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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중국통이 본 중국 현대사 30년

글쓴이: 자하님의 블로그 | 2012.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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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역사는 강력한 중앙집권 체제와 경제적 풍요, 높은 수준의 과학과 문화를 특징으로 하는 제국과, 무정부 상태에 가까운 극심한 혼돈기가 교차하는 양상을 시종일관 보여준다. 그런 탓인지 중국인의 의식구조에는 '혼란'을 극도로 기피하는 성향이 있다. 그리고 중국의 여러 황제들과 지도자들은 바로 이런 심리를 이용하여 자신의 권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46-7쪽)



책을 펼치면 눈부신 변화를 겪은 중국의 30년을 담은 사진들이 나온다. 1980년대 이전의 중국과 각각 80년대, 90년대, 2000년대의 시대순으로 급변하는 중국의 풍광을 보여주는 사진들이 인상적이다. 80년대 이전의 중국은 마오쩌둥의 신화와 문혁의 실패로 얼룩져 있다. 행복해 보이는 농민가족의 연출 사진과 마오가 천안문 광장에 모인 홍위병을 사열하는 모습이나 홍위병 운동을 지지하는 저우언라이 총리 모습도 보인다. 1980년대를 반영하는 사진은 중국 현대미술사의 전위운동의 효시로 분류되는  <나의 아버지>란 작품을 시작으로, 정확히 같은 위치에서 상해 항을 찍은 1984년도와 2002년도 사진의 대조적인 모습이 충격적이다. 덩샤오핑의 개혁개방정책이 가져온 중국 경제의 비상을 잘 반영하고 있는 사진들이다. 시인 베이다오가 쓴 천안문 광장의 대자보 사진은 경제 성장이 불러온 정치적 민주화의 바람을 대변하고 있다. 1990년대를 반영하는 사진으로 여배우 공리의 모습과 중산층 엄마가 아들을 데리고 산책하는 모습, 그리고 한참 건설 중인 상해 고층빌딜의 모습이 눈에 들어 온다. 2000년대를 반영하는 사진은 모두 컬러사진인데 사천성 대지진의 참상과 올림픽 선수촌 건설 현장이 나오고, 북경 모터쇼나 우주센터처럼 중국 경제와 과학의 첨단을 반영하는 장면들이 인상적이다. 그러나 시골 초등학교의 여전히 낙후된 모습은 사회적 빈부격차의 문제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프랑스의 중국통 저널리스트 카롤린 퓌엘은 중국 개혁 30년의 주요사건들을 연대순으로 선별하여 살피고 있다. 각 분야에서 일어난 주요 사건들, 가령 89년 천안문 사태, 2003년 사스 사태, 2008년 사천성 대지진과 북경 올림픽 등을 자세히 다루고 있어 비교적 손쉽게 사건별로 중국의 역사를 일괄할 수 있는 장점이 돋보인다. 저자는 1980년부터 2010년까지의 중국 발전사를 크게 1부 '덩샤오핑, 백 년 후 중국을 기획하다(1980-1991)', 2부 '중국, 세계 자본주의와 충돌하다(1992-1999)', 3부 '화평굴기(2000-2010)' 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다.


  


80년대는 덩샤오핑의 주도하에 개혁개방의 물결이 일어나고 지식인과 대학생들은 정치 개방의 희망을 품게 된다. 하지만 개혁파와 보수파의 이데올로기 투쟁은 1989년 천안문사태로 갈등이 표출되고, 이런저런 백색테러의 공포로 인해 대학가와 지식인 사회는 우울한 침체기를 맞게 된다. 90년대 덩샤오핑은 92년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를 표명하고 '부자 되기' 열풍이 불기 시작하면서 중산층이 급속히 늘어나게 된다. '상해방' 출신의 장쩌민과 주룽지의 주도로 마오식 계획경제를 탈피하여 시장경제체제가 도입되고 사회의 균형발전을 위협하는 빈부 격차와 부패 현상이 두드러지게 된다. 97년 홍콩 반환과 99년 마카오 반환이 성사되고 파룬궁 탄압사건이 일어난다. 2000년대에는 후진타오 주석과 원자바오 총리의 집단지도체제가 마련되고 2001년 WTO 가입과 2008년 북경 올림픽 유치 등 외세 개입 없이 본격적인 세계화가 활발히 추진되어 '세계의 공장'으로 발돋움한다. 휴대전화와 인터넷이 대중화되면서 인터넷 검열과 통제가 더욱 심화되어 사이버 반체제 투사들이 체포돼 중형을 받기도 하고, 신장 자치구와 티베트에서의 유혈사태로 대화합의 신화가 흔들리게 된다. 한편 전 세계에 중국어 열풍이 불고 문화외교의 일환으로 '공자학원'과 같은 소프트 파워의 확산에 더욱 치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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