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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테이큰 2 - 아버지는 힘들다

글쓴이: 컬처필 소울 - 曉得書屋 | 2012.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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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테이큰2 의 시작이 되는 배경은 알바니아의 작은 시골마을이었다. 여러 구의 시신이 안치된 관이 보이는 걸 보니 장례식이 치러지는 모양이었다. 그들은 누구인가? 한 남자가 결연한 모습으로 다짐을 하는 것으로 보아 이야기가 심상치 않음을 직감할 수 있었다. 화면은 다시 활기찬 분위기의 미국 로스엔젤리스, 한 남자가 머쓱한 표정으로 전처가 살고 있는 집으로 찾아왔다. 그리고는 이내 딸의 안부를 묻는다. 그저 운전 면허 시험을 도와주러 왔다는 말만 하고는 아무 일도 아닌 듯 그곳을 나오는 한 남자, 이렇게 영화는 앞으로 두 남자 사이에서 펼쳐진 맞대결이 갖는 일종의 당위성을 설파하고 있다.




테이큰은 전작의 성공으로 인해 많은 관심을 받은 작품이다. 환갑 나이인 리암 니슨은 여전히 극중 “액션”을 담당하고 있으며 이번 영화에서 그가 펼치는 특공무술은 전혀 녹슬어 보이지 않았다. 대신 아직도 금지옥엽인 그의 딸이 일정부분 역할을 나눠가짐으로써 자식은 아버지의 그늘을 먹고 자람을 보여주었다. 이 부분이 우리가 善의 쪽에 선 캐릭터의 전형이라면 惡의 쪽에 선 캐릭터는 많이 우울하다. 전작에서 유괴납치범으로 나온 남자가 죽은 뒤 그의 아버지가 노구를 이끌고 복수에 나선다는 설정인데, 이 두 명의 아버지가 부딪치는 장면에서 중요한 대사를 한다.


“당신의 말하는 건 정의가 아니라 복수라고, 당신의 아들은 죄과를 치룬 것이다.” “무엇이 되더라도 다시는 내 아들을 볼 수 없다는 것 때문에 당신을 용서할 수 없다.” 한 사람은 정의를, 다른 한 사람은 복수를 입에 올린다. 과연 누구 말이 옳은 가




이 영화의 주인공은 미국인 리암 니슨이 맡은 아버지다. 당연히 시선은 그에게 호의적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아들이 과거 어떤 죄를 지었든 아들의 죽음에 대해 달갑게 받아들일 부모가 누가 있겠는가? 해서 이 영화를 리암 니슨을 선으로 알바니아의 수염난 남자를 악으로 보는 건 편견이라고 보인다. 다시 말해 아버지는 늘 자식을 앞에 둔 수호천사라는 말이 맞는 것 같다. 단지 영화 엔딩에서도 나오지만 복수는 또 다른 복수로 이어질 수 있다는 말은 어쩌면 이 영화가 다음 시리즈를 염두해 두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었다. 여전히 누군가는 복수를 꿈꾸고 또 누군가는 그 복수의 손길을 뿌리치는.




영화는 터키의 이스탄불에서 촬영되었다. 그곳은 동서양이 만나는 곳으로 기독교와 이슬람 문화의 접선지역이기도 하고, 서양인들의 오리엔탈리즘과 동양인들의 옥시덴탈리즘이 충돌하는 지점이기도 하다. 이곳을 영화의 배경으로 삼은 것도 상당한 의미가 있다.




왠만한 액션영화 홍보에서 테이큰의 제작진이란 문구가 빠지지 않는 건 그만큼 탁월한 액션 노하우가 있다는 점인데 이 영화에서도 카체이싱 장면은 탁월했다. 특히 좁디 좁은 구 도심 골목을 요리조리 빠져나가는 장면은 압권이었다. 운전면허 시험에서 늘상 떨어지기만 했던 딸이 아버지 역할을 대신해냈다는 것도 의미가 있고, 유괴의 대상이 이번엔 딸이 아닌 아버지라는 점도 독특했다.




그 유명한 터키탕의 마지막 대결장면에서 예순 살의 노 배우가 펼치는 맨손 격투장면으로 이 영화의 대미를 장식한다. 길지 않은 러닝타임속에도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몇몇 충격 시퀀스등으로 액션 영화팬들의 눈길은 확실히 잡을 수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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