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를 졸업하고 취직을 할 때이다. 지금과는 달리 당시에는 마음만 먹는다면 취직을 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나 역시 이곳 저곳에 원서를 내었고, 또 시험을 보았고, 그래서 대여섯 곳을 놓고서 선택을 하였다. 선택의 기준은 서울에서 근무하는 것 이었다. 그때 왜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서울을 떠나서는 안될 것 같은 절박한 심정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서울근무가 가능한 곳에서 급여가 가장 높은 곳을 골랐다. 지금은 아니지만..
나는 당시 지금의 회사가 어떤 것을 만드는지, 그리고 그곳에서 내가 할 일이 무엇인지를 모르고 입사했다. 그저 주어진 일을 하다 보니 몇 년 지나지 않아 전문가 소리를 듣게 되었고, 그러다 보니 이십몇년이 흘렀다. 일을 하면서 특별히 어렵다는 생각을 해 본적은 없었지만, 그렇다고 재미 있다는 생각도 해 본적이 드문 것 같다. 한때는 미쳐서 일 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권태로움에 빠지지 않았나 싶다. 그래서 중간에 이직을 하여 한 이년을 보냈지만, 그곳은 더 나에게 맞지 않는 것 같아 처음의 직장으로 다시 돌아왔다. 그리고 지금은 가끔가다 내가 왜 이 일을 선택했는지 생각하곤 한다. 처음 직장을 선택할 때,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여기보다 내 적성이나 흥미에 더 맞는 곳이 분명히 있었는데 말이다.
이 책은 이렇게 자신의 일에 대해서 회의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쓴 책이다. 저자는 일에 대해서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의 강점이 무엇인지를 발견하여, 그들이 천직을 찾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라고 말한다. 누구나 자신만의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그 특성을 살린다면 직업을 찾는 것이 결코 어려운 일은 아니라고 한다.
일이란 사람들에게 다양한 의미를 담고 있다. 누구나 일을 할 수는 있지만, 모두가 일을 하면서 행복한 것은 아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은 분명히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좋아하는 일을 한다고 해서 항상 성과를 내는 것도 아니고, 잘하는 일을 한다고 해서 즐거운 것 만도 아니다. 일에는 좋아하는 일과 인생의 일이 있다. 좋아하는 일은 자기가 아주 좋아하면서 취향에 잘 맞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일이고, 인생의 일이란 평생 살면서 이루었으면 하는 꿈이나 사명을 이루는 일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 둘을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말할 수는 없다고 한다. 더욱이 생활비를 벌기 위해 스트레스를 받아 가면서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는 생활을 위한 일은 더 말할 것도 없다. 그러기에 저자는 자신만의 특성을 찾아 특성이 강점이 되는 일,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이면서, 잘하는 일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저자는 수많은 워크시트를 이용하여 즐거운 일을 찾는 자기분석법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그가 제시하는 분석법을 따라가다 보면, 당장은 아니래도 몇 번씩 해보는 과정에서 자신의 특성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렇게 찾은 특성과 맞는 일을 선택할 때, 그것이 결국 저자가 주장하는 좋아하면서 잘하는 일이 된다. 그렇지만 때때로 우리는 좋아하는 일이지만 능력이 미치지 못하고, 잘하는 일이지만 그 일을 하면서 즐겁지 않을 경우에 부딪치곤 한다. 그래서 이 둘을 일치시킬 때 우리는 그 일을 천직이라 부른다. 그렇다면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을 일치시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에 대한 개념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기 위해서는 그것이 좋은 정확한 이유를 알아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즐겁거나 보람이 있다고 논리적으로 스스로를 설득하는 것은 정말 바라는 일이 아니라, 스스로 좋아하는 일이라 착각하는 것이란다. 이와 같이 좋아하는 일을 확대 해석하지 않기 위해서는 구체화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 저자는 마음의 지도 그리는 법을 제시한다. 한편 잘하는 것이나 강점은 능력이나 기술이 아니라 나만의 특성, 즉 성격이나 자질을 말한다고 한다. 특성이란 특별히 의식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행동이나 사고, 감정, 습관을 말한다. 생각해서 나오는 것, 의식해서 나오는 것은 특성이 아니다. 다른 사람과 비교해서 잘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주체로 놓고 잘하는 것을 찾는 것이다. 이런 특성이 중요한 이유는 특성이 일을 하는 방법과 직결되고, 특성을 바꾸거나 새롭게 습득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저자는 그런 특성을 찾기 위해서는 막연하고 추상적인 말 보다는 구체화 할수록 자신을 더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며, 만다라 시트를 제시하기도 한다.
우리 인간들은 똑 같은 실수를 저지르면서도 그것이 왜 그런 줄을 잘 알지 못한다. 또한 타인의 말이나, 시선을 의식하여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착각하기도 한다. 따라서 자기분석을 하면서도 자신의 내면을 솔직하게 들여다 볼 수 없기도 하다. 저자는 이런 우리들의 모습을 감안하여 끊임없이 자기분석을 반복하도록 요구한다. 행복하게 성공하는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자기분석을 습관화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진짜 자기 마음의 소박한 대답들을 찾아가면서, 그 깊이를 더해가기 때문이다. 결국 자기분석은 자신의 핵심을 찾기 위해 스스로를 파헤쳐가는 작업인 것이다.
이제 와서 또 다른 일을 찾는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니기에, 그렇다고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딱히 불만이 있는 것도 아니기에 ‘나는 아니다’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시간을 내어 나도 자기분석을 해보고 싶다. 저자가 제시한 워크시트를 따라가다 보면, 나의 특성이 무엇이고, 내가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알 것도 같다. 저자는 항상 자신이 어떤 존재였으면 하는지를 생각하라고 한다. 그것은 결국 자기 자신을 알아야 가능한 일이다. 이래저래 자기분석이 필요한 일이다.