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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독점은 어떻게 무너지는가

글쓴이: hs3584160님의 블로그 | 2013.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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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선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고착화돼가는 듯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10분위 분배율은 10.5배를 기록, 34개 회원국 중 9위였다. 10분위 배율은 최상위 10% 가구의 평균 소득과 하위 10%의 평균소득간의 격차로 숫자가 클수록 소득불평등 정도가 심하다는 뜻이다. 우리나라보다 불평등도가 심한 국가는 미국, 일본, 멕시코, 칠레 등 8개국에 불과했다.


 


다른 나라들에선 유래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의 빠른 속도로 압축 경제발전을 이뤄온 대한민국 경제구조의 특성상 우리는 필연적으로 다른 국가들보다 더 심각한 양극화 문제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IMF 경제위기를 맞기 이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는 중산층의 비중이 적정한 수준으로 유지 되어온 나라이다.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급속도로 증가한 퇴직자들과 실직자들로 인해 중산층이 한순간에 무너지게 되었고 외환위기 졸업 후 1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때 무너진 중산층의 회복은커녕 오히려 갈수록 더 무너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 책은 노동전문기자인 저자 샘 피지개티가 부와 권력에 겁없이 도전한 보통사람들의 알려지지 않은 역사를 들춰낸다. 부자들이 정치적 이념과 상관없이 그들의 부를 지켜내기 위해 쏟아부은 노력과 꼼수가 낱낱이 소개된다. 나아가 대량 소비가 발생해 전체적인 사회의 부가 증가하려면 비교적 부의 분배가 평등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역설한다.


 


저자에 따르면 1950년대 전후 미국은 중산층 황금기였다. 미국의 극빈층은 1936년 전체 가정의 68%에 달했지만 1960년에 23%로 줄었다. 1928년 대공황 이전 상위 1%의 슈퍼리치들은 전체 국민소득의 4분의 1을 소유했지만, 1950년대 이들의 몫은 10분의1로 줄었다. 집을 소유한 사람도 1940년대 44%에서 1960년대 62%로 늘었다. 경제학자 스튜어트 체이스는 1960우리는 집단적 빈곤을 몰아냈다고 말했다.


 


중산층 황금기는 정부가 부자들에게 높은 세금을 부과할 때부터 시작됐다.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은 미국인 중 어느 누구도 세금을 내고 난 후 한 해 25천달러 이상의 순소득을 가져서는 안된다고 했다. 드와이트 아이젠하워가 대통령이었던 시절 세금 최고구간의 소득세율은 90%를 넘었다. 그러나 황금기는 끝났고 부자들의 논리는 또다시 힘을 얻었다. 소득불평등보다 경제성장이 더 중요한 이슈가 됐고, 분수효과보다 낙수효과가 인기를 얻게 됐다.


 


저자는 대량 소비가 발생해 전체적인 사회의 부가 증가하려면 비교적 부의 분배가 평등하게 이뤄져야 한다최고 소득세율 90% 정책을 되살려야 한다고 역설한다.


 


저자는 불평등이 지금보다 심해질 경우 미국이 보다 역겹고 야만스럽고 한심한 국가가 될 것이라고 단정한다. 그러면서 리처드 윌킨슨과 케이트 피킷의 연구를 인용하여 불평등이 심한 사회일수록 정신질환이 나타나는 비율이 월등히 높으며 그런 사회에 사는 사람들이 평등한 사회에 비해 감옥에 갈 확률이 5배나 높고, 병적 비만에 고통받을 확률은 6배나 높다고 설명한다. 결국 불평등한 사회는 평등한 사회보다 치러야 할 사회적 비용이 훨씬 높은 셈이다.


 


이 책은 그간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미국 역사의 뒷면을 집요하게 파헤친다. 중산층 70퍼센트 시대를 맞이하기 위해서는 이 책을 읽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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