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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방문을 생활화해봐요 / 환상의 도서관

글쓴이: 세상의 마지막 밤 | 2012.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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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정말 좋은 벗입니다. 눈뜨고 제일 먼저 하는 일이 머리맡에 둔 책부터 찾아서 펼쳐 읽기 시작하는 겁니다. 독서의 일상화! 아직 2년도 채 되지 않았습니다. 이전에는 책을 먼 산 보듯 했으니 어지간히 책 안 읽는 대한민국 국민 중 한 사람이었으니 격세지감을 느끼게 됩니다. 책을 읽는 것은 물론이요, 서평을 올리기 시작한 게 불과 5개월 전이며, 각종 북 카페 가입 활동, 블로거 방문 등 생각해보면 단 시일 내에 후다닥 해치웠던 것 같습니다 성질 급한 한국사람 그대로입니다. 게다가 영화를 좋아하니 극장탐방은 당연지사, 그러다가 책을 좋아하면서 도서관이 또 다른 아지트가 된 것은 생활방식의 변화를 나타내는 또 다른 현상이 되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조란 지브코비치의 [환상 도서관]은 책을 사랑하는 애호가라면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공감대가 형성될 수밖에 없겠네요. 6개 파트로 구성된 이야기들 모두 다 맘에 든다고 편들지는 않겠지만 책을 가까이하면서 부딪치는 실생활과 심리 변화가 능숙하게 녹아들고 있어 환상문학이라는 형식을 취하고 있어도 고개를 끄덕거리게 합니다.


 


<집안 도서관>을 얘기하자면 저는 그리 해당사항이 없겠지만 들어내고 또 들어내도 우편함에 책이 수북하게 쌓여 보관공간을 확보하는 문제로 생고생을 하는 남자의 에피소드입니다. 지금도 책으로 만리장성 쌓고 계시는 몇몇 이웃분들이 연상되어서 낄낄대며 웃었죠. 누구라고 콕 집어 말하지 않겠지만 뜨끔하시는 분들 분명 계시리라 확신하는데 가재도구를 치워서라도 읽고 싶은 책들을 맘껏 책장에 진열할 수 있는 공간적 여건을 가지신 분들이 한편으로 부럽기도 합니다. 책에 대한 욕심은 분명 재물욕에 비할 수 없는 가치 있는 소유욕이 아니겠습니까? 그러한 소박한 소망을 대리만족 시켜주는 단편으로 인상적이었습니다.


 


<야간도서관>에서 주인공이 책부터 반납 않고 영화 먼저 봤다가 때를 놓쳐 야간에 들렀다가 도서관에 갇혀버리는 낭패를 보며 역시 제 모습과 무관하지 않았습니다. 주말에 도서관과 극장을 방문할 때 항상 어느 곳이 먼저냐는 우선순위에 관한 딜레마가 생기는데 보통 영화먼저 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다행히도 책의 반납 타이밍을 그것 때문에 놓친 적은 없었죠. 그러나 현혈 스케줄까지 추가되면 상황은 진땀 뺍니다. 연체를 저지하기 사명감과 동시에 늦게 가면 필요한 책들을 강탈당할 수 있다는 불안심리가 팽배해지면 무작정 뛰게 됩니다. 주인공 같은 꼴을 안 당하려면 정확한 시간분배는 필수라는 것, 맞습니다. 맞구요.


 


<지옥의 도서관>에서는 책 안 읽는 사람들을 끓는 기름 솥에 던지거나 사지를 잡아 찢는 육신의 고통 대신 영원히 책을 읽는 형벌을 내린다는 참신한 발상을 보여주는데 정말 대박입니다. 육신은 고단하지 않겠지만 정신적인 족쇄를 채운다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고통 받을지 즐거운 상상을 잠시 해봅니다. 2년 전이라면 저도 이 형벌을 피해갈 수 없었을 거라며 불필요한 위안을 얻습니다. 한편으론 쓰레기 같은 것만 봐서 순전히 시간 낭비한다는 나머지 10%에 해당되는 건 아닌지 쓸데없는 걱정(?)도 듭니다. 여기서 일침을 놓는 한마디가 등장하죠.


 


형사물은 환자에게 약 대신 독을 주는 거나 다름없다는 저승사자님 말씀에서 균형 있는 독서습관이 새삼 중요하다고 공감하지만 이미 깊숙이 중독되어 버린 현실에서 결코 헤어나긴 어렵다구욧! 이렇게 달콤한데 어찌 절교하리요~~~


 


그렇게 우리들이 사랑하는 책들이 옹기종기 보금자리를 이루는 도서관은 들어설 때마다 향긋한 종이 냄새로 기분 좋게 합니다. 종이책이 사라지고 전자책으로 대체되면 이러한 낭만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날이 머지 않았을지도 모르니 오늘도 내일도 도서관을 열심히 드나 들어야겠습니다. 너무 컴터 클릭질로 공짜 수령에만 열 올리지 말고요, 그런데 이벤 응모도 은근히 끊기 어렵더군요. 믹스커피와 공짜 도서이벤은 육체적, 정신적 건강을 위해 줄여야합니다. ~~~


 


이제 마무리!! 괜찮은 내용에 중간 중간 삽화들은 더욱 환상적이며, 비 영어권 작가의 번역작업에 대한 고충이 기억에 남는 <환상 도서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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