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 대선출마를 선언하기 전부터 이렇게 주목받은 사람이 있을까 싶다. 대선출마를 선언한 지금은 그의 주변에 있는 많은 사람들의 질(quality)을 보고 놀란다. 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누군가의 이름에 자신의 이름을 끼워넣는 사람들이 아니라 누군가를 돕고 뒷받침하기 위해 그의 이름 뒤에서 밀어주는 사람들이라서.
어느 표현 하나하나를 짚고 넘어가기보다 전체에 흐르는 기본적인 그의 생각을 따라서 흘러보면 어떤 생각으로 인생을 살았는지, 앞으로의 삶은 어떤 사회에서 어떤 모습으로 꿈꾸고 싶은지 가늠할 수 있으니까. 공부하면서 당연한 것을 사회적 부채로 인식하는 모습, 아내와 아이를 키우면서 느꼈던 일과 가정 모두를 잘 해내야 하는 삶의 무게감과 초등학생 딸이 선행학습을 하지 않아 겪었던 일들은 여느 부모와 같다.
안철수 연구소 CEO였기에 경제에 관해서는 겉으로는 재벌에 대한 비판을 하면서 뒤로는 돈을 받아 세는 모습을 보이는 집단과는 차별화된 생각을 보인다. “재벌기업들이 적지 않은 공을 세웠으면서도 존경을 받지 못한다(p.119).”는 말은 최소한 재벌 1세와 2세들이 보여줬던 프론티어 정신을 말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것이 3세와 4세로 오면서 그만큼 많아진 그들의 수만큼 주가조작이나 일감 몰아주기로 계열사 하나를 금방 키워주는 형태로 나타난 문제를 짚고 있고.
복지와 빈부격차에 대한 생각도 무조건적인 평등이 아니라 조금은 차별된 그렇지만 돈이 있다고 배제하지 않는, 그래서 해외로 돈을 빼돌리기 보다 우리나라에서 권리를 누리면서 의무를 하도록 하는 생각이 멋있다. 그래야 생산동력이 가장 밑바닥까지 잘 흐를 수 있으므로. 그래야 그 밑바닥에서 체념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다시 일어설 수 없더라도 희망을 싹틔워보기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이밖에 사회, 외교, 보건, 환경, 국정운영의 기조, 앞으로 해결해야 할 대한민국 사회의 문제가 그의 시각에서 나타나 있다. 이 책은 온전히 한 사람의 생각이 정치를 근원으로 해서 국방, 외교, 교육, 경제, 사회 각 분야로 흘러가는 생각이 어떤 깊이와 속도로 흐르는지를 보여준다. 그래서, 어느 어구 하나를 붙잡고 늘어지는 사람은 한 개울 속의 돌만 보고 지저분하다고 소리지르는 것처럼 보인다. ‘왜 이 시대에 안철수인가?’에 대한 해답이 서술식 답안처럼 있는 이야기, 그를 보며 정치적 쇄신과 열망, 더 나은 삶에 대한 기대를 사람들이 꿈꾸는지 생각할 수 있게 하는 그의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