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해가 정적들의 음모에 의해 피살될 위기의식을 느낀다. 수랏상의 음식에 독극물이 섞여 있다든지, 궁궐 내로 침입하는 자객에 대한 경계를 강화해야 한다든지, 중전의 폐위, 중전의 오빠에게 역모의 누명을 씌워 제거하려는 국문의 요구, 대동법의 폐지 등 권력자 대신들의 주장으로 어지러운 정황에 대처하기 위한 방책을 찾는다. 왕과 흡사한 모습의 인물을 찾아 저녁시간대의 대역으로 자리하게 하고 궐 밖에서 신변의 안전을 도모하려 한다.
저잣거리에서 만담꾼으로 살고 있는 천민인 하선을 발견하니 소학 정도의 글은 깨우쳐 다행이다. 광해가 접견하고 직접 말투도 가르친다. 그러는 중에 왕이 원인 모를 이유로 사경을 헤매게 되니 도승지가 단안을 내린다. 광해를 은신처로 모셔 치료에 전념하게 한다. 그리고 하선이 완전히 광해를 대신하게 한다. 국정의 일단을 가르치며 권력을 거머쥔 대신 일당의 주장을 배제하고 정치적 장악력을 다지려고 한다. 그러면서 정치는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내주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다보니 원하든 원하지 않든 국정운영의 한복판에 머무를 수밖에 없도록 일이 꼬인다.
중전의 오빠가 역모를 꾀했으니 잡아들여 국문을 해야 한다는 대신들의 주장도 받아주고 권세가들의 반대에 놓였던 대동법(땅을 가진 자가 세금을 납부케 하는 제도)를 시행하게 한다. 중전이 찾아와 오라버니의 무고함을 주장하며 세자 시절의 약속을 내세우며 방면을 청원하자 그러겠노라고 약속한다. 국문장에 나가 중전의 오빠에게 직설적으로 직접 묻는다. 상소의 뜻을 가졌으나 역모를 꾀한 것은 아니라는 정황이 파악되자 그 자리에서 풀어주게 한다.
하선의 만담 시의 춤사위와 흡사한 왕의 모습을 보고 호위대장이 가짜라고 칼을 겨누나 중전이 광해라고 하니 어쩔 수 없이 칼을 거둔다. 왕에게 무엄한 행동을 했지만 호위대장을 살려준다. 상궁 나인의 어려운 사정을 듣고 이를 해결해 주도록 하며 내시로부터 임금이 수랏상을 물리면 나인들이 남은 음식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것으로 듣고 먹지 않고 상을 물리기도 한다.
국정에 관련된 사료도 찾아 읽어보며 올바른 판단을 하려고도 노력하며 백성을 위한 정치를 행하려고 한다. 수랏상 음식에 대신들의 강요에 의해 상궁이 시키는 대로 독을 섞은 나인이 그 음식을 시식하며 독을 삼켜 쓰러진다. 자신을 인간 대접을 해준 왕을 위해 대신 죽는 것이다.
점차 왕의 다른 모습이 드러나며 궁궐 안에 소문이 퍼진다. 대신들도 왕의 행동이 수상함에 따라 진위 여부를 가리려고 하고 중전도 광해가 전쟁 중에 입은 상처가 가슴에 있다는 것을 근거로 왕이 가짜였음을 알게 된다. 중전이 전모를 알게 되어 대역을 시킨 것을 감추려는 광해에게 죽으나 대신들에게 죽으나 어차피 죽게 될 것이니 도망치라고 한다. 도승지가 진짜 왕이 되고 싶으냐고 묻는다. 백성을 위한 왕이 되고 싶다고 한다.
절대 절명의 위기에 음식물에 독이 섞여 있었다는 사실을 어의가 밝히고 치료하던 광해가 일어나게 되고 부재중의 궁궐 기록을 보게 된다. 대신들이 병력을 동원해 가짜 왕을 붙잡으려고 궁궐로 몰려든다. 왕의 윗도리를 벗기니 화살에 맞은 상처가 선명하니 상황이 반전돼 대신들이 오히려 역모로 붙잡힌다.
도망가는 하선을 죽이려고 보낸 자객들에 맞서 싸우는 호위대장은 비록 그가 가짜일지라도 자기에게는 주군이라며 지키려고 한다. 자객들을 모두 제거하는데 도망가다 되돌아와 호위대장을 부둥켜 앉고 의를 나눈다. 배가 떠나는 선창가에 찾아온 도승지가 배를 향해 절을 올린다. 그리고 몇 년 뒤 중전은 폐위되고 도승지는 다른 성의 임금을 왕위에 오르게 하려는 역성역모를 꾸몄다는 이유로 단죄됐다는 자막이 흐른다.
주연 배우의 1인 2역이 자연스럽다. 내시를 연기한 배우(장광)의 표정이 아른 거린다. 광란의 시대상을 잔혹하지 않게 부드러운 줄거리의 전개로 우회하는 새로운 연출이 와 닿는다.
2012. 09.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