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소설을 읽어 봤지만 현역 국회의원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은 이제껏 읽어 본적이 없다. 그것도 그들의 러브스토리는 들어 보지도 못한 듯 하다.
"남자 주인공 김수영은 새한국당 소속 국회의원이고 여자 주인공 오소영은 진보노동당 소속 국회의원이자 당 대표이다."
이 글만 보면 뭔가 대단한 일이 일어 날것만같다. 정치계의 로미오와 줄리엣이라 불리는 두 노총각, 노처녀 현역 국회의원의 사랑이라니, 이 얼마나 흥미로운가 말이다. 게다가 두 사람은 정치적 연적이나 다름없다.
권투 챔피언 출신의 검도의 달인이자 전직 판사이기도 한 39세의 김수영은 기존의 국회의원들이 가진 이미지를 확실히 날려 버리는 매력이 있고, 38세의 오소영은 자신만의 소신이 뚜렷한 똑바른 정신의 소유자로 국민의 이익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상적인 국회의원으로 보인다.
독특한 소재와 흥미로운 이야기가 기대되는 작품임에는 틀림없다. 게다가 현 정치의 축소판이라고 할만큼의 사건들이 적나라하게 소개되고 있다는 점도 재밌다.
하지만 가장 큰 아쉬움이란 바로 연애의 전유물이 달달함이 없다는 것이다. 이 책의 장르를 일반적인 소설 장르로 나누기엔 뭔가 임팩트가 약하며, 그렇다고 로맨스 소설처럼 가볍게 보기엔 로맨스가 너무 없다.
정치적 연적이라고 할 수 있는 두 사람의 가시밭길 사랑이 결국엔 흔하디 흔한 사랑 고백과 누구나 예측할 수 있는 결말로 끝나버리는 점은 확실히 아쉽다. 두 사람의 뭔가 특별한 사랑을 기대한 내 탓도 있겠지만 두 사람의 연애에 대한 이야기가 너무 조금 나와 있는 것도 이 책의 재미를 반감시키는데 한 몫을 하는 것 같다.
그리고 책속에 등장하는 각각의 인물들에 대한 소개나 개연성이 조금 부족한 것 같다. 예를 들면 라디오 DJ로 나오는 태물 록스타 장도준, 꽃미남 폭파범, 전태양 등등의 인물들이 하나같이 너무 많은 사연을 갖고 있지만 이것들이 주인공들과의 관계에서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것 같지 않아서 겉도는 느낌이 든다.
너무 많은 등장인물들이 너무 많은 심리적 불안과 좌절, 불안정한 분위기를 풍기면서 나타나고 있는 점도 이야기에 몰입할 수 없게 한다.
내 연애의 모든 것이라는 제목을 내세우고 있지만 내 연애안에 너무 많은 이야기가 들어 있어서 작품을 읽기전의 기대감에 전혀 미치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느꼈던 그런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