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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수레 _ 화차

글쓴이: 띠아모, 책을 탐하다 :) | 2012.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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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화차'가 개봉되고 다시 책이 화제가 되면서 자연스레 책꽂이에 잠들어있던 책을 꺼내들었다. 미리 미리 읽어보자고 다짐은 하지만 그게 쉽지가 않다. '헝거게임'과 '은교'도 다음 달에 개봉이라던데, 그 전에 읽고 싶은데 가능하련지 모르겠다. 처음엔 이왕 늦어진것 영화 보고 책 볼까? 고민하다가 영화는 언제 볼 수 있을지 몰라, 또 소설과 조금 다르다기에 집에 있으니 책부터 읽자고 결정을 내리고 읽기 시작했다.



처음에 이 책의 표지를 보고는 별 느낌이 없었다. 그런데 다 읽고 난 지금, 표지에서 작가가 정말 말하고 싶었던 의도가 보였다. 바코드에 갖힌 한 여인, 조금 화려한 삶을 꿈꾸며 조금씩 빌려던 카드 대출이 결국 빚이 되고, 그 속에 갖혀 살게 되는 이야기. 그리고 빚으로 인해 그것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른 사람으로 다시 인생을 시작하고 싶은 여인의 이야기.


 


 



몇년 전, 신용카드가 우리나라에서도 크게 문제가 된 적이 있다. 아직 경제자립도 이루어지지 않은 대학생들이 가볍게 긁고 그로 인해 신용불량자는 늘어가고 있다는 이야기, 그것이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는 이야기들, 이 뉴스를 보았을 때 경제관념이 투철한 나는 왜 충동적인 구매를 해서 결국 삶을 나락에 내몰게 하는 건가 하고 신용불량자들을 안좋은 시선으로 바라보았었다. 그들이 명품을 구입하기 위한 허레허식에 썼다고 생각했고 그냥 무자비하게 썼을거라 생각했는데, 세키네 쇼코를 보면서 아, 이럴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쇼핑이나 여행 같은 꿈꾸어 오던 일들을 별 어려움 없이 가볍게 빌려주는 신용카드를 긁음으로서 이뤄지고, 그 재미를 알게 되어 소비는 늘어나게 된 것이다. 이것이 과연 이들만은 잘못일까? 정부의 잘못은 없을까?



 


 


가볍게 시작하지만 가볍지만은 않았던 두 여인의 기구한 사연, 그리고 중간 중간의 복선들, 과연 아직도 세키네쇼코를 마음에 품고 있던 타모츠는, 그녀의 인생을 살려고 했던 신조교코에서 어떤 말을 해 주었을까? 어떤 말을 첫 마디로 내뱉을 수 있었을까?



 

 

어느 추리소설이든 가볍게 시작한 수사는 점점 미궁 속으로 빠지고 하나 하나 단서가 모여서 점점 그 실체를 찾아간다. 그리고 범인을 찾는데 그냥 죄인취급, 너 나빠! 라고만 할 수 없다. 이미 이들이 행하게 된 사연도 알고 있기에. 책에서는 지금은 휴직 중인 형사 혼마슌스케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진행해 가고 있고, 여자친구를 찾아주라고 이야기한 가즈야는 앞부분 살짝 나오고 거의 나오지 않는다. 그런점에서 영화는 책과 어떻게 다를지, 어떻게 결론을 내리고 있을지 궁금해지기도 하다. 모든 사건의 잘못은 그 한 개인에게만 있지 않다는 것을 화차를 통해 다시 한번 느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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