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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스런 틈새로 들여다보는 책의 진경《삶을 바꾸는 책읽기》

글쓴이: 淸隱 | 2013.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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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나에게 책을 읽어서 삶이 더 나아졌냐고 묻는다면 나는 아니라고 말할 것이다. 그런데 왜 책을 읽냐고 다시 묻는다면, 책이 자꾸 나를 부르기 때문이라고 할 것이다. 돌이켜보면 오랜 서울살이에 지쳐 타향에 내려왔을때의 그 낯섦과 고독감을 잊도록 해 준 고마운 책이다. 허나, 책은 읽으면 읽을수록 타는 듯한 목마름처럼 더욱 간절해지는 그 무엇이 있다. 아마도 그 '무엇'은 부족함이 무엇인지 알기 때문에 계속되는지도 모르겠다. 이제까지의 모든 것들이 충분히 만족스럽지 않은 것처럼,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내 안에 흘러들어오는 갈망과 갈증은 저자 정혜윤의 말을 빌려 표현하자면 ' 하나의 상품으로 여겨지고 싶지 않다는 것, 인간적인 삶을 포기하고 싶지 않다는 것, 나도 꿈을 펼치고 싶다는 것, 내 손으로 기쁨을 창조해 보고 싶다는  것, 어떻게 해서든 인간적으로 좀 더 훌륭해지고 행복해지고 싶다는 것' 과 같은 마음들이 점점 더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책은 어떻게 살아갈까?’ 고민하는 사람에게 중요한 대화 상대가 될 수 있습니다. 책은 자꾸 일어나라고 합니다. 깨어나라고 합니다. 그만 자라고 합니다. 다시 생각해 보라고 합니다. 생각 못 한 게 있다고 알려 줍니다. 내가 보는 세상이 아주 작다고 합니다.


 


삶을 바꾸는 책읽기의 저자 정혜윤은 책이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책을 통해 변화되는 의 이야기들을 통해 책을 읽으면서 봉착하곤 하는 질문들에 대한 답을 실어놓았다. (저자의 답과 더불어 나의 생각을 같이 서술하였다)


 


첫 번째 질문: 먹고살기도 바쁜데 언제 책을 읽나요?


-새벽 3시에 모두 잠든 후에 책을 읽는다는 그녀는 책을 읽는 시간을 이렇게 설명한다.


온전히 무엇인가에 몰두하는 기쁨, 기쁨에 몰두하는 시간이야 말로 나를 키우는 시간이라고 , 오래되어 부서진, 쓸모없게 된 라디오를 연구하듯이 자기 자신을 연구해보는 시간을 통해  한 인간으로서 생생하게 살아있음을 느끼게 되고 그것은  먹고 사는 데에 급급한 성공한 인간으로 사는 문제가 아닌 한 인간으로 사는 데 성공하는 삶의 珍景들이 보이기 시작한다고 말한다. 나 역시 지나치게 바쁜 일상에 책 읽는 시간이 도저히 나지 않을때가 많지만, 책을 읽을 때의 그 몰입의 기쁨은 그 어떤 기쁨의 순간보다 크다고 장담한다. 책을 읽는 시간만큼은 온전히 내면의 자아를 들여다보게 하는 기쁨의 순간이다. 나는 대체적으로 새벽시간에 책을 보는 것을 좋아한다.   


 


두 번째 질문: 책 읽는 능력이 없는데 어떡하나요?


- 책을 읽는 능력, 이런 것은 없다. 사람에게 가장 평등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독서이다. 저자는  우리가 사랑을 두 사람이 만나 하나가 된다는 착각을 하는 것처럼, 책을 읽는 능력 또한 착각일 뿐이라고 한다. 사랑하는 두 사람이 만나 하나가 되는 것이 아니라 셋이 되는 게 사랑이다. 사랑을 통해 두 사람은 새로운 세계관이든 잊을 수 없는 경험이든 진리든 뭐든 , 3의 것이 태어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책을 읽는 것 또한 마찬가지 이치이다. 책을 읽는 능력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책을 읽으면서 일어나는 내면의 소리 -나의 꿈,나의 관심사, 나를 감탄하게 하는 것, 나를 사로잡는 것이 나를 얼마나 멀리 밀고 가는지 알고자 노력-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책을 대하는 마음가짐이다.


