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는 패션이다. 60년의 역사를 지닌 이케아가 우리에게 가르쳐준 커다란 진실이다. 방 꾸미기를 좋아하는 이들도 보통 일 년에 한두 번이던 내부 인테리어를 이제는 수시로, 마음 내키는대로 할 수 있게 된 것도 이케아식의 저렴한 플랫팩 방식 덕분이다. 이제 우리 모두는 방 바꾸기의, 방 꾸미기의 선수인 셈이다. 엘렌 루이스는 우리의 생활방식을 바꾼 브랜드 이케아의 배후에 놓인 아이디어, 원칙, 역사를 설명한다. 저자의 말대로 "이케아는 우리 모두를 디자이너로 만들었다."스웨덴 가구 브랜드 이케아는 조립하는 인테리어 가구로 유명하다. 아바와 볼보를 제치고 '스웨덴'하면 사람들은 이제 '이케아'를 떠올린다. 2014년 광명시에 1호점이 오픈한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아직 이케아가 친숙하지는 않다. 대만에 있을 때 나는 이케아가 오피스텔이나 젊은 싱글족에 어울리는 가구라는 선입견을 갖고 있었다. 실용적인 디자인과 모던한 색감, 그리고 직접 조립해야 한다는 부담 때문이다. 한샘과 같은 국내의 대표적인 가구업계가 이케아 코리아와 어떤 식의 경쟁을 벌일지 주목된다.
이케아는 세계적인 가구기업의 공룡이다. 이케아(IKEA)의 앞 두 자는 은둔형 창업자 잉바르 캄프라드의 이니셜에서 따온 것이고, 나머지 두 자는 그가 자란 스웨덴 남부 소나무숲의 농장과 마을 이름, 엘름타뤼드와 아군나뤼드에서 따온 것이다. 이케아는 "스칸디나비아 스타일의 세계화"를 의미한다. 아시아 지역만을 놓고 보면, 일본, 중국, 대만 등지에 이케아가 존재하고 있다. 이케아의 철학은 많은 사람들의 일상생활을 더 낫게 만드는 일이고, 그런 소기업적 가치는 혁신, 독특함, 겸손, 협동, 검소함, 환경적윤리적 책임 등과 결부된다. 저자는 이케아의 스토리텔링 문화가 가져온 효과와 맥락을 소개한다. 이에 대해 저자는 이렇게 정리하고 있다.
"이케아는 잉바르 캄프라드의 근검절약법, 초창기 이케아의 개척자적 싸움, 만물의 기원인 엘름홀트, 스웨덴식 절제의 미덕 그리고 바이킹이 어떻게 세계를 정복했으며 오늘날 이케아가 그와 똑같은 일을 어떻게 해내고 있는지 등에 관한 이야기를 엮어냈다."(173쪽)
나는 조립식보단 완성형을 선호한다. 이케아 한국도 일본처럼 배달과 조립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어떤 제품은 한국적 정서와 동떨어진 면도 있다. 가령 바퀴달린 커피 테이블이 그러하다. 이런 게 어울리는 가정집이 어디 있을까 싶다. 이케아 제품 가운데 내가 사고싶은 것은 EXPEDIT 16단 책장과 소파 정도다. 이케아가 직면한 도전과 위기에 대한 이야기에도 공감이 간다. 업계의 반역자 이미지로 성공했다 해도 언제까지나 그런 이미지로 활동할 수는 없는 법. 가령 경쟁업체의 성장이나 스칸디나비아 디자인 특색을 강조하는 유연성 부족은 보다 융통성있는 현지화 전략이 요구된다. 개발도상국에 자리잡은 이케아는 저렴함을 장점으로 내세우긴 어려울 것 같다. 적어도 중국과 한국에서 이케아 가구를 저렴한 브랜드로 생각할 이들은 드물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