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ST: 이자람, 김다현, 서범석, 정영주, 심재완, 문혜원
일단, 이 작품 내용에 대한 이야기는 위 글을 참고하면 될 듯. 생각해 보니 ... 저때 동행도 웃자양이었다. 오늘도 웃자양과 다녀왔는데 말이지. 초연 때 흥행성적은 그닥 좋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후 뮤지컬 시상식에서 꽤 좋은 성적을 보인 덕택인지 다시 무대에 올랐다. 연강홀에서 훨씬 크기를 키운 유니버셜 아트센터. 그런 의미에서 공간이 좀 비어보이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원래 여백이 많은 작품이라 그런지 의외로 잘 어울리더라는. 뭐, 좀더 작은 공연장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긴 하더라만 ... 관람엔 크게 무리가 없었다. 게다가 오늘은 2층에서 보게 됐는데, 1층과는 좀 다른 느낌이었다. 시야장애와 관객크리만 없다면, 2층 관람도 나쁘지는 않다.
초연과 상당부분 내용이 바뀌었다. 전체적인 줄거리와 메시지에는 변함이 없지만, 캐릭터 설정과 스토리 등이 좀 보완됐다. 예전에 문제로 지적됐던 것이 모두 촘촘하게 수정되어 솔직히 좀 놀라웠다. 제작진이 이 작품을 얼마나 애정하는지 알 수 있었던 지점. 예전에 불친절하다고 생각했던, 또는 지나치게 멋을 내서 잘 이해하기 힘들었던 것들이 다 괜찮은 방향으로 바로잡아졌더라는. 특히 미니(숙희)의 캐릭터 변경은 너무나 필요했던 부분인데, 꽤 괜찮게 바뀌었더라는. 현재 그 배역을 맡은 문혜원 씨에게 최적화 되어있는 느낌이라 상당히 재밌었다. 아역들의 활용도 너무 좋았고 ... 그래서 보는 동안 뭐랄까. 관객으로서도 뿌듯한 느낌이 들더라. 점점 더 그렇게 진일보 하는 작품이 되기를, 그래서 오래오래 더 사랑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
이자람 씨로 한번 보고팠는데, 지난 초연 때 차지연 씨로만 보게 되어서 ... 이번엔 잔뜩 벼르고 갔다지. 물론 지연 씨도 너무 좋았는데, 뭐랄까 ... 자람 씨는 원래 창을 하는 사람이라 그런지, 확실히 송화가 창을 하는 지점에서 독특한 풍모와 정서가 느껴졌다. 작년 <억척가>로 그녀의 무대를 처음봤는데, 어쩜 저렇게 작은 체구에서 그리 폭발적인 에너지가 뿜어져나오는지 경이로웠달까. 그리고 웃자가 미리 이야기하던데, 분명 작고 어려보이는 인상인데도, 묘하게 '누나', '누이'의 이미지가 있어서 ... 그냥 이 역할에 딱 맞아떨어지는 느낌이었다. 무대인사 때 그녀가 등장하자 진심을 담아 기립했다는.
서범석 씨는 초연 때부터 유봉역을 맡아온 분이다 보니, 지금도 여전히 노련하시더라. 난 조금은 유봉이 다정한 느낌이면 좋겠는데, 지금 너무 강한 느낌이다보니 아버지에게는 잘 이입이 안된다. 그래도 마지막 임종 씬 같은 부분은 참 좋더군. 새 유봉인 양준모 씨도 궁금하다. 이번엔 엄마를 정영주 씨가 하시는데, 사실 ... 못하는 건 아닌데, 난 이번 공연에서 조금 아쉽다고 생각했던 지점이 이거였다. 뭐랄까. 난 엄마가 좀 하늘하늘하고 연약한 느낌인게 좋았는데 ... 정영주 씨의 엄마는 정말 제대로 엄마 같았다는. 다만 너무 튼튼한 아낙같은 느낌이라 왠지 일찍 돌아가시지 않을 것 같았다는 게 에러.
김다현 씨는 그간 노래를 오래 쉬어서 그런가, 연습 많이 하셔야겠더라는. 이제까지 봤던 그의 공연 가운데 가장 난감했던 관람이었다. 발음도 뭉개지고, 박자와 음정 모두가 불안해서 내내 조마조마할 뿐 아니라, 몰입도 잘 안됐다. 새삼 동호의 중요성에 대해 절감하고 있다. 웃자도 그랬다더군. 그래서 연기가 아주 나쁘진 않은데, 전체적인 평점을 높게 주기는 힘들겠네 ... 김다현으로 보려면, 2층이 아니라 1층 가까이서 봐야하는 건데, (그는 '꽃다현'이니깐!) 그래서 그에게 아마도 더 박한 평가를 할 수밖에 없는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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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기회에 초대로 이 작품을 일찌감치 보게 되었는데, 사전에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명단 관리도 허술하고, 2층 꼭대기 자리를 준 바람에 좀 당황했다. 그리 초대되지 않아도 분명 한번 가보려던 작품인데, 이럴 거면 어차피 귀한 시간과 노력을 들여 가는 거, 좋은 자리 내돈 내고 가겠다는 생각이 공연 내내 들더라. 무려 초대를 블로그에 먼저 제안해서 가게 된 거였는데, 어안이 벙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