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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이 대단원의 막을 내립니다.

글쓴이: 책이 있어서 행복한 공간 | 2013.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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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박시백 ㅣ 휴머니스트>20권이 얼마후에 출간될 예정이다. 박시백 화백의 작업이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가제본을 읽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은 2005년 4월에 1권 <개국>에서 5권 <단종, 세조실록>이 동시에 출간된 것을 시작으로 얼마후에 20권 <고종, 순종실록>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교양문화의 장을 열었던 이원복의 <먼나라 이웃나라>가 <새로 만든 먼나라 이웃나라 15: 에스파냐>를 마지막 권으로 끝을 맺은 것이 2013년 3월이다.


그리고 시오노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도 15권 '로마 세계의 종언'으로  2007년에 막을 내렸다. 이렇게 오랜 세월을 두고 쓰여진 책들을 한 권, 한 권 읽어가는 재미는 그 어떤 책을 읽는 것보다 더 감동적이었다. 그래서 한 권, 한 권 책이 쌓여 갈 때마다 흐뭇하기도 했고, 다음 권을 기다리는 즐거움이 있었다.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도 10 여년에 걸쳐서 기획되고 출간된 책이다. 2005년에 첫 권이 나오기는 했지만, 그 이전에 이미 박시백 화백은 '국역 조선왕조실록'을 공부하고, 연구하였으며, 각 권을 쓸 때마다 20 여권이 넘는 다른 관련 서적들을 읽고 그 책 속에서 진실된 역사를 찾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일반인이 조선왕조실록을 읽기는 힘든데, 이것을 한글로 번역할 경우에 320쪽 짜리 책 413권이 나온다고 하니 조선왕조 500 년의 역사가 얼마나 체계적이고 장기적으로 기록되었는가를 알 수 있다.


물론, 이를 기록하던 사관들이 정치적으로 자유로웠던 것은 아니다. 집권 세력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는 없었으며, 특히 <고종, 순종 실록>의 경우에는 일본의 강합적으로 영향을 미쳤음은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그렇기에 조선왕조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실록을 기초로 하는 것은 기본이지만, 다른 역사 서적들과 비교해 볼 수도 있고, 실록 속에서 참된 역사를 찾아 낼 수 있는 혜안도 필요한 것이다.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의 작가인 '박시백‘ 화백은 '국역 조선왕조실록'과 역사서적을 공부하면서 이 책을 썼는데, '조선 시대 사관의 심정으로, 글로 된 역사를 만화로 풀어 쓰고자' 하였다.’ 고 말한다.



이미 조선을 시대적 배경으로 한 역사소설이나 드라마, 영화는 수도 없이 많이 세상에 나와 있다. 그런데 이런 작품들 중에는 역사적 사실 보다는 흥미를 위주로 하다 보니 야사(野史)를 바탕으로 하거나, 시대적 배경만 역사 속의 한 시점이지 등장인물은 가공의 인물이거나 작품 속의 시대적 상황들도 허구인 경우가 많이 있다. 그런데도 역사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그런 이야기가 역사 속의 이야기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반하여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은 철저하게 <조선왕조실록>등을 바탕으로 한 정사(正史)만으로 쓰여졌다. '박시백'은 조선의 역사를 객관적이고도 사실에 입각하여 만화로 풀어 나가고자 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집필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20권은 19권에 이어서 고종실록을 수록하고 있으며, 끝부분에 순종실록이 실려 있다.


19권에는 '임오군란'과 '갑신정변' 이야기가 책의 말미에 담겨 있는데, 20권에서는 한반도에서의 열강들의 세력 다툼을 비롯하여 동학, 청일전쟁, 갑오개혁, 명성왕후 시해사건, 아관파천, 광무개혁, 러일전쟁, 을사늑약, 한일병합, 그리고 그이후의 조선왕실 이야기까지 담고 있다. 아마도 이 시대는 조선 500 년 역사 속에서 가장 가슴 아픈 사건이 잇달아 일어났던 때가 아닐까 생각된다.


오호, 통재라 !!



을사늑약 당시 <황성신문>에 실렸던 논설인 '장지연'의 '시일야방성대곡'의 일부를 소개한다.


" (...) 아, 원통하구나. 아! 분하다. 우리 이천만 동포여 살았는가 죽었는가. 단군과 기자 이래 사천년 국민 정신이 하룻밤 사이에 홀연히 망하고 말 것인가? 원통하고 원통하구나. 동포여 ! 동포여!" (책 속의 글 중에서)



1910년 한일병합으로,


"그렇게 나라가 망한 것이다. " ( 책 속의 글 중에서)


 


 



이 한 컷의 그림은 그 어느 표현이 이 보다 더 적확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적막하다. 바로 당시의 조선인의 마음이 이렇지 않았을까.


책을 읽는 내 마음도 산산히 무너져 내린다.




 

덧붙이자면, "박시백의 연재만화는 네컷 만화나 한컷짜리 만평이 아닌, 시사 만화로서는 지면이 넓은 편인 페이지 만화이다. 한 이슈에 대한 이해를 전제로 희화화하거나 패러디를 하는 보통의 다른 만평들과 달리, 그의 만화는 사건의 전후관계 및 배경과 진행, 그리고 작가의 논평 등의 과정을 통해 독자들의 공감을 얻어내는 줄거리 시사만화이기 때문이다. 그의 만화는 부드럽고 유연한 제시방식과 긴 호흡을 가진 '수필만화'의 특성을 갖고 있으면서도, 시사만화로서의 본질적 임무 역시 소홀히 하지 않는다. " (작가 소개글 중에서)

이런 박시백의 만화 스타일이 조선왕조실록을 그리게 된 바탕이 되었을 것이다. 그의 만화를 보면 인물들의 캐릭터를 실존 인물에서 찾아 내는 경우도 있고, 초상화나 사진이 남아 있는 인물일 경우에는 그를 기초로 해서 만화의 인물을 그린다고 한다.

대원군, 고종, 순종, 안창호, 김구의 모습을 한 번 감상해 보라.



 



 



 



 



그리고 이 책은 가제본이기에 책의 구성과 내용은 끝맺었지만, 그림에 있어서 디테일한 부분이 아직 그려지지 않은 부분들도 있고, 작가가 그 컷에 넣을 사진이 있는 경우에는 빈 공간으로 남겨 놓은 경우도 있다. 그리고 아직 채색이 안 된 상태의 그림들이다.



 



얼마후에 책이 출간되면 서로 비교해 보아도 재미 있을 듯하다.

마지막으로, 이 책은 20권으로 출간되었지만 필요에 따라서는 자신이 흥미롭게 생각하는 책을 순서에 관계없이 읽어도 그 시대의 역사와 인물을 만날 수 있다. 그러나 아직 역사를 공부하는 학생들이나 조선의 역사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싶은 독자들이라면 1권부터 20권까지 순서대로 읽을 것을 권한다. 그래야만, 시대의 흐름에 파악할 수 있고, 조선의 역사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누가 읽어도 이해하기 쉽게 만화로 풀어 쓴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한 번쯤은 꼭 읽어 보아야 할 조선의 역사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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