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 두려움, 격정, 강박적 갈망 등 부정적 생각들은 대개 빠릅니다. 우리가 그런 생각에 사로잡혀 있을 때 마음을 볼 수 있다면, 실제로 그것이 질주하고 있는 모습이 보일 것입니다. 하지만 사랑, 인내, 온유, 동정, 이해 등 긍정적 생각들은 느립니다. 거칠고 급한 시내가 아니라 조용하고 맑고 깊은 대하(大河)라고 할 수 있습니다.”
너나없이 바쁘게 살아가는 삶에서 몸과 마음의 속도를 증가시키는 액셀러레이터를 사용하는 것이 브레이크로 제어하는 것보다 훨씬 더 수월한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그 속도에 속도를 더하게 한 공로는 당연히 IT 부문과 자동차 산업의 역할이 큽니다. 속도 경쟁입니다. 누가 빠른가? 어느 차가 짧은 시간과 거리에서 최고 속력을 낼 수 있는가? 입니다. 그러나 미처 생각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무엇을 위해, 어디를 향해 그리 빠르게 가고 싶은가?
저자는 인도 사람입니다. 물론 지역마다 다르겠습니다만 패스트푸드로 끼니를 때우며 바쁘게 살아가는 서구 문명인의 시각으로 볼 때는 한없이 단조롭고, 게으르기까지한 나라 인도에서 태어나서 대학을 다니고, 교수가 되고, 풀브라이트 교환 프로그램의 수혜자로 미국에 갑니다. 저자는 정신없이 바쁘게 돌아가는 미국 사회의 일상에 적응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이럴 때 대부분은 “내가 여기에 적응 못하면 안 되지. 내가 누군데?” 하면서 그야말로 목숨 걸고 자존심을 지키며 속도를 증가 시킬 것입니다. 그러나 저자는 그렇게 안했습니다.
오히려 그들, 빨리 빨리에 승부를 거는 그들을 잡아 앉혀서 ‘무엇 때문에 그리 바쁜데?’ 라는 스스로의 질문을 던지게 합니다. 한 걸음 나아가 그들에게 명상을 가르칩니다.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죠. 그래서 저자가 더 빛이 납니다.
저자는 ‘늦추기’가 목표가 아니라고 합니다. 단지 목표에 이르기 위한 수단 일뿐이라고 합니다. 우리의 주의를 온전히 현재, 이 시간 ‘Now Time' 에 집중하는 법을 익히고 나면 우리는 놀라운 사실을 깨닫게 된다 합니다. 몹시 크게 생각했던 문제들이 작아지기 시작하고, 과거에는 결코 깨고 나올 수 없다 생각했던 충동들이 떨어져나가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저자는 1960년대부터 명상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청중들에게 인생과 행복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았습니다. 이 책은 이러한 질문에 답한 내용 중 실천적 지침과 오랜 세월 이용하여 검증된 방법을 정리했습니다. 오늘날 거의 모든 사람이 시간이 없어서 뭘 못하겠다고 불평하지만, 그 불평의 진심은 ‘내가 원하는 모든 것을 할 시간이 충분치 않다’는 뜻이라는 저자의 의견에 공감합니다.
“천천히 사는 삶은 잠시 멈추어서 생각하고 돌이켜보고 판단하고 찬반(贊反)을 가늠할 시간을 줍니다. 인간관계에 필요한 시간을 주게 됩니다.”
육체적, 정신적, 지적으로뿐 아니라 영적으로도 최상의 삶을 살아가기 위해 저자가 제안하는 여덟 가지 보편적인 기법은 귀담아 들을 만합니다.
1. 늦추기 2. 주의 집중 3. 감각 기르기 4. 남을 먼저 생각하기 5. 영적 교제
6. 영적 독서 7. 만트람 외기 8. 명상
이 중 늦추기에 대한 부언설명이 있습니다.
‘일찍 일어나십시오. 하루를 꽉 채우지 마십시오, 일을 하기 전에 무엇이 중요한지를 따지십시오. 가족, 친구등과 인간적 교제를 위한 시간을 마련하십시오. 충분히 숙고할 시간을 확보하십시오. 마음이 조급해지지 않게 하십시오. 참을성 있게 반응하십시오. 마음을 늦추십시오.’
“이렇게 서로 마주 앉아서도 스마트폰으로 다른 짓할 거면 우리 뭐하러 만난거냐!”