 



책을 읽는 능력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지만 책을 읽는 데 꼭 필요한 능력이 있긴 합니다.


고독을 두려워하지 않는 능력, 자신을 채웠던 반복과 습관의 타율성을 비우고 새로운 리듬과 질서를 받아들이는 능력 같은 겁니다. 진정한 독해력이란 문자를 정확히 읽어 내는 능력이 아니라 무엇을 읽건 거기에서 삶을 바라보는 능력입니다.


 


  세 번째 질문: 삶이 불안한데도 책을 읽어야 하나요?


-저자는 우리가 사는 세계가 이해할 수도 없고 어찌할 수도 없는 세계’임에도 우리는 끊임없이 그 속에서 사랑도 받고 인정 받기 위해 노력하며 살아야 한다고 한다.  그렇기에  세계가 나를 충분히, 제대로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불만을 안고 살아갈 수 밖에 없다. 불안과 불만의 연속성을 가진 세계에서 우리는 타인과 끊임없이 잃고 얻음을 반복하며 살아간다.  타인과의 이해관계와 나의 이해관계가 부딪힘 속에서  원만하게 연결되도록 도와주는 것은 책 외에는 없다.  책 안에 있는 이야기들을 통해  타인을 이해할 수 있게 됨 내가 살아보지 못했던 삶의 이야기들은 불확실하고도 어찌할 수 없는 세계와 나 사이를 연결해주는 통로가 되어준다. ‘불안했기 때문에 , 깊게 절망했기 때문에변화를 향한 의지를 불태우는 타인의 이야기는 내 삶의 이야기가 되기에 충분하기 때문에.....


   


네 번째 질문: 책이 정말 위로가 될까요?


-책을 통해 타인과 연결되어 진다는 말은 우리가 겪는 일련의 고통들을 더 잘 이해하게 한다. 책은 타인과 연결해주는 통로이기도 하지만 자신의 삶을 다른 사람의 삶에 비추어보게 하는 간접경험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책을 읽으면서 자신을 필요로 하는 자신이 있는 것이 귀한 일이라는 것을 말하는 가사도우미 아주머니의 말을 통해 책이 삶에 얼마나 큰 위로가 되는지를 말해주고 있다. 비참하게 찢긴 상처투성이인 자신을 스스로의 힘으로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고 느끼는 것, 이것이야 말고 책이 주는 위로이다. 


 



말할 수 없었던 것을 말로, 자기 삶으로 표현하게 되면 정말 멋진 일이 일어납니다. 그래서 위로는 자기 자신과의 화해이고, 타인을 향한 용기이고, 고통으로부터의 해방입니다. 그러니까 진정한 위로는 기억이 그러하듯 자기 안에서 일어나는 자기 창조입니다.


 


책에 관한 저자의 이야기는 여덟번째 질문인 '어떤 책부터 읽으면 좋을까요?'로 마무리 되고 있다. 사실 다른 질문들은 책읽기에 대한 부수적인 질문들이라 네가지 질문만을 실어놓았다. 책을 읽는 것은 여러모로 쓸모 없는 일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때는 그저 평화롭다 못해 권태로웠던 세상이 책을 통해서 조금씩 조금씩 변화되어 가는 것을 느끼게 될때, 쓸모 있는 책읽기가 된다. 그렇게 변화되기 위해서는 , '나를 키우는 시간'을 꾸준히 가지고,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변화를 향한 의지를 불태워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리가 우리 자신 스스로를 귀하게 하는 것이 바로 '삶을 바꾸는 책 읽기'의 속살이다. 정혜윤 작가의 비밀스러운 틈새로 들여다보는 책의 진경에 동참하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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