전달하는 방식을 택했다고 한다. 파란장미 님은 당시 『사랑이 꽃피는 민들레 국수집』을 읽고 난 직후였기 때문에 악순환의 고리를 끊지 못하는 노숙인에게 과연 책이란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회의적이었다고 한다.

그렇지만, 노숙인 인문학 강좌에서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읽고 직접 공지영 작가를 초대한 자리에 참석했던 파란장미 님은 생각이 바뀌었다고 한다. 인문학 강의를 들으며 자존심을 되찾고 구걸을 부끄럽게 여기게 되었다는 진지한 노숙인들의 모습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고.

한번 강의가 있을 때마다 책을 기증하는 권 수는 기껏해야 서너 권 정도라고 한다. 그러나 그 작은 기증에서 얻을 수 있는 것들은 도저히 그 책값에 비길 바가 아니라고 하니 책을 받는 사람보다는 책을 주는 사람 쪽이 더 많은 것을 얻는 것이 아닌가 싶다. 온라인상의 관계가 단순한 소통을 벗어나 의미를 찾는 순간이다.

마리에띠 님의 블로그 이름인 『보이지 않는 춤』은 마리에띠 님이 항상 곁에 두고 있는 카를로 카레토의 묵상집이다. 묵상을 통해 영적인 힘과 내적인 안정감을 얻고, 발전된 삶을 살 수 있도록 메시지를 전해주는 책이라고 한다. 항상 하느님에게 춤을 추며 나아가라는 카를로의 메시지를 실천하고자 노력하는 마리에띠 님의 춤사위는 예스 블로그와 클럽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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