바로 앞에 대화를 할 사람이 있는데도 친구들은 시선을 아래로 깔고 스마트폰으로 페북, 트위터 댓글을 확인하거나 실시간 뉴스를 체크하느라 바쁩니다. 그 중에는 아마 카톡이나 애니팡까지 한 사람도 있었을 것입니다. 직장인들도 마찬가지라고 합니다. “회사의 회의시간에는 물론 가족과의 저녁식사 자리에서도 스마트폰으로 메일을 확인하고 트위터 등을 확인하게 된다”며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생긴 습관적인 행동들이 오히려 가까운 사람들과의 대화시간을 줄이는 것 같다”고 토로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전문가 이야기도 들어보시죠.
“스마트폰을 통한 소통은 파편적이고 단편적이어서 서로를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진정한 의미의 소통을 이뤄 내지 못해 오히려 외로움과 고립감을 쉽게 느끼기도 합니다.”
(연세대 심리학과 황상민 교수)
바로 이러한 경우에 저자가 주는 조언이 있습니다. ‘한 번에 한 가지만’ 입니다.
집중력입니다. 멀티 태스킹에서는 집중력이 결여 될 수밖에 없습니다. 집중력이 훈련된 마음의 가장 큰 혜택은 그것이 가져다주는 정서적 안정일 것입니다. 이런 마음 상태를 깨인 마음 (mindfulness, 正念)이라고도 표현합니다. 하고 있는 한 가지 일에 전심을 기울이라는 것이죠. 특히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에서 입과 눈과 마음이 각기 움직이는 상황에선 깊은 인간관계가 형성되기는 힘들 것입니다.
“현대적 테크놀로지가 제공하는 오락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신뢰와 친밀감과 관심이 꽃 필수 있는 친밀한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것은 산업화된 사회에서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일 중의 하나입니다.”
“우리의 시간과 관심을 쏟는 대상, 우리가 하는 말, 우리가 읽는 것, 우리가 가까이 하는 사람들. 이 모든 것들이 나의 이미지를 높이거나 낮출 수 있습니다.”
각 챕터 첫 페이지엔 만트람(mantram)이 하나씩 소개됩니다.
저자의 표현을 빌리면, 마음의 속도를 늦추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가장 실제적이고 직접적인 도구를 인도에서는 ‘만트람’ 이라고 부른답니다. ‘성스러운 이름’이란 뜻의 이 만트람은 마음으로 하여금 속도를 늦추고 우리를 어지럽히는 어떤 문제에서도 좋은 영향력을 발휘하는 영적 글귀라고 합니다.
만트람의 대부분이 종교적(기독교,천주교, 불교)입니다. 저자는 종교적이라는 것에 불편함을 느끼는 독자들에게는 ‘라마, 라마, 라마’를 권합니다. ‘라마’는 기쁨, 즐거움이라는 뜻입니다.
이 만트람과 함께 명상을 하면 분주하던 우리의 마음이 늦춰져서 점점 더 고요하고 안정적이고 깨끗하게 만들어지다고 합니다. 지난 30년 동안 저자는 현대적 생활방식에 길들여진 사람들이 가장 효과적으로 명상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고 정말 많은 연구를 하였다고 합니다. 저자에게 명상을 배운 미국인들이 수천 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1960년 저자가 처음으로 명상 강좌를 했을 때, 샌프란시스코의 캘리포니아 가에 있는 한 서점에서의 일입니다. 저자가 청중을 스캐닝 해보니까 비트족 젊은이들이 많이 와 있었답니다.
처음에는 철학적 수준에서 강좌를 진행하다가 발동이 걸려서 명상법을 처음부터 끝까지 가르쳤고, 수강자들이 비교적 열렬한 관심을 표명해주는 것에 고무되어 본격적인 명상으로 유도 했습니다.
“자, 이제 우리 명상을 해볼까요?”
모두 두 눈을 감았고, 명상에 몰입해 갔습니다.
30분 뒤 저자가 눈을 떴을 때, 방안에는 세 사람밖에 남아 있지 않았답니다.
저자와 저자의 아내. 그리고 문을 닫으려고 기다리고 있는 서점주인.
명상이 그리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일화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의 지도대로 명상의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여러모로 유익할 것입니다. 밖으로만 돌던 나의 마음과 타인의 의식 속에서 만들어져가던 나의 모습을 들여다보며 점검해보는 것도 나의 삶에서 꼭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빠름~빠름~빠름~!! 이 나의 심박동수까지 빠르고 급하게 만듭니다.
몸과 마음이 힘들때는 일단 한 템포 낮출 필요가 있습니다.
마음이 앞서가지 않으면 몸도 좋아합니다.
"빠른 마음은 병들어있다. 느린 마음은 건강하다. 고요한 마음은 거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