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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에 가면 천국을 만날 수 있어요 【내 사랑은 눈꽃처럼 핀다】

글쓴이: 30 Seconds To Mars ♥ | 2012.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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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어떤 영화 한 편을 보고 눈이 부신 설산의 풍경-실제 영화의 줄거리는 절대 평화적이지는 않지만-에 푹 빠져서 헤어나오지 못했던 적이 있다. 원래는 좋아하는 배우가 나오는 영화라 무조건(?) 봐야 했고 급기야는 지루함에 꾸벅꾸벅 졸기까지 했지만, 영상의 잔상만은 오래도록 남아 지워지지 않고 있다. 바로 <티베트에서의 7년>이란 영화. 그런데 안타까운 건 몇 번을 끝까지 다 보려고 해도 나는 또 졸아버리고 마는 현실. 어찌 되었든 아마, 그때부터였을 것이다. 호화로운 눈요기로서의 풍요로움보다 호사스런 자연의 풍광을 가득 담은 그곳을 향한 연정을 품은 것이. 티베트를 소재로 한 영화, 책들은 의식적으로라도 한 번쯤 더 눈길이 가고는 하는데 문제는 책 같은 경우, 저자가 티베트에서 수행 중인 누구누구 하는 책들은 대부분 나와는 크게 잘 맞지 않았다는 것. 글보다는 영상으로 영상보다는 내 두 눈으로 꼭 그 아름다운 천국을 확인할 날이 오기를 간절히 바라며 『내 사랑은 눈꽃처럼 핀다』속으로 들어가 보려 한다.


 


훌쩍~ 어딘가로 떠나고 싶을 때, 나에게 주어진 의무를 모두 던져버리고 딱 한 달간의 여행기간이 주어진다면 가장 먼저 발 디뎌보고 싶은 곳 역시 티베트다. 고산반응이든 뭐든 그 천혜환경을 눈에 담는데 그런 게 대수겠느냐. 숨이 차오르면 쉬어 가고, 눈이 시리면 잠시 눈을 감고 코끝으로 그 향기를 느끼면 되는 거지. 불어오는 바람을 온몸으로 만끽하고 그 바람에 실려오는 자연의 인사에 반갑게 '안녕!'하고 손 흔들면 되는 거지. 전신으로 휘감겨 오는 오감의 만족을 느끼며 맘껏 뒹굴면 되는 거지...


 


 


'티베트에 가면 천국을 만날 수 있어요!'


 




 


 


 



 


 


 


사진에서 뿜어져 나오는 신비스러움처럼 티베트 자체가 천국이겠지. 문명의 이기를 아직은 덜 수용한 곳, 지구에서 가장 손상되지 않은 자연의 보고. 이곳에 가면 근심·걱정은 훌렁 벗어던질 수 있을 것만 같은 막연한 기대감. 그런 마음에 부풀어 과감히 티베트행을 결정한 두 여인이 있다. 따지고 보면 여행을 가기로 한 건 충동적인 결과지만, 목적은 언제나 그렇듯이 '사랑'이다. 어린 시절부터 별달리 하고 싶은 게 없었고 특출나게 잘하는 것도 없었던 위홍은 대학을 졸업하고도 마찬가지였다. 이 여인은 '못한다'기 보다는 스스로 '원하는' 것이 없었기 때문에 더 인생을 탱자탱자 놀면서 보낸다. 대학 졸업까지 시켜놔도 달라진 게 없이 항상 제자리걸음이니 이 꼴을 집에서 보는 부모 마음은 오죽하랴. 아직 앞날이 창창한 젊은 처녀기에 더 안타깝고 속만 썩는 처지일 수밖에. 아버지의 연줄로 부랴부랴 들어가게 된 회사에서도 그녀는 '검색광'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일은 하지 않고 웹서핑만 해댄다. 그리고 그런 위홍을 안쓰럽게도 한심하게도 바라보는 똑 부러지는 한 여성이 있다. 위홍과는 회사동료로 티베트에서 복무 중인 약혼자를 둔 지적이고 아름다운 여인, 텐란. 거리상으로는 그리 멀지 않지만, 생활환경 면에서는 큰 차이가 있는 대도시 청두와 티베트 사이에서 사랑을 두고 갈등을 겪는다. 같이 살지 못해도 사랑만 믿고 결혼을 감행할 것이냐, 아니면 떠나 보낼 것이냐 같은 문제.


 


한 사람은 사랑의 결실을 선택하기 위해 떠나고, 한 사람은 인터넷으로 알게 된 미지의 남자, 새로운 사랑을 찾아서 떠나고. 이 두 여인의 티베트행 속에서 예기치 않았던 멋진 군인 바이산과 동행하게 되고 두 여인과 한 남자의 우정이 싹튼다. 여행을 떠나게 되면 굳이 그곳이 티베트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친구가 된다. 지나치는 행인 하나하나, 그 동네에 사는 주민 한사람까지 모두가. 경악할 만큼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나누는 우정과 사랑은 그래서 더욱 숭고하다. 이 순간이 영원히 지속되기를, 시간이 멈추어주기를 간절히 바라게 되지 않을까. 나 같아도 그럴 거 같다.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얼굴을 알지 못하는 상대와의 대화에 얼굴을 붉히며 들떠 하던 그 첫 설렘도, 인터넷상의 닉네임으로 통하는 또 하나의 '나'로 만나는 많은 사람들이 특별하게 다가오는 건 그런데 있다. 아름다운 상상을 하고, 그 사람을 더 미화시키고, 그에 걸맞게 새로운 세상에 떨어뜨려 놓는 행위. 이제야 그렇게나 아이(?) 같은 기대는 없지만 그래도 기대를 버릴 수 없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 달 뜬 마음으로 연정을 품은 상대를 찾아가는 지상에서 가장 높은 고원으로의 여행은 그래서 낭만적일 수밖에 없다. 낭만을 가득 품고 한달음에 달려가서 맛보는 히말라야 산맥의 녹지 않는 하얀 결정체의 그 시린 달콤함처럼. 작가의 화술로, 소설 속 주인공들의 눈을 통해 그려지는 티베트의 곳곳은 누구라도 사랑에 빠지고 싶은 설렘과 떨림을 동시에 안겨준다. 굳이 사랑이 아니라도 좋다. 평화롭고 웃음꽃이 만발한 소박한 이들과 친구가 되는 여행길이라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상당히 서정적인 문체로 나를 초대하지 않을까 하는 예상을 했는데, 뜻밖에 '칙릿'소설 같은 발랄함도 함께 있는 소설이다. 서정적인 풍경과 발랄하거나 여성스러운 주인공들을 내세워 가볍다 싶다가도 적당히 진중한, 적절함이 있다. 표지의 발이 내 발과 너무 똑!같아서 더 눈길이 갔던 책인데...실제로 대봐도 똑같다(?)!!!! 믿거나 말거나.


 


<사진 출처:네이버 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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