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멀티태스킹을 꽤 잘한다고 생각한다. 보통 길을 걸어가면서 스마트 폰으로 인터넷을 해도 어디에 잘 부딪히지 않고 회의 시간에 다른 것을 생각하면서도 회의 내용을 빠트리지 않아서 주위 사람에게 부러움을 받기도 한다. 그럼에도 가끔은 내가 무슨 일을 하려고 했었는지 기억을 못 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하는 일이 많아질수록 그런 일이 자주 일어났다. 이런 실수를 없애기 위해서 멀티태스킹 능력을 강화하고 싶은데 과연 그것이 가능한지 궁금했다.
저자는 뇌의 능력 중에 작업기억에 초점을 맞춘다. 작업기억은 짧은 시간 동안 정보를 기억하는 능력이다. 즉 우리가 바로 처리해야 하는 일을 기억하는 능력으로 이 작업기억의 용량을 초과하는 정보는 우리가 올바르게 처리할 수 없게 된다. 즉 여러가지 일을 동시에 할 때 성취 수준이 낮아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지만 이 용량은 훈련을 통해 키울 수 있다. 우리가 근육을 기르기 위해 무거운 아령을 들고 운동을 하듯이 우리의 뇌도 일정 수준의 난이도를 가지는 반복적인 기술 문제로 훈련하면 능력이 향상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우리 뇌에 어느 정도 부담을 주는 난이도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저자는 제임스 플린의 연구 결과를 이 예로 조심스럽게 들고 있다. 매년 검사하는 아이큐가 10년마다 평균 3퍼센트 증가하는 것이 갈수록 사회가 복잡해져 뇌에 부하를 가져오고 이것이 평균적인 뇌의 능력을 향상시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흥미롭지만 동의하기 어려운 주장도 보인다. 컴퓨터 게임의 폐해에 대한 공포가 사실은 근거가 없다는 주장이다. 컴퓨터 게임을 하는 것이 폭력적인 행동을 낳는다는 연구 결과는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주의력 속도가 좋아지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다고 한다. 이 주장은 컴퓨터 게임의 폐해라는 것이 어떤 컴퓨터 게임을 했을 때 나타나는지에 대해 고민하지 않고 단순히 컴퓨터 게임이라고 통칭하는 것에 문제가 있다. 교육적 컴퓨터 프로그램을 하면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 당연하다. 문제는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컴퓨터 게임의 부작용인데 저자는 그것에 대한 언급을 전혀 하지 않고 좋은 쪽만 바라보고 있다.
멀티태스킹 능력을 기르고 싶은 내 바람과는 다르게 작업기억 용량의 한계 때문에 멀티태스킹을 제대로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정보가 넘치는 시대에서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몰입을 그 해답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정보요구와 작업기억 능력이 평형상태일 때 몰입에 도달할 수고 그 몰입을 통해 우리 뇌의 능력을 향상 시킬 수 있다고 한다. 결국 여러 가지 일이 있을 때 그것의 우선순위를 정해서 집중해서 하나씩 해결하는 것이 우리 뇌의 구조상 더욱 효과적이라는 것을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