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에 '지식인의 서재'라는 재미있는 코너가 있길래 훑어보던 중, 제 마음에 쏙 드는 책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이 책, 'D에게
보낸 편지'었어요. 원래 책을 읽기 전에 목차를 살펴보는 편인데, 워낙 얇은 책이라 목차라고 부를 만한 것이 없었기에, 책 내용
미리보기로 읽기 시작했습니다... 맙소사, 너무 술술 읽히고 구구절절 마음에 들어 사려고 보니, 이미 품절이더군요. 중고
서점까지 뒤졌지만 믿었던 북코아에서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동생에게 부탁해 도서관에서 빌려봤지만 아직도 구매하는 걸 포기하지 않은
책입니다.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 보면, 저자 앙드레 고르의 자전적 이야기인 'D에게 보낸 편지'는 한평생을
같이 보낸 자신의 아내, 도린에게 보내는 연서입니다. 오스트리아 유대인 출신인 저자는 스위스로 건너가 영국인 아내를 만나 프랑스에
이민을 해 오랫동안 신문사에서 일하다가 아내가 희귀병에 걸리자 은퇴를 하고 아내와 함께 한 사람이고요-yes 24 저자 소개를
참고-.
처음 저자 소개를 읽었을 때, 신문사에서 일했고 논문도 발표하고 시대의 지성 사르트르와
친구였다니, '부유한 집안에서 사랑받고 부족함 없이 지낸 사람들 이겠다'란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제 이런 속단은 첫장에서 부터
여지없이 깨집니다. 오해려 이 부부는 여러가지 사정(전쟁, 경제 등등)으로 아주 젊었을 때부터 홀로서기를 해야했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다 서로를 만나 사랑하는 사이가 됐죠.
저자는 아내에게 부족한 사람이었다고
이야기합니다. 지혜로운 그녀 덕분에 계속해서 글을 쓸 수 있었노라고 말이죠. 하지만 읽는 내내 이상하게 그의 아내, 도린도 '그가
곁에 있었기에 의젓하고 지혜롭고 편하게 행동할 수 있지 않았을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에게는 그녀가 있었듯이 그녀에게도
그가 있었던 거죠. 읽는 내내 감동받아 울컥했어요. 진정한 사랑은 이런 형태일 거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마지막으로
가독성 및 좋은 점과 불편했던 점을 꼽자면 번역이 아주 잘되어, 글이 매우 수월하게 읽힙니다. 저자인 앙드레 고르는
프랑스에서 역사적 사건인 68혁명에 중요한 영향을 끼친 인물이지만 이런 배경지식 없어도 몰입해서 읽는데 전혀 문제
없습니다. 90쪽으로 하루 안에 읽는데 무리가 없고요. 가벼워서 휴대성도 좋습니다. 다만 앞에서도 말했듯이 도서관에나 가야 찾아볼
수 있는 책입니다(혹시 판매할 생각 있는 분은 덧글 부탁드려요! 전 아직 포기하지 않았어요!).
*절판 되었다가 다시 구매할 수 있게 되어 감상평을 올립니다. 2011년 11월에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