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FOOT GUIDES : 로마 걷기여행
존 포트 · 레이첼 피어시 지음│정현진 옮김│터치아트 刊
로마는 모든 이의 로망이다. 로마제국은 모든 역사학자의 로망이다. 현대인의 로망이
기도 하다. 이 책은 로마제국의 옛 영화의 발자취를 따라 걷는 여행의 길라잡이다. 손
쉽고 이지하게 발품만을 들여 유장한 2 천년 로마의 구석 구석을 샅샅히 뒤져보는 가
이드 책이다. 한국인이 에뜨랑제가 돼 로마의 감상에 흠뻑 젖은 감상만 잔뜩 늘어놓는
주마간산식의 기행문이 아니다.
로마제국은 오늘날 유럽연합EU의 펀더멘탈이기도 하다. 기독교문화를 바탕으로 세계
를 지배한 서구 열강의 뿌리가 로머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니 어련하겠는가. 그
로마를 그들 수년째 로마 현지에 살고 있는 여행 가이드 두 명의 안내로 걸어서 다 흝
어보자는 책이다. 초행에 필요한 정보와 역사적 배경을 함께 보는 것은 여행의 진수다.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의 배경인 산탄첼로 성채에 얽힌 알렉산더 6세 교황과
서자인 체사르 보르자와 루크레치아 보르자의 흔적을 밟아보는 낭만을 즐겨 볼까나.
어차피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지만 막상 로마를 가본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 것인가.
이참에 책으로나마 로마를 사전에 공부하자. 그리고난 다음에 '로마의 휴일' '쿼바디스'
등 헐리우드 영화로 숱하게 봐서 상당 부분 뇌리에 입력된 것과 진짜 로마를 맞추어 보
는 데에 일조를 할 게 뻔한 이 로마 걷기여행을 들고 가는 로망을 꿈궈보자는. 여행도
공부가 된다면 불역열호이니 또 좋잖은가
잘 찍혀진 비주얼들, 포로 로마노와 비토리아 에마누엘레2세 기념관, 그리고 더 콜로
세움, 판테온 스페인 계단 산탄첼로 등 책의 양면을 다 채운 사진들이 가슴을 쿵쾅거
리며 어서 가고픈 설레임을 불러 자극한다. 이런저런 미디어에서 숱하게 보아 온 하
드리아누스 영묘 다리를 건너 산탈첼로 성채가 있는 줄은 너무나 잘 안다들. 그러나
백문이 불여일견이라잖는가.
언젠가는 직접 로마로 여행을 가기 전에 이 책으로 시뮬레이션 여행도 그런대로 알차
다. 맛보기부터 잘 짜연진 코스별로 세세하고 친절하게 그어진 화살표대로 한 손에는
스마트폰 구글맵스를 켜고, 다른 한 손에는 이 책을 들여다 보며, 책과 첨단 디지털의
콜레보래이션 효과로 유람한다면 만사형통이다. 다만, 저자들이 지적한대로 체력은 각
자의 몫이니 그전에 피트니스 클럽을 다녀 체력을 길르고 만전을 기할 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