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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보일드는 나의 힘 - 김봉석

글쓴이: nanjappans님의 블로그 | 2012.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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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도 선명하게 기억이 남아있는 영화의 이미지가 있다.. 아주 어릴적 그시절 2본 동시상영이라는 기준으로 동네 선머슴들을 끌어모으던 삼류 영화관이 있었다.. 600원만 있으면 들어가서 하루종일 영화를 볼 수 있었고 심지어는 영화관 내의 휴게실에서 야한 비디오도 상영을 해주던 곳이었다.. 그렇게 우연히 보게된 영화 한 편으로 나에게는 훗날 하드보일드라는 개념의 단어를 인식하는 시점에 바로 떠오르는 일종의 각인처럼 기억되는 영화가 있다.. 로렌스 캐스단의 "보디 히트"라는 영화였는데 아주 끈적끈적한 캐스린 터너의 목소리와 무더운 여름의 흘러내리는 땀방울속에 배신과 복수의 모습이 그대로 머리속에 저장되었던 그런 영화였다.. 아마도 무척이나 어린 나에게 상당한 충격으로 다가왔던 것 같다.. 야하면서도 강렬한 그 무엇인가가.. 그시절의 꽃다운 청춘의 미키 루크도 있었고, 무엇보다 캐스린 터너라는 배우에 흠뻑 빠져 꿈속에서도 나타났던 기억이 난다.. 너무 너무 예뻤던 에로틱한 목소리의 그녀였는데.. 이제는 할머니가 되었을라나.. 어라, 적다보니 반말이네.. 간혹 추억에 잠기면 반말이 튀어나오곤 합디다.. 이해하슈


 


    사실 전 하드보일드가 뭔지, 뭘 의미하는지 잘 모릅니다.. 그냥 하드보일드하니까 그러려니하는거죠..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에 무라카미 하루키가 제목에 가져다 붙인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라는 책에서 처음으로 들어본 것 같기도 하구요.. 구체적으로 나름 이런게 하드보일드구나라고 느껴본 작품은 미키 스필레인의 작품을 읽으면서였던 것 같습니다.. 마이크 해머라는 탐정의 활약상을 보면서 아주 멋드러진 하드보일드라는 개념을 조금 알게 된 듯한 느낌이었죠.. 물론 말씀드린대로 하드보일드라는 감성적 느낌을 생각할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보디 히트라는 영화의 캐스린 터너의 끈적거리는 목소리와 후덥지근한 플로리다의 날씨입니다.. 뭐라할까요, 하드보일드라하면 일종의 비정한 현실의 암묵적 변명처럼 결코 바꿀 수 없는 인간의 욕망과 이중성등에 대한 시니컬한 냉소가 담긴 그런 감성이라고나 할까요, 그 속에는 독자를 끌어들이는 자극적인 장르의 대중적 취향이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런, 적다보니 어설프네.. 간혹 끄적대다보면 말같잖은 전문가 필이 나오기도 합디다.. 이해하슈


 


    여기 하드보일드라는 개념을 들고 독자들에게 난 이런 작품을 읽어보니 이런 힘을 받게 됩디다라고 선보여주는 일종의 하드보일드 길잡이 서평집으로 봐야할까요, 뭐 상당히 많은 작품들을 선별해서 그 줄거리와 내용을 자세하면서도 재미지게 엮어놓은 책이 출간되었네요.. 김봉석 평론가의 "하드보일드는 나의 힘"이라는 작품인데 말이죠.. 총 5 챕터로 나눠져 있습니다.. 각각의 챕터의 내용들을 기준으로 작품을 선별한 듯 싶구요.. 그 챕터의 작품들을 보여주기 전에 일종의 챕터의 기준을 제시한 내용을 각 챕터의 제일 처음에 보여줍니다.. 그리고 구체적으로 각 챕터별 내용에 따른 총 38편(일일이 손으로 셌음)의 장르소설에 대해서 평을 해놓은 작품입니다.. 개중에는 제가 읽은 작품들도 제법 되고 그렇지 않은 작품도 꽤 되는데요.. 반반정도 되더군요.. 내용이나 캐릭터들의 느낌을 상당히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그려놓아서 제가 읽지 않은 작품들은 솔직히 조금 흘려 넘겼습니다만 제가 읽은 작품들의 평에 대해서는 상당히 집중해서 읽었습니다.. 재미지네요.. 제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그런 캐릭터의 성향이나 작품적 배경등의 여러 가닥들을 전문적 지식이 포함되어 상당한 수긍을 이끌어내는 서평들이라서 재미가 아주 좋았습니다.. 저의 경우엔 대체적으로 독서에 대한 집중력이 떨어지는 독자이니 깊이 있는 독서를 하지 못하는 경향이 다분하지요.. 그러다보니 이런 서평을 읽고 보게 되면 역시 배우는바가 많습니다..  


 


    근데 이 작품집에 선별된 작품들이 최신작들입니다.. 뭐 똑똑한 척 하느라고 옛날 고전들을 내세워 하드보일드라는 개념으로다가 독자들에게 가르칠려고 하는 의도가 아니라 잘나가는 또는 웬만한 독자들이라면 재미지게 읽었을 그런 작품들을 중심으로 공감적 감흥을 이끌어내려는 의도가 다분한 그런 작품집이라서 상당히 즐겁고 행복한 독서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조금은 스포일러같은 느낌으로 다가오는 구체적 줄거리들이 걸리긴 하지만 뭐 안읽은 작품은 그대로 패스하시고 읽은 작품들의 내용을 함께 공유해보는 재미도 만만찮네요.. 개인적으로는 일본 작품들중에 많이 보지 못한 작품들이 대다수더군요.. 여기에 수록된 많은 작품들중에서 제가 읽어본 작품들을 기준으로 보더라도 개인적 독서의 즐거움을 안겨준 작품들이 상당수입니다.. 뭐 일개 대중독자나 전문적 평론가나 재미적인 면은 그럭저럭 비슷하게 다가오나봅니다..


 


    사실 어줍잖은 독후감이랍시고 그동안 끄적댄 내용들이 이 서평집을 보면서 조금 부끄럽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저 나름대로의 생각을 중심으로 적어놓긴 하지만 앞도 뒤도 없이 주절거리는 수준의 독후감이란 생각을 여전히 해오고 있었는데.. 이렇게 잘 적어놓은 작품들의 서평 내용을 보면서 역시 성의가 가득한 서평은 다르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말이죠.. 누군가가 그게 단 한사람이라도 저의 독후감을 읽어볼 수도 있는데라는 생각을 하면서 누구 하나 알아주지 않는 약간의 책임감을 가지게 됩니다.. 물론 밑의 확인을 눌리고 나면 5초후에 이 책임감은 폭파됩니다..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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