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어느나라든지 정치인들에 대한 불신과 혐오가 극에 달하고 있는 요즘이다.
그리스정부의 무능력함과 거짓말로 국민들이 힘을 합쳐 경제위기의 파고를 넘어도 힘든상황인데 그들의 구심점이 되어야할 정부를 불신하게 되니 안그래도 힘든 경제상황에 해결책이 안보이고,미국은 해마다 나라에서 총기사고로 죽어나가는 사람이 그렇게 많음에도 총기규제를 할수없는 이유가 총기업자들이 엄청난 로비덕분이란걸 남의 나라 사람인 나도 알 정도니..물론 정치란게 흑백 논리로 가를 수 없음을 조금은 나이들고보니 알수있는 점도 있지만 그럼에도 대부분의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권력연장을 위해,혹은 자신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들에게 뭔가 보답하기위해,또 자신의 지역구위주로 불필요함에도 예산을 끌어다 대서 쓰는 선심행정으로 정작 필요한곳에는 예산이 없어 힘든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게 어제오늘일도 아니고 앞으로도 특별한 파격이 없는 한은 계속 될 것이란걸 왠만한사람들은 알기에 더욱 정치와 멀어지고 담을 쌓게 되고 혐오감을 넘어서 외면하는 실정이다.그런데 더욱 아이러니한것은 이런 상황이 오히려 그들 정치인들에게 크게 해가 되지않고 오히려 득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그래서 더욱 선거로 그들을 심판하자는 소리가 높아지는 게 오늘의 실정인것 같다.
이 책을 쓴 빈스플린은 일단 정치에 대해 관심도 많고 그곳 정가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 해박한것 같다.주로 정치스릴러가 강점인것 같은데..이분의 시리즈중 `미치 랩` 과 같은 슈퍼영웅이 등장하는 책도 재밌었지만..개인적으론 특별한 이름이 없이 묵묵히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수행하고 정당한 일에 화를 내고 분노할 줄 아는 사람들이 나온 이 책 `임기종료`가 더 좋았던것 같다.
해마다 벌어지는 예산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대통령과 그의 사람들..
예산안을 통과시킨다는건 단순한 내년도 예산을 결정하는 게 아니라 임기가 얼마안남은 대통령의 재선을 보장하는 카드
그래서 더욱 바쁘게 움직이고 예산안을 반대하는 하원의원들과 상원들을 서로 밀약을 하거나 심지어는 불법적인 방법인 협박도 하고 있는 상황이다.이런 상황에 그들에게 절대적으로 힘이 되고 우호관계에 있던 상원의원과 하원의원, 세사람이 몇시간의 간격을 두고 살해 당한 것!일사 분란한 움직임이었다.
거기다 강력한 권고를 날린다.예산안에서 불필요한 예산을 삭감하고 재정지출을 줄이라는 것..자신들의 의견이 받아들여지지않으면 다음에도 필요한 살인을 할것이라는 강력한 도전장이다.게다가 국민들은 암살자들에게 공감하는 분위기까지 조성되고 있어 더욱 위기를 느끼는 대통령과 그 수하들. FBI가 수사에 착수하지만 전문적인 암살자들의 솜씨임에 분명하고 그래서 흔적따윈 찾을수 없다.그런 점에서 특수부대출신자들에게로 포커스가 맞춰지는 상황.
젊은 하원의원 마이클 오루크는 초선의원이지만 정치판이 돌아가는 현실에 혐오를 느끼고 더 이상 개선의 여지가 없다고 판단,정치를 그만둘 결심을 하는데 이번 사건이 발생하면서 자신도 이 사건과 연관된것 같은 예감을 느낀다.
이런 상황에 또 다시 백주대낮에 상원의원 두사람이 암살당하고 이번에는 경호원들조차 죽이는 잔혹한 범죄를 저질러 단숨에 국민감정은 악화되고...이제 상황이 어디로 갈지 아무도 모르게 된다.
암살자들이 주장하는 대로 그들은 나라에 오히려 해가 되는 정치인들만,오로지 정치인들만 죽이면서 그들의 명분을 내세우고 있고 그들의 주장이 타당하고 옳다는 걸 알기에 그 명분에 힘이 실리는 상황이다.자신들의 사리사욕만 채우는 정치인들에 대한 혐오감은 나라를 불문하고 있는 것 같다.그래서일까...? 살인을 정당화할순 없지만 그들의 목표가 오로지 타락한 정치인이라는 설정이 매력적이고 심지어 공감도 한다.읽는 동안 통쾌함도 느낄 정도였다.게다가 CIA나 FBI의 내부실정에도 해박한 작가의 정보력에 놀랍기도 하다.물론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허구인지는 모르겠지만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실제로 느낀다면 그것 역시 작가의 역량이리라.작전을 행할때의 그들의 일사분란함과 철저하게 따르는 메뉴얼을 보면서 우리나라 경찰도 좀 배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도움을 청하는 민간인들에게 그들이 행하는 어처구니없는 짓들을 보면서 그들이 과연 우리의 세금으로 월급을 받을만한 사람들인가? 의문과 분노를 가진 사람들이 많았을 것이다.
650페이지가 넘는 책을 몰입해서 읽게 한 작가의 힘을 느끼게 한 작품이고 방대한 양의 책을 분권하지않고 한권으로 내신 랜덤코리아의 결정도 넘 맘에 든다. 앞으로 이 작가의 책이라면 망설이지않고 읽게 될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