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집에 대한 사람들의 바람은 거의 비슷하다는 생각을 해 본다. 늘 웃음이 끊이지 않고, 서로 서로 양보하고 배려하며 큰 소리가 나지 않고 조용조용하며 잔잔한 음악이 흐르듯 통통 물방울 같은 상큼함이 가득한 집? 하지만 그런 집이 과연 있을까? 겉으로 보기엔 누구보다 행복해 보이고 누구보다 따스한 집에도 걱정은 있고, 아픔도 있다. 어쩜 우리는 보여지기 위한 행복한 가정을 꿈꾸진 않았을까? 가끔 생각 해 본다. 화목한 가정이라는 테두리... 그 테두리는 누가 어떻게 만든 것일까? 사람들은 늘 비교한다. 겉모습만 보고 그 사람을, 혹은 그 집안을, 혹은 그 사회전체를 이미지화 해 버린다. 누구네는 화목한 집, 누구네는 어수선한 집, 누구네는 조용한 집, 누구네는 어울리면 안 되는 집 등으로...
결혼을 하고 나 역시도 화목한 집을 만들고 싶었다. 내가 생각하는 엄마의 모습, 내가 생각하는 아내의 모습, 내가 생각하는 딸의 모습, 내가 생각하는 며느리의 모습... 하지만 생각과 현실은 늘 많은 거리감을 만든다. 다가가기도 힘들고 다가가서도 다른 곳을 바라보는 경우가 더 많다. 처음엔 그 “틀” 때문에 많이 힘들었다. 내가 만들어 놓은 그 틀 안에서 모든 사람들이 움직여 주기를 바란 적도 있다. 하지만 알게 되었다. 가정은 혼자의 노력으로, 혼자의 희생으로, 혼자의 고집으로, 혼자의 그림으로는 절대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그리고 나서 남편과 많은 이야기를 하며, 같은 곳을 바라보며, 가정에 대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지금도 나와 남편은 우리 집에 대한 그림을 수정하고, 보완하고, 또 조금씩 다시 그리고 있다. 날마다 웃는 집을 만들기 위해서는 모두가 동참해야만 가능한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그림이란 생각을 해 본다.
마음의 병은 자기로부터 일어난다는 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 모든 괴로움이 누구가로부터 온다고 잘못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괴롭다고 말할 때 ‘남편 때문에 못 살겠다, 자식 때문에 못 살겠다. 부모 때문에 못 살겠다’ 라는 식으로 어떤 이유를 댑니다. 그 이유라는 게 다 자기 주변에 있는 인간 문제, 아니면 재물의 문제입니다. (171 쪽)
내가 옳다는 생각을 내려놓기란 쉽지가 않습니다. 모든 게 다 내가 옳다는 데서 일어납니다. 이것만 내려놓으면 괴로울 일이 없습니다. 우리 인간은 누구나 태어나서 지금까지 자기를 중심으로 이 세상을 보는 습관에 젖어 있기 때문입니다. (179 쪽)
남의 얘기를 듣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거의 안 듣는 사람도 무척 많습니다. 안 듣는 경우는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모르겠다는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자신은 이미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입니다. 둘 다 듣기 싫다는 것이지요. 우리는 자기가 필요한 것, 자기 기호에 맞는 것은 들으려고 하지만 그 외의 소리는 듣기 싫어합니다. 그래서 상대방이 하는 소리가 안 들리는 것입니다. (182 쪽)
아이들 말이라고 무시해서도 안 되고, 내 의견이 맞다고 무조건 내 말을 따르라고 해도 안 된다는 생각을 해 본다. 결국 모든 원인은 내 안에 내가 갖고 있을 테니까... 화목한 가정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읽어 봄 직하다. 다만 법륜스님의 책을 자주 접한 독자라면 어... 이 말은 지난번 어떤 책에서 본 것 같은데... 라는 느낌이 들 수 있으니.... 주의할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